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눈에 안 보이던 맛집
Good – 가족과 함께 영화 보기 원하는 사람
Bad – 영화는 때리고 부서야지.
평점 - ★★★★☆ (9점)
대기업 배급사의 작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려졌던 [개를 훔치는 방법]이 아주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다시 관객들을 마주했습니다. 개봉 첫 날부터 퐁당퐁당을 하더니 주말만에 사라졌던 이 영화. 꽤나 괜찮은 영화라는 이야기에 가족과 같이 봤는데 정말 괜찮은 영화입니다. 2015년 가족이 보기에 가장 행복하고 따스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마주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화가 납니다. 제가 사는 부천만 하더라도 cgv가 네 곳이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한 곳. 무비꼴라쥬 관에서만 그나마도 퐁당퐁당으로 만날 수 있는 영화거든요. 관객의 입장에서 원하는 시간도 없이, 퇴근 이후에도 상영 기회는 없는. 그래서 너무 화가 나는 시간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날 수만 있다면 행복한 기분이 가득 들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하 ‘개훔방’)의 줄거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집이 없어서 차에서 지내는 ‘지소’가 우연히 부동산 앞에서 평당 500만원이라는 문구를 본 후 500만원을 만들어 집을 구하기 위해서 벌이는 소동담인데요.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봅니다. 모든 사람이 다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우리가 어릴 적에는 믿던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꽤나 많은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딱히 악인이 없다는 것이 [개훔방]의 매력일 텐데요. 어른들의 눈으로 볼 때는 정말로 나쁜 사람들임에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하나 없는 영화입니다. 그냥 소소하기만 하고, 뭐,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굳이 이런 영화를 많이 걸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행복한 영화를 자주 만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거든요.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영화. 특히나 아이들의 톡톡 튀는 대사의 기발함은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이 부분이 바로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 텐데 [개를 훔치는 방법]이 바로 이 부분을 제대로 자극하는 거죠. 사실 그다지 화려한 배우들도 아니고 무작정 웃겨야지. 이런 마음을 가진 영화가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웃기더라고요. 게다가 영화 자체가 따스한 시선으로 만들어졌기에 더욱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가족끼리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한데요. 특히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빛나는 부분입니다. 배우들이 빛나는 가족이 함께 보기에 참 좋은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입니다.
물론 가족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다소 빤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캐릭터들도 그다지 입체적이지 않고 정말 동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이 단순한 캐릭터들을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가 꽤나 괜찮습니다. 그리고 그 오밀조밀함을 살리는 감독의 힘 역시 강한 편입니다. 사실 아무리 완벽한 배우들이 나오더라도 그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감독들 탓에 아까운 배우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개를 훔치는 방법]의 경우 그 오밀조밀함을 잘 살리고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까지 극대화하면서 더 사랑스러운 영화를 만들어냅니다. 그저 착한 엄마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김혜자’에게 도도한 이미지를 덧입힌다거나, 사실상 여배우로는 이제 끝이 아닐까 생각을 하던 하루 엄마 ‘강혜정’을 다시 살리고, ‘이천희’에게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사하는 감독의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게다가 ‘최민수’라는 배우도 참 사랑스럽게 그리다니.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고 사소한 에피소드들의 나열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캐릭터의 사랑스러움.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만 바라볼 수 있다는 다정함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냅니다. 2015년 그 누구와 보더라도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기분 좋은 영화 [개를 훔치는 방법]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허술한 척 한 방이 있는 ‘지석’
둘 – 어른들 뺨치는 말솜씨를 지닌 ‘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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