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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열아홉의 프리킥

권정선재 2015. 5. 18. 07:00

[행복한 책방] 열아홉의 프리킥

 

잘 나갈? 여자 축구 선수인 주인공에게 갑자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바로 아버지가 암이라는 사실이죠. [열아홉의 프리킥]은 독특한 소설입니다. 보통 누군가가 병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게 마련입니다. 때로 가족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환자를 중심에 두는 거죠. 아파하는 가족을 중심에 둔 채로, 아파하는 그, 혹은 그녀를 바라보는 가족을 두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열아홉의 프리킥]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합니다. 바로 죽어가는 아버지를 바라봐야 하는 어린 딸을 거기에 두는 거죠.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게 정말로 가능한 것인가? 싶은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펼쳐집니다. 너무나도 강렬하게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얼마나 끔찍할지에 대해서 묻는 것 같은데, 주인공의 시선으로 이 모든 것이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열아홉의 프리킥

저자
스완슨 지음
출판사
뜨인돌 | 2010-08-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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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주인공이 아버지를 바라보는 어린 소녀라는 점이 [열아홉의 프리킥]에 더 큰 힘을 주는 부분입니다. 아직 주인공이 어리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그네에게 모든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앞에 두고 모든 것을 다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하는데 말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 어린 그녀가 그 모든 것을 알 이유는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은 어른들에게 어느 정도 배제가 된 채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나도 아프고 지치지만 누구도 그녀를 제대로 위로하지도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싶다고 하더라도 누구 하나 그녀를 위로할 수 없기에 울 수도 없는 거죠. 게다가 축구라는 것에 더 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고 싶어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녀가 평생 해왔던 것이고 그녀의 아버지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일이니까요.

 

병으로 인해서 죽어가기까지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열아홉의 프리킥]이 가지고 있는 슬픈 매력일 겁니다. 아버지가 천천히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을 묵묵히 묘사하는데요. 점점 몸이 말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천천히 기억까지 잃어가는 과정도 아무렇지도 않게 묘사합니다. 그것이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히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그냥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아픈 사람을 곁에 둔 적이 없기에 이것을 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에게 억지로 슬퍼하라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누군가가 아파서 죽어가는 것이고 이건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사실 이게 당연한 거겠지만 우리는 늘 이것을 너무나도 비극적으로 생각합니다. [열아홉의 프리킥]은 죽어가는 과정을 최대한 덤덤하게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묘사합니다.

 

쉽게 쓰인 데다가 사실적으로 쓰인 만큼 누가 읽더라도 마음으로 다가올 수 있는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청소년 소설이라는 장르는 참 애매합니다. 청소년이라는 나이 자체가 그렇죠. 아이도 아니고, 아직 어른도 아니니 말입니다. [열아홉의 프리킥]은 바로 그 애매한 나이에 걸려있는 만큼 누가 읽더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어른이 읽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거죠. 누군가에 대해서 이해하는 가장 큰 방법은 실제로 그런 사람의 곁에 있는 거겠지만 실제로 우리 주위의 아픈 사람을 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이런 식으로 소설을 통해서 아픔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싶습니다. 억지로 오버하거나 호들갑을 떨지 않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가만히 아버지의 죽음을 그리고 그 죽음을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 그리고 가족이 다시 살아가기까지 [열아홉의 프리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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