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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어디로 향하는가?

권정선재 2014. 11. 19. 02:29

문학은 어디로 향하는가?

[근대문학 종언론]

 

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의 위기는 늘 이야기 되는 소재다. 그리고 이는 2000년대로 넘어오며 종언으로 이행된다. 이러한 담화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아직 문학적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의 종언은 단순히 문학 자체의 문제만은 아니다. 문학은 다른 그 어떠한 매체에 비해서 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사회성의 변화로 인해서 오늘날 문학의 위치 역시 변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소설은 오늘날 가장 위험한 지경에 다다랐는데 그 이유는 그 어떤 문학 장르보다도 더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근대문학을 통해 내면적 주체를 형성시키고 이어서 상상된 공동체 형성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을 오늘날 다른 매체들이 해주고 있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서 이러한 일을 해주는 매체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더욱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체를 가지고 있다.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사회적 위치에서의 소설이 가지는 가치 하락 등이 결부되면서 결국 근대문학은 종언을 고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탄생한 예술은 종언 이후의 예술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죽음에 대해서 이미 감안하고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의 예술의 눈을 통해서 보기에 지나친 허무주의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미학의 가치를 넘어서지 않고 그저 한 순간에 머물면서 그것을 재창조하는 것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예술가는 자신이 더 이상 이전 만큼 커다란 가치를 가지지 못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상업적인 예술과 순수한 예술로 나뉘게 된다. 문학 작품이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머무는 것이 아닌, 하나의 가치를 지닌 상품이 될 수밖에 없어지기에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학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 문학은 자신이 가지고자 했던 순수함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죽음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둔 채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근대문학에게서 크나큰 도움을 받고 있다. 내면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 근대문학의 특성으로 인해서 우리는 우리만의 도덕을 키워낼 수 있고 이를 사회적인 것과 결부, 새로운 사회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소설은 허구를 통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마음을 수용하고 그것을 진정성 있게 다룰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근대문학은 우리가 이러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새로운 시대에 종언을 맞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치를 오롯이 수행한다. 오히려 죽음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맞이하고 그것의 무게에 대해서 진솔히 느끼고 대화를 하기에 오늘날까지도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채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그 어떠한 매체보다도 사회와 닿아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꿈꾸는 어떠한 욕망의 이상향을 소설에게 투영할 수도 있고, 소설은 이전과는 무조건적인 동일화된 방식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서 나름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고, 그 모든 것들이 개개인의 내면과 그를 통해서 만들어진 공동체를 통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 된다면 문학이라는 것에 대해서 절대로 종언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없지 않을까? 사회를 바탕으로 두는 문학이라는 것 자체가 사회가 존재하는 이상 사라질 수는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