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메뉴판이랑 너무 다르잖아.
Good – 어른을 위한 로맨스 영화를 기대한 사람
Bad – 야한 영화를 기대한 사람
평점 - ★★ (4점)
주부들의 포르노, 이런저런 수식어가 있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아무래도 그 기대를 너무 부풀린 모양입니다. 극장에서 마주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하나도 야하지 않을뿐더러 남자 주인공의 발연기 탓에 몰입도 하기 얼여운 영화였습니다. 나름 짙은 성행위를 묘사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게 적나라하게 그려지지도 않습니다. 뭐 그 부분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이 영화가 야한 영화가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런 식으로 홍보를 했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그냥 할리퀸 로맨스입니다. 물론 그 성적 묘사의 수준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그런 것은 그냥 남자 주인공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 정도로만 생각하면 되는 부분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이 되지 않았지만, 남자 주인공인 ‘그레이’가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보이니까요. 하지만 홍보를 할 때는 이 단순한 할리퀸 로맨스를 뭐 엄청난 여화라도 되는 것처럼 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소 맥 빠지는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엄청난 재발남과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여성의 로맨스. 할리퀸에서는 너무 뻔하잖아요? 이미 수도 없이 본 이야기를 화려하게 포장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남자주인공이 정말 더럽게 매력이 없다는 것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문제일 겁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남자 주인공들에 비해서 매력이 떨어집니다. 몸이 나름 좋은 것 같기는 하지만 어깨도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남성에게도 매력적이다.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여야 정말로 섹시하고 매력적인 배우 아닌가요? 하지만 좁은 어깨에 왜소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도대체 왜 그렇게 연기를 못하는 걸까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보기에도 연기를 못하는 것이 보인다면 이건 정말 치명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3편의 시리즈로 만들어질 영화이다 보니 1편에서는 지나치게 적은 양의 정보만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할리퀸 로맨스의 형식을 띄고 있다 보니, 시리즈의 시작인 이번 편은 다소 허술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성적인 주종관계의 용어 정도만 설명하고 만다고 해야 할까요? 두 주인공의 밀땅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것을 관객과도 밀땅을 하려다 보니 다소 허술하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객들 역시 여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아는 거 하나 없이 소극적인 태도이니, 나름 관객과 함께 가려는 영화 같기도 하고요. 야한 영화를 기대한다면 무조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여주인공 ‘아나스타샤’는 ‘다코타 존슨’이라는 여배우가 맡았습니다. 소심하고 여린 여성인데요. 이 부분이 나름 영화와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딱 여기까지입니다. 어디까지나 수동적인 역할인 까닭에. 그녀가 가진 매력이 더 도드라지지 않는데요. 이런 류의 영화에서 여성 주인공이 매력적이야아 하는 만큼 그녀가 이토록 약한 역할인 것은 결국 영화 자체를 흔들리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야한 영화를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로맨틱한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나름의 무색의 매력이 영화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한 남자에게 반해서 그의 성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진한 공주. 아직 시리즈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아서 이 역할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1편의 느낌과는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는 느낌입니다. 물로 남자 주인공의 최악의 연기 탓에 안 그래도 밋밋했던 캐릭터가 더 죽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말이죠. 아직 세상 물정 제대로 모르는 이제 막 어른이 되어가는 그 어린 소녀의 모습. 그 모습이 어렴풋이 묻어나기는 합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벗어나서도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고 하는데 영화 밖에서, 다른 영화에서의 모습이 더욱 궁금합니다.
매력적일 뻔 했던 ‘그레이’ 역은 ‘제이미 도넌’이 맡았는데요. 무슨 남자 주인공이 이렇게 매력이 없을까요? 기본적으로 ‘그레이’라는 역할의 문제가 아니라 배우의 문제이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기를 너무나도 못할뿐더러 매력적이고 섹시하지가 못합니다. 뭐 그 정도면 준수한 외모다. 싶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면 이보다 더 압도적인 매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크리스 파인’이나 ‘브래드 피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것보다는 더 갔어야죠. 물론 역할이 역할인지라 수많은 배우들이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이건 정말 폐허에 가까운 연기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매력이 없다 보니 영화 자체가 흔들리고 중심을 잡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그레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많은 것이 이야기가 되지 못하는 데다가 배우의 매력이 이 독특한 역할을 따라가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허술했던 [화이트칼라]가 몇 시즌이나 계속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맷 보머’라는 배우의 외모 덕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실제로 관객들이 저런 사람이라면 아무리 변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반할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거죠. 여기에 엉망인 연기까지 더해지니 정말 최악입니다. 한 속옷브랜드 모델이라고 하는데 과연 속편에서는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야한 영화를 기대한다면 무조건 실망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1편은 일종의 개론과 같은 것으로 그다지 수위가 높지도 않습니다. 관객에게 앞으로 이런 이야기를 할 거니까 조금이라도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이런 느낌으로 다가오거든요. 물론 그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한 순간이 살짝 아찔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영화 전반에 어떤 긴장감 같은 것이 흘러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합니다. 영화는 몇 편의 이야기를 뚝뚝 끊어서 억지로 이어놓은 것처럼 매끄럽지 못합니다. 여기에 매력적이지 않은 남자 주인공까지 더해지니 더더욱 매력을 느낄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만 아직 1편인 데다가 여배우의 연기력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연기를 선보일 것 같다는 사실에 궁금해지는 영화이기는 합니다. 어차피 이 정도 수위의 영화였다면 무조건 야한 영화라고 홍보를 하기 보다는 뭔가 다른 매력이 있다고 홍보를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그냥 야하기만 한 영화는 절대로 아니니 말이죠. 배우가 영화를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보여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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