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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카트, 맨 밥을 한 가득 밀어 넣었다.

권정선재 2014. 11. 14. 11:29

[맛있는 영화] 카트, 맨 밥을 한 가득 밀어 넣었다.

 

Good 세상 모든 노동자들

Bad 극장서 울기 싫은 사람

평점 - ★★★★★ (10)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이게 어떤 상황일까 머리가 멍해지고 숨이 콱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아팠습니다. [카트]는 대형마트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 마트라는 공간은 너무나도 친숙하고 가ᄁᆞ운 곳입니다. 그 공간에서 우리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거나 그러지 못합니다. 그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처우를 받으면서 일을 하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죠. 우리는 고객이니 서비스를 받는 것이 당연하고, 그 분들은 노동자니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요. 이게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당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에 대한 정당한 처우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겁니다. 노동자. 참 아픈 이름이죠. 우리는 노동자라는 것이 참 나쁜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노동자라는 단어만 입밖으로 꺼내면 나쁜 사람으로 몰고 특정 정치색이 있는 사람으로 몰죠. 아니 도대체 왜 노동자라는 말을 하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 노동자라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잖아요. 결국 우리는 모두 노동자인데 그들의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인가요? 우리 주위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아픔을 적나라하게 담은 영화가 [카트]입니다.

 

 

 


카트 (2014)

Cart 
9.2
감독
부지영
출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디오, 황정민
정보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4-11-13
글쓴이 평점  

 

 

직원을 마음대로 자르지도 못하는 것이 회사냐고 묻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는 우리가 그것이 잘못인지 모르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는 모두 다 노동자입니다. 그런데 파업이라고 말만 하면 벌벌 떨고 겁을 냅니다. 그게 나쁜 거라고 배웠고, 노동자가 어떤 권리를 가졌는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죠. 정직원이라는 단어에 설레서 실수를 하고. 흔들리고. 아파하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왜 문제가 되는 세상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걸까요? [카트]라는 영화를 보고 참 멍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들이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우리가 정말 하나도 몰랐구나 싶었거든요. 고객이라는 이름으로 탈의실까지 와서 무릎을 꿇게 만들 수 있다는 거. 이거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아니 노동자가 마트 아줌마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크게 한 걸까요? 가끔 답답하고 속상한 일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에 대해서 그토록 잔혹한 처우까지 바랄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에게 그럴 권리가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가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가장 약한 사람. 가장 착한 사람. 가장 약한 사람.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뭘 바랄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길 모든 사람들이 기쁘길. 이런 세상은 올 수가 없는 걸까요?

 

 

 

 

염정아는 노동자와 파업이라는 것을 아무 것도 모르는 선희역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그냥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그냥 평범한 엄마요. 영화를 보면서 너무나도 아팠던 부분이 회사와 그녀가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었습니다. 반찬 값 벌러 온 여사님들이라는 말에, 생활비 벌러 온다고. 이렇게 대답을 하는데 뭔가 울컥하고 치밀어 올랐습니다. , 그 분들이 정말로 생활을 하기 위해서 나오는 거였구나. 이제야 겨우 그런 자각이 들었습니다. , 이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나도 몰랐구나. 파업을 해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특별한 사람을 벽으로 모니 이런 것을 할 수밖에 없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참 아팠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 그래서 너무나도 약한 사람이지만 그녀는 거꾸로 그래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고 앞으로 나서는 거. 그거 쉬운 일 아니잖아요. 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염정아는 묵묵하게 자신의 배역으로 소화합니다. 처음에는 파업이라는 것 자체에, 노동조합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그녀가 아들 문제 있어서 목소리를 높이고 무엇이 잘못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그녀. 참 멋있습니다. 약해보이지만 가장 강한 엄마가 스크린에서 고스란히 살아납니다.

