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금요일엔 돌아오렴
책을 사놓고도, 책을 빠르게 읽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려서 책을 읽었습니다. 단원고 아이들에 대한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마음으로 읽히는 책입니다. 어느새 사고가 난지 3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 무엇도 명확히 결론이 난 것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가족을 두고 흔들려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들이 겪는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 이해도 못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습니다. 최소한 그들을 돕지는 못하더라도 방해는 하지 않아야 할 텐데, 도대체 왜 그렇게 방해를 하고 그들을 막아서기만 하는 걸까요? 도와주지는 못해도 방해는 하지 않아야죠. 책을 읽으면서 희생된 아이들이 우리 주변의 아이들과 같기에 더욱 서러웠습니다. 이게 비단 누군가의 일이 아니겠구나. 나의 일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금요일엔 돌아오렴
- 저자
-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지음
- 출판사
- 창비 | 2015-01-16 출간
- 카테고리
- 시/에세이
- 책소개
- 시간은 흘러가다가도 다시 그날로 붙들려간다학생들은 3박 4일의 ...
읽으면서 참 부모님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독자인 저도 슬픈데 말이죠. 자기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사는 부모님들의 이야기. 우리들은 그네들을 어떤 방식으로도 위로하지 못할 겁니다. 그저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것이 전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에다가 제대로 하소연도 하실 수 없는 분들이니까. 묵묵히 들어드리는 것. 그 분들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은 건지 알아주는 거.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읽으면서 참 부모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가족이 언제나 내 곁에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언젠가는 내 곁을, 내가 생각도 하지 못한 순간에 떠날 수도 있는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연히 거기에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가족이 사라진 순간. 나는 가족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것으로도 참 먹먹하고 가슴이 아프게 다가옵니다.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이야기를 덤덤하게 써내려갔기에 더욱 슬픕니다. 만일 이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었다면 이렇게 서럽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으로 정말로 가만히 이야기를 해내려갔기에 더욱 서럽고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이 사람들은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고 있구나. 아직 가족을 제대로 보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일을 당한 거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거죠. 정말로 우리네 이웃의 삶이고, 그들의 목소리인 만큼 더욱 가슴으로 울리고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너무나도 쉽게 쓰여졌다는 것 역시 더욱 서글픕니다. 그들이 하나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지금 우리 이웃의 아줌마, 아저씨. 그리고 내 동생들. 그들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그런 만큼 더욱 마음으로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과연 세월호와 관련된 문제가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대로 덮어두어서는 안 된다는 걸 겁니다. 우리가 세월호를 외면한다면 다음은 누구 차례일지 알 수 없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어느 나쁜 사람의 일이 아닙니다. 정말로 사고였고. 우리 중 누구라도 우리의 일로 마주할 수 있는 그런 형태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들을 외면하고, 오직 그들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요?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어떠한 불행한 일이 누군가에게 덮친다면 그게 거꾸로 우리에게도 올 수 있는 거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 말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겁니다. 그들에게 어떤 위로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미안하고 죄스럽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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