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의 눈] 왜 혐오에 혐오로 응대할까?
최근 남성 혐오가 커지고 있다. 물론 남성 혐오를 하는 사람은 간단히 말한다. 왜 여성 혐오에 대해서 그 동안 입을 다물었냐고. 사회에서 여전히 여성은 약자다. 아무리 여성의 지위가 향상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직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여성의 자리는 너무나도 작고 다른 누군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사실을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미러링이라는 이유로 여성 혐오가 남성 혐오로 번진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또 다른 혐오를 낳을 수밖에 없는데 이상한 방향으로 여성 혐오를 달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혐오는 결국 서로에 대한 혐오를 만들 수밖에 없다. 여성을 혐오하면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이 말을 해야 하는 포인트인데 정작 그 결과는 너도 혐오를 당해보라는 점이다.
특히나 최근 남성에 대한 혐오는 무서울 정도이다. 한남이라는 단어부터 시작을 해서 여자도 당하는데 괜찮아. 라는 식의 결론은 잘못이다. 최근 디올에서 한 광고 역시 문제였다. 특정 디자이너가 여성에 대해서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디올의 광고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그 분노의 대상이 그 디자이너와 디올이라는 브랜드가 아니라 전체 남성으로 향한다. 도대체 왜 이리 되는 것일까?
마치 일종의 놀이처럼 혐오가 번지지만 결국 그것은 상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혐오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킬 따름이다. 결국 나 역시 남성이라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남성의 지위를 떨어뜨려서는 여성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믿는다. 결국 같이 올라가야 하는 것이지 같이 과거의 여성의 지위와 같은 곳으로 향하자고 하면 누가 거기에 동의할 것인가?
아직까지도 여성이 사회적 지위는 낮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과 두 야당의 대표가 모두 여성이고 지금은 대통령이 여성이지만 여전히 여성의 지위는 낮다. 하지만 그 지위가 낮음을 남성에 대한 혐오로 풀어내서는 안 된다. 혐오에 혐오로 대응을 하게 되면 다시 누군가의 먹잇감이 될 따름이다. 누군가가 잘못했다면 정확히 그 사람을 지적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진실은 가려진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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