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레드셔츠
[스타트랙]이라는 어마어마한 미국 영화의 팬픽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독특한 공상과학 소설인 [레드셔츠]는 마지막까지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지? 하는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저 평범한 팬픽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소설이 있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드라마 속의 인물이 그저 연기자들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또 하나의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상상은 정말 대단한 상상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러는 동시에 배우들과는 또 다른, 똑같은 모습을 가진 새로운 존재라는 사실은 정말 복잡합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살아있는 존재이고 살아가고 싶다고 말을 하는 것이 인간으로 당연한 마음일 테니까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드라마 속의 캐릭터에서 벗어나 진짜 인간으로 살아가기 원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인 거죠.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스타트랙]에 대해서 애정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이 본다면 [레드셔츠]는 더욱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빅뱅이론] 때문에 [스타트랙]시리즈에 애정을 갖고 있거든요. 극장에 가서 같이 보면서 흥분하기도 하고요. 물론 아직까지 미국의 트래키들에 대면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타트랙] 속의 우주와 닮은 이야기가 그려지는 [레드셔츠]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그것이 가지고 있는 비현실성. 그리고 그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뭔가 묘합니다. 이게 당연히 허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단순히 허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 거죠. 실제로 이런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우리가 보는 드라마 속의 배역들이 살아 존재한다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시작한 [레드셔츠]는 그 기발함 안에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우리는 그저 기발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는 너무나도 절대적인 순간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극본가들에 의해서 자신들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자신들이 지금 드라마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그것을 피해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 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고, 그것이 그들에게 어떤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우리가 그냥 공상을 한 것이 또 하나의 세상이고. 우리가 그 속에 살아갈 수도 있는 거고요.
독특한 상상력을 지닌 데다가 흥미롭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서 더욱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자기 전에 가볍게 머리를 풀기 위해서 읽기 좋은 것 같아요. 내용이 조금 어려운 것 같기는 하지만 애초에 이런 소설들이 그 공식을 완전히 파악해서 읽기 위한 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우주가 존재하고 그들은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개성이 넘치고 사랑스러우면서, 나름 감동까지 주려고 노력을 하기에 더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는 약간 빠르게 진행이 되는 데다가, 감동을 주기 위한 결말로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스타트랙] 세계관에 바탕을 둔 매력적인 공상과학 소설 [레드셔츠]입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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