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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

권정선재 2015. 4. 15. 07:00

[행복한 책방]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

 

이게 과연 아이들을 위한 소설이 맞는 걸까 싶을 정도로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는 잔혹하고 강렬한 소설입니다. 통조림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익숙합니다. 꽁치, 참치, 연어에서부터 각종 과일. 뭐 그 외에도 수많은 통조림이 있죠. 그리고 소설 속의 주인공은 바로 이 통조림을 모으는 조금은 특별한 소년입니다. 애초에 통조림 같은 것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니 말이죠. 그런데 이 통조림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알 수 없고 꽤나 잔인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소설 자체는 약간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는데 이것을 풀어가는 방식 자체가 흥미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처럼 보이니 말이죠. 하지만 이 소설이 추리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잔인하고 묵직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

저자
알렉스 시어러 지음
출판사
미래인 | 2011-1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통조림으로 상징되는 현대사회에 대한 엽기적 풍자괴짜 같은 데다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사실 [통조림을 열지마세요]는 초반을 지나고 중반부터는 살짝 지루해지는 것 역시 흠입니다. 본격적인 사건이 터지기 전에 살짝 몸을 푸는 느낌이기도 한데요. 아무리 그렇더라도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 지루한 틈이 있다는 것은 문제일 겁니다. 아이들이라면 그 순간 책을 그냥 덮어버릴 수도 있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매끄러운 문체로 적힌 만큼 딱히 막히는 부분은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위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추리 형식을 띄고 있는데 주인공 남자 아이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취미를 가진 소녀까지 끼게 되면서 소설은 더욱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은 통조림을 구매하다가 그 안에 사람의 신체부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게 된 두 아이의 이야기는. 사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으스스한 것 역시 사실이고요.

 

아무래도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인 만큼 그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은 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이 소설이 성공한 것 같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 꽤나 답답하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어른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소설에서 전제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위험한 일들을 즐기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이들은 막무가내로 행동을 하니 말이죠. 자신들의 행위로 인해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같은 것은 아이들에게 그다지 중요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자신들이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파헤치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을 하니 말이죠. 물론 이런 식으로 사고를 치는 주인공들이 있기에 소설이 진행이 되겠지만 말이죠. 통조림 속에 있는 단서들을 통해서 통조림 공장을 찾아가는 두 아이의 모험은 점점 더 긴장감을 더해갑니다.

 

다만 꽤나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았던 이야기가 너무나도 잔인하게 진행이 되고 마무리가 된다는 것은 불편한 부분이었습니다. 도대체 작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소설을 쓴 것인가 싶을 정도로 결말의 반전이 강한 편이거든요. 제가 너무 어른이 되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아이들이 그다지 사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소설들과 다르게 순수하게 아이들이 중심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한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보통 청소년 소설들이 아이들만의 힘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보다는 훌륭한 조력자를 만나서 조금 더 수월하게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이 소설은 전혀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문제가 되건 말건 그저 아이들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니 말이죠.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청소년 소설 [통조림을 열지 마시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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