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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너에게 닿는 거리 17년

권정선재 2015. 5. 20. 07:00

[행복한 책방] 너에게 닿는 거리 17

 

[너에게 닿는 거리 17]은 기다란 제목 만큼 독특한, 그리고 매력적인 판타지 로맨스입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판타지 로맨스를 마주하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판타지 로맨스가 우리를 찾아오고 있고, 우리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너에게 닿는 거리 17]은 아주 독특한 소재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바로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로맨스 소설이기 때문이죠. [시간 여행자의 아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은 뒤로 하고서도,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도 시간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야기였고요.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특별한 것은 여자의 입장에서 쓰였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오게 되거든요.

 


너에게 닿는 거리, 17년

저자
타마라 아일랜드 스톤 지음
출판사
| 2014-10-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7년이라는 시간, 3만 킬로미터라는 거리, 그 모두를 초월해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사실 이런 류의 판타지 로맨스를 사랑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남성이라는 겁니다. 여성은 능력을 가진 사람의 곁에 있을 따름이죠.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의 곁에서 그저 머무는 것이 전부입니다. 시간 여행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점퍼] 같은 일반적인 판타지 롬내스 역시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여전히 이런 류의 소설이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여성이 중심에 등장하기 떄문일 겁니다. 아무래도 남성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쉬이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존재인데요. 그렇기에 소설을 읽더라도 인물들의 감성에 대해서 쉬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여성의 입장에 쓰인 만큼 그 혼란스러움.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어떤 식으로 피해야 하는 건지 알지 못하는 혼돈 같은 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무작정 달달한 소설을 생각을 한다면 [너에게 닿는 거리 17]을 읽지 않으시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에게 닿는 거리 17]은 사실 로맨스라고 하기 보다는 멜로에 가깝거든요. 다소 무겁고 슬플 수도 있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이 너무나도 진지하고 서글픕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이 다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것까지 인정을 하고 그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기 때문이죠. 그 진지한 사랑은 참 아름답습니다. 자신의 비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털어놓는 남자주인공의 모습은 이미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본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이고요.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마음을 가져가고, 시간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쩌면 너무 뻔하고 유치하다고 하지만 때로는 그런 것이 더 마음으로 다가오는 법이잖아요.

 

다소 무거운 멜로의 형식을 띄고 있는 만큼 시간이 날 적에 한 번에 읽는 편이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장르의 특성상 어렵지 않게 쓰였기에 읽는데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만큼 크게 걱정을 하지 않고 시간이 날 적에 짧게 읽어도 되기는 하지만, 사실 그렇게 읽기에는 너무 뒷이야기가 궁금하거든요. 기본적으로 작가가 친절하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지 않는 데다가, 정확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려주지 않기에 더욱 애매한 소설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지난다면 더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두 주인공을 바라보게 되는 거죠. 게다가 서로를 잃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기까지 향하는 인물들의 사랑은 그 만큼 뜨겁고 아름답습니다. 누군가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것이 실수라는 것을 알고 너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앞으로 나서고 싶을 테죠. 여름비처럼 아름다운 멜로 [너에게 닿는 거리 1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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