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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스물, 배고파서 들어간 집이 맛집일 때

권정선재 2015. 4. 1. 23:15

[맛있는 영화] 스물, 배고파서 들어간 집이 맛집일 때

 

Good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낄낄대고 싶을 때

Bad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가 나오면 대단하지 않을까?

평점 - ★★★★☆ (9)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가 이렇게 터질 때 개인적으로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영화에게 미안하기도 하죠. [스물]은 현대를 살아가는 청춘, 특히나 청년들이 본다면 더욱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화려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일상적인 이야기가 더욱 매력적인 영화인데요.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경우가 있지 않을까? 하고 키득거리면서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실제로 극장에서 남성 분들과 여성 분들이 웃는 포인트가 전혀 다르더라고요. 남성과 여성의 공감이 극명하게 갈렸었던 영화인 [건축학개론]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남자들이 훨씬 더 사랑할 수 있는 영화들인 거죠. 완벽하게 다른 캐릭터인 치호, ’경재그리고 동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시시콜콜한 남자 아이들의 이야기를 펼칩니다. 스무 살이기에 가능하고 아직 어리기에 무조건 도전할 수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맡았는데요. 물론 김우빈이 그 중 하나이기에 정말 스무 살은 너무하잖아. 라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를 보다 보니까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그래. 스무 살이구나. 이렇게 말이죠. 남자 친구들끼리 보러 간다면 더욱 흥미로울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스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물 (2015)

7.2
감독
이병헌
출연
김우빈, 준호, 강하늘, 정소민, 이유비
정보
코미디 | 한국 | 115 분 | 2015-03-25
글쓴이 평점  









사실 세 친구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나누는 만큼 극은 꽤나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산만함이 바로 매력인데요. 세 친구의 캐릭터가 명확히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까 웬만한 남자 분들이라면 나도 저런 일이 있었어. 라고 공감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저는 왠지 경재역에 공감이 가더라고요.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을 해본다면 분명히 반 안에는 치호같은 친구도 있었고, 동우같이 성실한 친구도 있었죠. 결국 이 영화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시시콜콜한 고민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 시절에는 정말로 큰 의미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는 것도 아름다운 영화일 겁니다. 물론 아직 그 청춘에 대해서 곱씹을 정도로 어른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그 시절에 비하면 너무나도 어른이 되어버려서 더 이상 망설이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나이이기도 하지만 말이죠. 물론 유쾌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15금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욕설과 성적 수위가 높은 것은 사실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았지만 꼭 그렇게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는 것만이 능사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별 것 아닌 시시콜콜한 이야기. 그래서 매력적인 이야기 [스물]입니다.

    

껄렁대기만 하고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청춘 치호역은 김우빈이 맡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이 즐겁고 늘 가볍게 행동하기만 하는 그런 청춘입니다. 그래서 참 밉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내 그의 모든 행동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가슴에 집착하기만 하는 그가 살짝 민망하기도 하지만 뭐 이런 친구도 있었잖아요. 누군가 하나는 이런 친구가 무작정 달려주어야 이야기가 더 살아나는 것도 있고 말이죠. 사랑이라는 것을 그저 가볍게만 생각하고 모든 여자가 같다고 생각을 하는 한 소년이 진짜 사랑을 만나고 그녀를 위해서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괴로워하고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까지 모두 다 남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사랑에게는 왜 그렇게 멋지게만 굴었는지. 그리고 그 순간 왜 그렇게 서툴기만 했었는지 미안하기만 하니 말이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의 마음을 알기에 스물이라는 나이는 너무나도 어리고 실수가 잦을 수밖에 없는 나이이기는 했지만 그 순간 조금 더 어른스러웠다면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누구나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치호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 상황에서 주지앉지 않고 앞으로 나갈 줄 안다는 점이겠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에 치호캐릭터는 매력적입니다.

    

진지하게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경재역은 엘리트 이미지의 강하늘이 맡았는데요. 사랑에 서툰 모습까지 참 사랑스럽고 곁에 두고 싶습니다. 사실 강하늘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깊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소녀괴담]에서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저는 [미생]도 보지 않았고, [순수의 시대]도 보지 않았기에 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생각보다 연기를 잘 해서 놀랐습니다. 사실 캐릭터가 좋아서 그 덕을 어느 정도 본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그는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로 연기를 잘 하더라고요. ‘민효린과 파트너 역을 맡았는데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순애보적인 남자를 만나서 더욱 안타깝고 안쓰럽습니다. 사실 스무 살이라는 나이는 누군가를 질투하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서 미워하기만 할 수도 있는 나이일 텐데요. ‘경재는 그 상황에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지 않을까? 그것을 걱정하며 먼저 다가서고 그 사람을 품에 안을 수 있는 남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진지하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라 꽤나 허술하고 바보 같은 구석도 있기에 더욱 사랑스러운 캐릭터입니다. 자위 행위를 하다가 여동생에게 걸린다거나 선배 옆자리에서 자동차 속도를 견디지 못해서 겁을 내는 것 같은 거 말이죠. 사랑스럽고 응원하고 싶은 그런 캐릭터입니다

    

가난한 집안 탓에 열심히 살아가는 동우역은 이제는 배우라고 불러도 될 것 같은 이준호가 맡았습니다. [감시자들]을 통해서 스크린 데뷔를 한 그는 확실히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준호는 그다지 아쉬운 연기를 선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혈 청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생각 이상의 괜찮은 연기를 선보이더라고요. 사실 [스물] 안에서 동우의 역할은 그다지 화려하게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그렇게 보일 것이 없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남동생 셋에 홀어머니를 위해서 쉴 새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학까지 미룬 사람이기에 딱히 로맨스가 벌어질 수도 없는 거죠. 게다가 만화가가 되게 싶다는 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기는 하지만 거기에 무언가가 보이지도 않습니다. 어른들은 모두 그가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있다고 구박하고 그냥 제대로 된 삶을 살라고 이야기를 하죠. 저도 역시나 소설을 쓰기에 사실 이 캐릭터에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만화가나 소설가나 사실 제대로 된 직업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죠.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쉬는 시간에 해도 충분한 것이니 말이죠. 하지만 그 꿈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동우의 모습은 저절로 박수가 보내집니다. 친구의 여동생과 알 듯 말 듯 로맨스를 벌이고 의리까지 지키는 순수한 남자이기에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스물]은 그냥 세 친구가 벌이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별다른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서른]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한 번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스럽습니다. 정말 별 것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그래서 좋습니다. 공감할 수 있다는 부분이 바로 그러한데요. 억지로 어떤 사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 역시 평소에 한 번은 생각을 해봤을, 그리고 겪어봤을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물이라는 나이 자체가 워낙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나이잖아요. 그 모든 시행착오가 참 적나라하게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쉴 새 없는 욕, 물론 없었다면 더 좋았을 욕들,까지 나오니 뭔가 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세 친구의 이야기.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더욱 깔깔대면서 웃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생각을 해보면 참 무모한 일들도 스물이라는 이름을 방패 삼아서 무조건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요. 세 배우의 캐미스트리 역시 영화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여자친구랑 간다면 약간 취조 같은 것을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동성 친구들끼리 가십시오. 남자들이 볼 때 더욱 공감하고 낄낄댈 수 있는, 맥주가 참 잘 어울리는 영화 [스물]입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기 위해서 고개를 숙이는 경재

왁자지껄 중국집 대 혈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