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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가?

권정선재 2014. 12. 3. 01:02

문화는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가?

[문화적 모더니티의 역사시학]

 

진보는 하나의 목적을 다루는 것이지만 우리가 사는 것은 일종의 패턴을 반복하기에 그 차이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다르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진보의 가치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서 달려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소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라는 것은 그러하지 않다. 일정한 패턴을 두고 반복하며, 비슷한 것들을 다시 한다고 믿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역사란 반복된다. 라는 말을 하면서 이와 같은 생각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틀렸다. 그 이유는 역사는 같은 것을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는 비슷한 패턴을 주고 등장하기는 하지만 명백히 이전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아온다. 한 번의 경험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것들이 모여서 새로운 무언가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사회의 발전으로 향하게 되고, 이는 결국 진보라는 것이 바라고자 하는 어떠한 목표에 다다르게 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일상의 반짝거림들이 모여서 하나의 역사를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물론 이 와중에는 비슷한 역사의 패턴 반복이라는 것이 있기에 다시금 촌스러운 것이 되어서 변화의 부침을 겪기도 하지만 커다란 시간이 지나고 난다면 다시금 우리에게 큰 의미를 지닌 무언가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순간들을 포착하는데 가장 유용한 것이 문학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찰나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그것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이다. 예술이라는 것은 우리가 경험한 그것을 고스란히 담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자신만의 눈으로 바라보고 새롭게 창조하면서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것들의 반복을 통해 우리는 예술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금 떠올릴 수 있다. 지나간 시간에 머물러버리는 것을 붙들어놓아서 후세의 사람들. 다른 사람들도 그 시간을 같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완벽하게 동일하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시간으로 사건을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말하기 방식으로 이것을 그려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어떤 사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 순간 자체가 아니라 사건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을 다시 한 번 받아들이는, 사후에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구원은 찰나에만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사는 모든 세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유토피아를 꿈꾸게 되고 그것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계속해서 괴로워하곤 한다. 역사는 결국 정해진 하나의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그리고 그것의 비슷한 패턴을 겪으면서 사실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전에 우리가 경험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전혀 다른 것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진보를 향한 걸음을 내딛게 된다. 문학과 더불어서 앞으로 발을 내딜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게 되는 것이다. 문학에 반드시 철학적이거나 심증적 고찰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의 반영을 자연스럽게 하다 보면 이러한 것들과 문학은 절대로 떨어질 수 없다. 즉 한 순간에 머물기만 하는 것이 아닌 후세로 이어주는 교두보와 같은 것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내일로 향해가고. 결국 이것은 계속해서 진보를 굼을 꿔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라는 것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며,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지난 역사를 들춰볼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이러한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역사 서적이 아닌 바로 예술. 그 자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