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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굿바이 싱글, 얼음들의 세상에서.

권정선재 2016. 6. 18. 10:51

[영화와 수다] 스포) 굿바이 싱글, 얼음들의 세상에서.

 

웃긴 영화일 줄 알았다. 그런데 [굿바이 싱글]이 이렇게 슬프고 의미가 있는 영화일 줄이야. 단순히 한물 간 여배우의 임신을 주제로 삼은 것 같던 이 영화는 그런 소재가 아니다.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10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 그리고 여배우에 대한 어떤 폭력적인 시선 같은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미디어의 습성. 그리고 대중의 본모습을 그리려고 하는 영화다.

 



 

 

  

     

특히나 10대 미혼모의 문제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다룰 줄 몰랐기에 더욱 특별했다. 아무리 공감을 한다고 해도 남성으로 그 정도로까지의 무게를 느낄 수 없는 임신에 대한 공포. 그리고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굿바이 싱글]은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사생대회에 나가는 순간도 임신 시킨 그 망할 남자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국제 대회에 나가는 것과 다르게 방해를 받는 현실 말이다.

 

게다가 여배우에 대해서 사람들의 시선은 어떠한가?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무능력하고 젊은 남자를 만난다고 욕을 먹어야 하는가? 사회에 어린 여성과 결혼하는 늙은 남성이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왜 반대의 경우에만 욕을 먹고 이상한 시선을 받아야 하는 거냐고. 사회의 시선이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굿바이 싱글]은 다시 한 번 제대로 짚어준다.

 

정말 김혜수가 김현수를 위해서 애들 엄마에게 열변을 토하는 장면은 너무 슬펐다. 도대체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냐고. 가임기 여성이 임신을 할 수도 있지. 교복 입고 임신한 게 잘못인가?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어른들이 문제인 거지. 미혼모 제대도 안 되어 있으면서 무조건 문란하다고만 하는 그런 더러운 시선들에 대해서 영화는 김혜수의 입을 통해서 제대로 경고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렇게 의미가 있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끝은 씁쓸하다는 거, 거짓말쟁이 여배우는 다시 재기하지 못한다. 뭐 독립영화를 찍고 진짜 가족을 만들어 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쁜 남자 새끼들이 그렇게 잘 사는 상황에서 조금 더 잘 살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조금 더 통쾌하게 속 시원한 사이다 결말이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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