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파이 바닥의 달콤함
[파이 바닥의 달콤함]은 소녀 탐정 ‘플라비아’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시작인데 명랑한 그녀의 성격이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추리 소설일 수도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우연히 사건을 묵격하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리고 [파이 바닥의 달콤함]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이 또 하나 있는데 그저 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인 방식을 사용해서 추리를 이어나간다는 점일 겁니다. 화학과 관련된 상식들이 소설 곳곳에 묻어나는데, 아 이런 식으로 풀어나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정말로 대단하다라는 생각만 드는데요. 그저 몇 가지 추리만을 통해서 추리를 해서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과학적으로 찾는다는 점이 소설의 매력입니다.
게다가 시리즈의 매력처럼 [파이 바닥의 달콤함]은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것 역시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를 화자로 삼다 보니 살짝 순진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그러다 보니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도 조금 색다릅니다. 그리고 사건을 추리하는 것 역시 그리 어렵지 않은데요. 보통 정식 탐정이 아니라면 사건을 수사하는데 방해를 받게 마련인데 아무래도 아이가 주인공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경계를 하지 않는 것도 신기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역시 아이 특유의 순수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다소 엉뚱한 일들을 벌이기도 하기에 민폐 주인공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건을 풀어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귀엽게 보이기도 합니다.
발랄한 여주인공이 사건 현장을 뒤집으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시리즈 특유의 특성인데 거기에서 어떤 따스함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게다가 고전적인 분위기도 물씬 묻어나는데요. 특정한 시대를 책 안에 고스란히 살려낸 작가 덕에 소설을 읽는 재미가 더욱 커다랗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도 그 성에서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파이 바닥의 달콤함]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일 텐데요. 주인공에게 꽤나 많은 분량을 몰아주었기에 집중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준 것도 좋은 부분입니다. 사실 추리 소설 같은 경우에는 독자들도 추리를 하라고 너무 많은 힌트를 주느라 산만한 부분들이 있기도 한데 이 소설 같은 경우에는 그런 부분이 적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주로 만나는 탐정물에 비해서는 속도감도 덜한 느낌이고 반전의 쾌감이 적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오늘날 추리 소설들의 경우에는 반전을 위해서 쓰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전에 힘을 주곤 하는데요. 이 소설 같은 경우에는 그 정도로 반전에 힘을 주지는 않습니다. 물론 반전 자체가 포인트가 아니고 추리하는 과정 자체를 따라가는 것이 매력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헉, 하고 한 번 반전을 느끼기 기다리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그 부분이 크게 그려지지 않으니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충실하게 사건을 따라가면서 한 눈 팔지 않고 달려가기만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렵지 않은 추리 소설을 기대하신다면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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