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의 눈] 20대는 헬조선을 논할 자격이 없다.
후배를 만났다가 지난 대선에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 친구의 성향이 다소 보수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기는 하지만 투표 자체를 하지 않다니. 진보이건 보수이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투표는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니. 특히나 지난 총선 투표율이 20대가 50%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적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그 동안 기회가 있었을 때 모든 선거에 나섰고 심지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까지 참여했습니다. 적어도 이런 사람은 대한민국에 대해서 욕을 할 자격이 있는 거죠. 그런데 투표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도대체 정치인들이 왜 이렇게 썩은 것이냐고 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당신들이 그런 사람이 나오도록 막은 거니까요.
지역에 나오는 사람이 없어서 안 찍는다는 것은 우스운 말이죠. 그러면 정당 투표를 해도 되는 것이니 말이죠. 부천만 하더라도 사실 지역구가 모두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현재 4석 석권인 더불어 민주당이나, 그 자리를 노리는 새누리당 모두 후보가 바뀌지가 않습니다. 떨어진 사람도 그대로 붙은 사람도 그대로. 그렇다고 안 가는 것은 안 되는 거죠. 가서 정당을 찍으면 되는 겁니다.
아예 투표소에 가지 않는 기권. 가능합니다. 하지만 가서 무효표를 날리는 것이 더 제대로 된 당신의 가치입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표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여성들이 차에 뛰어들어 위험을 무릅쓰고 얻어낸. 우리의 어른들이 총부리 앞에서도 그 소신을 지키고 얻어낸 민주주의. 이것을 그저 조롱만 한 채로. 그냥 무시하는 것은 너무나도 우스운 일이죠.
적어도 투표를 한 사람만 헬조선이라 부를 자격이 있습니다. 이 놈 저 놈 똑같으면 저 놈이라도 찍으면 되는 겁니다. 투표는 최선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최악을 피해야 하는 겁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아니면 차악이라도 고르면 되는 겁니다. 적게는 두 명. 많게는 네 명 그 이상까지 나온 이번 선거. 제대로 된 투표 후 그때 그들을 지켜보고 헬조선이라고 욕해도 늦지 않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일상 > 3n살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십대의 눈] 박근혜 대통령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 (0) | 2016.11.04 |
---|---|
[이십대의 눈] 국민의당을 찍었다는 형과 이야기를 하며 (0) | 2016.05.15 |
[이십대의 눈] 왜 혐오에 혐오로 응대할까? (0) | 2016.04.12 |
[이십대의 눈] 정치에 대해서 토론하는 게 나쁜 건가요? (0) | 2016.04.05 |
[스물 여섯 살] [카트]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0) | 2014.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