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맛있는 영화

[맛있는 영화] 인서전트, 총체적 난국

권정선재 2015. 3. 26. 22:59

[맛있는 영화] 인서전트, 총체적 난국

 

Good 나 돈 많아. 정말 많아

Bad 헝거게임을 넘어서겠지?

평점 - ★★ (4)

 

[다이버전트]가 재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왜 [인서전트]에 기대를 걸었던 걸까요? 발암 여주인공에 복잡한 내용, 흥미롭지 않은 스토리까지 [인서전트]는 총체적 난국입니다. [헝거게임] 시리즈가 나오고 나서 비슷한 풍의 영화들이 꽤나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이버전트]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아쉬운 축에 꼽힐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여주인공의 매력 자체가 대단하지 않습니다. 이런 판타지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캐릭터와 사랑스러움으로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건데요. [인서전트]는 전혀 그런 선택을 취하지 않습니다. 산만하고 난해하기만 한 내용. 그러면서도 어떤 정당성 같은 것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물론 [헝거게임]시리즈 역시 이와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캣니스는 자신이 어떤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을 알고 있고 거기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아닙니다. 그녀는 스스로 움직이기를 바라죠. 하지만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여주인공인 트리스는 다릅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와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을 다치게 만들고 어떤 순간에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합니다. 선택 장애라고 할까요? 영화는 보면 볼수록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인서전트 (2015)

Insurgent 
7.9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쉐일린 우들리, 테오 제임스, 케이트 윈슬렛, 나오미 왓츠, 매기 큐
정보
SF, 액션 | 미국 | 119 분 | 2015-03-25
글쓴이 평점  








사실 [인서전트]의 전편인 [다이버전트]의 경우 그래도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는데 이번 [인서전트]는 그런 매력까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느낌입니다. 물론 다음 시리즈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한 편 정도는 쉬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그런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합니다. 적어도 다음 편이 궁금하기는 해야 할 텐데 말이죠. [인서전트]는 전혀 그 긴장감을 이어나가지 못합니다. 계속 새로운 사건을 벌이기만 하고, 그것을 제대로 수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흔들린다고 하더라도 주변에서는 분명히 자신의 목적을 가지고 앞으로 나서는 인물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트리스의 남자친구인 역시 흔들리고 불안한 존재입니다. ‘트리스가 자신의 자리도 잡지 못하고 있는데 그 역시도 흔들리다 보니까 영화 그 자체도 흔들리고 매력마저 사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점점 더 최악의 상황으로 반복이 되는데 그것을 긴장감있게 묘사하지도 않습니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기도 하고 캐릭터들의 선명함은 부각되지 않습니다. 판타지적 소재만으로 밀어붙이는 영화인데, [더 기버: 기억전달자][호스트] 등에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어설픕니다. 정말 시간이 남으시는 분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트리스쉐일린 우들리가 맡았는데 그녀의 배역은 여전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합니다. 4편의 시리즈 중에서, 그리고 마지막은 한 편을 두 편으로 나눈 만큼 중간까지 왔는데도 여전히 그녀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이버전트라는 존재가 대단하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거기까지죠. 그녀는 그 어떤 설득력도 가지지 못합니다. 비슷한 영화인 [헝거게임] 시리즈의 캣니스가 가지고 있는 소명과도 다른 겁니다. 그녀는 답답한 주변 인물과 답답한 자신 사이에서 그 어떤 답을 내리지 못한 채로 그냥 움직이기만 할 따름입니다. 꽤나 강인한 느낌을 선사하기는 하지만 극 자체가 트리스를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다 보니까 이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 부각되지 않습니다. ‘트리스는 그냥 주위의 상황에 끌려가기만 합니다.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말이죠. 그녀는 두 번째 시리즈가 끝이 나기 전까지도 정확히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영화가 끝나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아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이건 그저 어렴풋이 아는 것처럼 보일 뿐, 다음 시리즈가 되면 여전히 망설이고 불안함을 느끼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 그녀가 그려지기만 할 것 같습니다. 배우의 괜찮은 연기력이 아까울 정도로 캐릭터는 엉망입니다.

    

개인적으로 SF영화를 정말로 사랑하는 만큼 [다이버전트]가 아쉬웠음에도 다시 [인서전트]를 고른 것이었지만 영화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는 최근 많았습니다. 시리즈로 나오는 영화들 외에도 비슷한 류의 영화가 많았지만 이토록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나오는 영화도 드문 것 같습니다. [인서전트]는 온 몸에 잔뜩 힘을 준 채로 나 정말 대단해.라고 관객들에게 계속 말을 겁니다. 그리고 사회의 어두운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 속에 수많은 의미들을 함유하고 있어! 라고 외치고 있지만 [헝거게임]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습니다. 적어도 [헝거게임] 시리즈보다 후에 나온 영화 시리즈라면 그보다 더 선명한 가치를 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메이즈 러너]처럼 박진감 넘치는 진행을 선보이지도 못하고 말이죠. 영화는 지극히 산만하며 지극히 어설프고 지극히 어색합니다. 게다가 여주인공의 답답한 행동은 정말 스크린 속으로 뛰쳐들어가고 싶게 만듭니다. 게다가 생각 이상으로 잔인하게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것 역시 영화를 편하게 보지 못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조금 더 편안하게 관객의 마음으로 들어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다음 시리즈를 위해서 궁금하기는 하지만 차라리 마지막 시리즈가 나온다면 몰아보기를 추천해드립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