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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아가씨]. 여성이 중심인 남성 시각의 영화

권정선재 2016. 6. 4. 23:41

[영화와 수다] 스포) [아가씨]. 여성이 중심인 남성 시각의 영화

 

박찬욱감독의 [스토커]로 대학 과제 소논문을 썼을 정도로 그의 영화를 사랑한다. [아가씨] 역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다만 이 영화를 보면서 불편한 점도 역시 존재했다. 간만에 등장한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여성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남성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지는 여성으로만 존재하고 있을 뿐. 정말 여성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풀어내지는 않는다.

   


 

 

  

 

특히나 지나칠 정도로 짙게 그려진 성행위 장면의 묘사는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그 만큼 불편했다. 호모포비아는 아니지만 농염한 여성들의 성행위 장면은 뭔가 묘했다. 극장이 더워지는 것 같은 느낌. 그 끈적거리는 두 여성의 부딪치는 장면 등은 너무 야했다. 특히나 마지막 두 사람이 탈출에 성공해서 배 안에 방울을 넣고 성행위를 하며 방울소리가 들리는 건 좀 과하다 싶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성 배우와의 성행위는 없다는 것. 그리고 그저 폭력적인 존재로만 등장한다는 거다. 남녀의 성행위가 나오지 않는 것은 이 영화를 덜 불편하게 만드는 부분일 거다. 이모부에 의해서 성인물을 읽는 존재로 키워진 소녀가 남성과 관계를 맺는 순간은 무조건 강간 밖에 없었을 테니까. 몸종 아가씨까지 그 누구도 자신의 성을 강압당하지 않는 성행위라서 좋았다.

 

영화는 2장 마지막부터 확 틀어가는데, 새로운 설계를 히데코와 숙희가 한다는 점에서 여성이 전면에 등장해서 좋았다. [핑거스미스]의 경우에는 젠틀맨. 남성이 모든 설계를 하며 여성들은 그저 반전의 도구일 뿐인데 그렇지 않아 좋았다. 또 출생의 비밀 없이 이모부의 서재를 부수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향해서 떠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거기에 하정우까지 버려두고.

 

수위가 다소 높기는 했지만 그 고혹적인 장소들, 그리고 두 여성의 애달픔 같은 것 때문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물론 첫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은 이유 때문에도 있겠지. 1년에 천만 영화나 보시는 분들은 제발 이런 영화는 보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야하기는 한데. 남녀 간의 그런 로맨스는 없으니 그런 거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보지 마시길. 그냥 여성 간의 관계만 세 번이다.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영화와 수다 http://blog.naver.com/ksjdo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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