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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 누가 과연 악마인가?

권정선재 2015. 3. 24. 23:50

[맛있는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 누가 과연 악마인가?

 

[모스트 바이어런트] 시사회에 다녀와서 쓰는 리뷰입니다.

 

 

Good 진지한 드라마 좋아하는 사람

Bad 영화는 좀 밝고 속도감 있게

평점 - ★★★★ (8)

 

진지한 드라마 장르인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사실 제가 좋아하는 풍의 영화는 아닙니다. 짙은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긴장감을 유발하는 건 괜히 제가 더 조마조마해서 보기 불편하거든요. 계속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바로 이 부분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영화입니다. 올바르고 정의로운 한 남자가 더러운 세상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진지하고 차분하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각종 비열한 상황이 이어서 전개되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 가운데서 강한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발시키는데요.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까지 덧붙여지다 보니 더더욱 손에 땀을 쥔 채로 몰입해서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선량하고 올곧게 살아온 주인공은 오스카 아이삭이 맡았습니다. 영화 [대부] 시리즈를 닮았다고 하는데 꽤나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지합니다. 물론 계속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에 끝까지 지켜보게 됩니다. 특별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선명하게 그려주지 않고 주인공의 감정 묘사를 선명하게 하는 편이라 그다지 지루하지 않습니다.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분명히 매력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모스트 바이어런트 (2015)

A Most Violent Year 
9
감독
J.C. 챈더
출연
오스카 아이삭, 제시카 차스테인, 데이빗 오예로워, 알레산드로 니볼라, 앨버트 브룩스
정보
범죄 | 미국 | 124 분 | 2015-04-02
글쓴이 평점  





다만 계속 긴장을 선사하는 느낌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이라면 영화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 느낌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영화를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지속적인 긴장감은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높입니다. 영화는 초중반 90분과 후반 30분의 속도감이 다른 영화입니다. 계속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던 영화가 결국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팽팽히 당겨지던 끈이 그 순간 끊어진 것처럼 달려갑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영화가 전반적으로 무겁고 긴장감을 선사하는 데다가 한 순간 꽤나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만큼 남성 분들에게 더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 많은 대사가 드러나지 않고 인간 군상에 대한 진지한 그림까지 그리고 있으니 확실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세상을 밝게만 바라보던 한 소년이 어두운 세계에 결국 자신의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는 사실 그다지 특별한 것이 아니지만 영화의 훌륭한 분위기 덕에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내의 캐릭터의 강렬함이 영화에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암울한 듯 하면서도 밝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서라도 희망을 찾고자 하는 한 남자의 몸부림 같다고 해야 할까요? 진지한 드라마 장르를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영화 같은 영화 바라신다면 [모스트 바이어런트]를 추천합니다.

    

오스카 아이삭이 맡은 아벨 모랄레스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올곧은 인물입니다.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깨끗한 것에 집착합니다. 어쩔 수 없이 비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대한 깨끗하게 모든 일을 처리하며 어떠한 잡음도 나오지 않기 바랍니다. 거대한 주유 회사를 더욱 크게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벨에게는 여러 문제가 겹쳐서 벌어집니다. 기름 트럭 운전사들에게 린치가 가해지고 기름을 도난 당하고, 검찰은 여러 가지 부정이 있다며 그를 압박하고자 합니다. 이제 더 큰 회사가 되기 위해서 주변에서 오는 당연한 압박이라고 믿지만 점점 더 큰 위협에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가족까지 위협하는 상황. 그리고 그가 수습을 하고자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커다란 문제가 생기는 상황에서 아벨은 점점 흔들리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위험한 상황에 다다르더라도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믿음, 신념을 버리지 않고자 합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점점 더 그를 압박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던 아벨역시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천천히 깨닫습니다. 영화는 한 남자의 성장기라기보다는 한 남자를 압박해서 그를 강제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느낌입니다. 오사카 아이삭의 진지한 눈빛과 차분한 말투가 오히려 그를 압박하는 상황을 더욱 도드러지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맡은 안나 모랄레스는 선한 것 같으면서도 묘한 느낌을 주는 여인입니다. 정적인 느낌을 주는 오스카 아이삭과는 다르게 그녀는 동적인 느낌을 선사합니다. 초반에는 그저 성공한 사업가 곁에 머무는 아름다운 와이프 정도로만 생각이 되지만 영화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그녀의 역할이 그저 이 정도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뭔가 많은 것을 숨기고 있고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녀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총을 들고 남편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그녀의 이미지는 달라집니다. 그리고 정유회사가 아델의 것이 아니라 안나의 부친 소유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녀가 얼마나 야욕이 가득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설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아델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자신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정작 남편에게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영화의 후반으로 갈수록 그녀의 비중이 커가는데 정말 대단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배우로도 제시카 차스테인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성 중심의 영화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여배우의 매력을 보는 재미도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한 남자가 결국 똑같은 갱이 되어가기까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나름의 긴장감이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매력입니다. 특히나 배우들의 연기가 나쁘지 않다는 점 역시 영화의 추천 이유로 꼽을 수 있을 텐데요. 현대가 아닌 과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 역시 [모스트 바이어런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입니다. 어딘가 분위기가 있고 급박하지 않고 여유로우면서도 그 뒤에 꽤나 많은 부정이 숨겨져 있는 사회. 그리고 그 암울한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서글프고 지치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바르게 서고자 노력하더라도 주위에서 계속 흔들고, 그가 올바르게 설 수 없게 된다면. 결국 한 사람은 악마가 되어서 그들과 어울릴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영화는 진지하고 낮은 목소리로 그려냅니다. 한 남자가 천천히 그들 무리와 같이 변화를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지가 [모스트 바이어런트]의 가장 중요한 축입니다. 아마도 아벨은 지켜야 할 가족이 없다면 이렇게 잔인해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잔인해질 수밖에 없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겠죠. 괜찮은 영화에 좋은 배우들까지 어울려서 더 진지하고 괜찮은 영화 [모스트 바이어런트]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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