 

문정희는 노동자들을 뭉치게 만드는 혜미역을 맡았는데요. 그녀도 참 지칠 수밖에 없는 역할입니다. 혼자서 어린 아이를 하나 키우는데 도대체 이 싸움이 언제 끝이 날지 알 수가 없거든요. 아니 이 일이 과연 끝이 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역할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이 들 때까지 그녀는 계속 궁지로 몰리고, 또 궁지로 몰립니다. 사실 그녀의 잘못은 아니에요. 세상이 그녀가 혼자서 견딜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니 말이죠. 그냥 엄마. 평범한 여인. 이 모든 것이 이 배역 안에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너무나도 착한 사람이라서 더 안쓰럽습니다. 언니라고 먼저 손을 내밀지만 외면할 수밖에 없는 여린 존재 그래서 더 서럽습니다.

 

김영애는 청소 노동자이자 사람들에게 중심이 되는 순례을 맡았습니다. 나이가 많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서 못 배웠다고 하지만 사실 그녀가 가장 많이 배운 사람입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무엇이 잘못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뭉칠 수 있는 거. 그리고 사람들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거겠죠. 힘이 센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서 강한 사람이 바로 순례입니다.

 

 

 

 

 

황정민은 순수하면서도 넉살 좋은 옥순입니다. 어디에서나 볼 것처럼 평범한 아줌마에요. 그래서 더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저는 황정민이 민낯으로 얼굴을 드러낼 때 가장 좋더라고요. 이 사람이 정말 솔직한 사람이구나. 정말로 평범한 아름다움을 지닌 배우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말이죠. 순수하고 착하고 그저 사람을 좋아하는 너무 예쁜 배역입니다.

  

천우희는 까칠하면서도 틱틱거리면서도 매력적인 미진역을 맡았습니다. 이 배역이 참 모든 청춘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수만은 면접을 보아도 그 어디에서도 답이 오지 않고, 그나마 있는 자리라고는 계약직. 할 수 있는 거 하나 없잖아요. 아직 세상이라는 것은 잘 모르지만 이게 잘못이라는 거은 아는 거죠. 당돌하고 싸가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서 참 예쁩니다.

 

이승준은 미워도 정말 이렇게 미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미운 정규직 최 과장역을 맡았습니다. 마치 [또 하나의 약속]에서 보았던 김영재를 볼 때처럼 밉더군요. 자신도 결국 어쩔 수 없는 노동자이면서 노동자가 아닌 마치 사업자인 것처럼 행동을 하는 모습. 그것이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 조차도 너무나도 밉고 화가 났습니다. 우리 대다수가 이런 모습이겠죠?

  

디오염정아의 아들이자 마찬가지로 노동자인 태영역을 맡았습니다. 그는 엄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역할입니다. 그냥 자신의 처지가 너무 억울할 따름이죠. 당연할 겁니다. 이 시대에 아직도 폴더폰을 쓰고, 수학 여행도 가지 못할 것 같고 점심도 못 먹으니까. 그냥 묵묵히 노동자로. 그리고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 이후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참 아리더라고요.

 

김강우는 정규직이자 비정규직들을 돕는 동준역을 맡았습니다. 실제로 이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쉽게 이러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해요. 나에게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이 나섭니다.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 그르다고 말을 할 수 있는 멋진 정규직동준역은 그래서 빛납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과연 어느 세상에 살고 있는가? 이것이 바로 [카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날 과거보다 더더욱 혼자서 살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혼자서 살 수 있는 세상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정당한 돈을 지불했으니 어느 정도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죠. 그것이 과연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만들어진 결과물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막상 우리가 그 입장이 되고 나면 그들도 시리고 아팠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 되죠. 쌍용차가 결국 소수를 위한 쪽으로 판결이 나고 말았습니다. 까르푸, 홈에버, 그리고 홈플러스로 이어지던 사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신 분들도 결국 더 아파오고 더 작아지셨습니다. 사건은 지도부만 해임되고 나머지는 복직되는 것으로 끝이 나버렸구요. 하지만 우리가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이런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다 같은 노동자잖아요? 같이 힘을 내고 목소리를 내라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조금이라도 안전하다고 하지만, 한 발만 옆으로 가면 낭떠러지라는 것.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요. 이상주의자라고. 저런 세상은 올 수 없다고 손가락질 하기 전에 먼저 한 번만 생각을 해보자고요. 지금 이런 세상에서 사는 당신은 정말로 행복하십니까?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노동조합의 탄생, 아름다운 그녀들의 연대

아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