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일요일의 석간
우연히 신문이 오지 않은 일요일에 벌어진 일들을 엮은 열두 편의 단편들이 모여있는 [일요일의 석간]은 아무래도 단편집이다 보니까 읽기 쉬운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일본 소설 자체가 독자들이 읽기 어려운 구조가 아닌 데다가, 단편으로 꾸며진 만큼 조금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게다가 일본의 문화와 우리가 정말로 닮아있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소설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는 소설이 많은 것만이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문화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공유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이니 말이죠. [일요일의 석간]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도 그렇습니다. 결국에는 가족. 친구.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 속에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일본은 우리의 미래라고 해도 될 정도로 참 닮았는데 소설을 보면 정말 요즘 우리와 참 달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이 나온 것이 지금으로부터 거의 십 년이 다 되었는데요. 소설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 상황들이 우리에게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족과 적당히 거리를 두는 뭐 그런 것들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그 끝에 결국 어딘가로 돌아갈 것이 있다는 이야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리 외롭고 힘들더라도 혼자서 아파할 이유는 없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돌아가면 되는 거다. 참 간단하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바로 소설 속에서 잘 드러나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서 뭐라도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을 하지만, 결국 우리가 돌아갈 곳이 가족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단편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보니 평소에 소설을 읽지 않으시는 분들도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게다가 단편들의 길이가 모두 다른 편인데요. 그 중에서는 짧은 것도 있기에 더욱 책을 읽지 않으시는 분들이 편하게 읽으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게다가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우리와 참 닮아있는 상황이 주로 그려져 있기에 그다지 낯설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아무래도 소설이라는 것이 공감이라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잘 된다는 것이 장점이겠죠. 그러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가족이 생각이 나기도 하는 소설입니다. 나는 과연 이런 일들이 생기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리고 내가 어디로 가야 할까? 소설에서는 이 모든 것을 희망차게 적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단편 소설들이다 보니까 과연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가? 하는 궁금증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너무 많은 단편이 모여있다 보니까 조금 간단하다는 느낌일까요? 소설이기는 한데 약간 에피소드 형식으로만 나열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단편이 있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없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운 소설이라는 거. 그게 바로 [일요일의 석간]이 다른 그 어떤 소설보다 좋은 지점일 겁니다. 평소에 책을 읽고 싶은 사람도 그리 여유를 갖지 않아도 읽을 수 있거든요. 그냥 저녁 잠자기 전에 한 편씩 읽어가는 재미가 꽤나 큰 소설입니다. 다 읽고 나면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의 의미 역시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것도 매력이고 말이죠.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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