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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물의 무게

권정선재 2015. 6. 8. 07:00

[행복한 책방] 물의 무게

 

제목만으로도 묵직하게 느껴지는 [물의 무게]는 살인 사건,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줄거리만으로도 이 소설이 얼마나 무거운 소설인지 아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특한 형식을 지니고 있지만 사실 그리 쉽게 이해가 되지는 소설입니다. 현재의 눈으로 과거를 쫓아가고 있는 만큼 다소 난해한 부분도 있고,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도 작가는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만, 독자들이 조금은 센스 있게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것을 따라간다면 그것이 옳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전부인 거죠. 저 같은 경우는 소설을 한 번에 다 읽기 보다는 시간이 날 적마다 읽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제대로 감이 잡히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저처럼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게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의 무게

저자
#{for:author::2}, 물의 무게#{/for:author} 지음
출판사
북캐슬 | 2011-07-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밀리언셀러 작가 애니타 슈리브의 최고의 걸작 뉴잉글랜드 문학상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의 무게]가 매력적인 이유는 여성의 시선에서 글이 쓰였다는 겁니다. 오늘날처럼 양성 평등 사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중심에 등장하는 글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여성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이고, 어떤 사건에 의해서 움직이게 되는 존재들에 불과하죠. 하지만 [물의 무게]에서는 적극적으로 사건을 파헤치는 것도 여성이고, 사건 자체의 중심이 되는 것 역시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강인한 여성입니다.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진 상황인지 모른 채로 그것을 따라가는 모습 자체가 뭔가 묘합니다. 분명히 여성이기에 한계도 있고, 그것이 위험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텐데 주인공은 전혀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비밀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뭔가 묘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취재를 멈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다지 친절한 글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읽어갈 수 있는 건 묘한 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그 뒤에 담겨진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거든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이고, 그 가운데서 과거의 여인이 무슨 일을 당한 것인지, 그리고 그 감정 묘사 같은 것들이 돋보이면서 [물의 무게]는 자신의 무게를 오롯이 지니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고, 기자가 무엇을 취재하고, 어떤 방식으로 발견하는 것인지를 치밀하게 보이는 것 같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에 마지막까지 읽어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다다르게 되면 독자들에게 그리 뻔한 답을 내려놓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선명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정말로 그 사람이 범인인지를 마지막까지 쉽게 보여주지 않는 거죠.

 

굉장히 복잡한 데다가 두 시대에 두 화자가 등장하는 만큼 그다지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책을 빠르게 읽는 편인데 확실히 놓치게 됩니다. 매끄럽게 읽어가는 것 같다가도 전혀 내가 읽던 것과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 거죠. 하지만 이 묘한 불편함 역시 [물의 무게]를 즐기는 나름의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와 익숙하 문화권의 소설이 아니라는 점 역시 [물의 무게]를 더욱 난해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으니 말이죠. 게다가 동시에 두 시대를 그리 선명하게도 그려주지 않는 데다가, 등장 인물들의 이름까지도 입에 붙지 않으니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는 더욱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주말에 시간이 많이 남을 때 찬찬히 읽는다면 조금은 더 선명하게 잡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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