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동주와 귀향, 그리고 귀향과 동주
엄혹한 2016년 엄혹했던 과거를 불러오는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는데 바로 [동주]와 [귀향]이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두 영화는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르다. 한 편의 영화가 직접적으로 그 시대를 그려낸다면 다른 한 편의 영화는 그 시대를 다소 간접적으로 묘사하고자 한다. 그 시대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귀향]과 분위기를 그려내는 [동주] 모두 너무 아프다.
[동주]는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아픔을 그려내는데 그 쓸쓸한 분위기, 그리고 괴로움이 모두 그려져 있다. 특히나 ‘윤동주’ 시인의 마지막 모습.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마루타가 되어서 돌아가셨어야 하는 그 쓸쓸한 죽음에 대해서 그리는 만큼 아프다. 하지만 이것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기 보다는 흑백 화면 속에 어느 정도 감추는 편이다. 그 뒤에 어떤 아련한 아픔을 담는다.
[귀향]은 일제 강점기 당시의 아픔인 위안부 성피해 소녀들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영화다. 그러다 보니 [동주]에 비해서 많이 아프고 먹먹한 기분이 든다. 도대체 그 시절의 우리들은 왜 그 소녀들을 지켜주지 못했나. 그리고 오늘날 우리들은 왜 그 소녀들을 지켜주지 못하나 많은 생각이 들게 된다. 여전히 우리는 그들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 속에 살며 그들을 외롭게 내몰고 있다.
두 작품을 통해 공통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그저 과거의 역사라고 하는 그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과거라고만 생각을 하곤 한다. 이미 흘러간 것. 너무나도 아픈 것. 그리고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역사를 바꾸고 있다. 더 이상 보지 않으려는 역사. 그리고 없었던 것인 것처럼 하는 역사. 이런 식으로 그 역사를 만든다면 결국 그 시절의 아픔을 겪은 이들 중 그 누구도 위로할 수 없다. 역사는 바뀌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보기 힘든 작품이기에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면 힘들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은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다. 우리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영상으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그리고 보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정말로 세상이 답답하다고 생각을 하는가? 헬조선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그러면 적어도 영화부터 보자.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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