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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방]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권정선재 2016. 6. 4. 20:38

[행복한 책방]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낡은 상점가에 추억을 수리하는 시계사와 추억과 진실, 그리고 기억에 대한 이야기로 굉장히 빠르게 읽히는 편입니다. 사실 소설은 그다지 친절한 느낌은 아닙니다. 뭔가 이야기가 되는가 싶으면 이내 아무런 이야기도 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니까요. 독자들에게 그리 많은 단서를 주지 않으면서 뭔가를 찾아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묘한 이질감 같은 것이 소설의 전반에 퍼져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인물들의 변화나 관계 같은 것이 소설을 사랑스럽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티격태격하면서 친구가 되어가는 그런 관계들이 그려지거든요. 오래된 일본의 거리를 소설 속에 고스란히 그려낸 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살아있는 풍경. 실제로 어떤 마을에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전형적인 일본의 소설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그리는데, 정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뭔가 오래된 가구 냄새 같은 것이 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자신도 모르는 채로 천천히 그 시간 안에 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의 추억을 바라보게 되면서 모든 기억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서 완벽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정작 그 기억을 열어보고 다른 사람들과 맞춰보면 전혀 다른 경우도 많잖아요. 소설 속의 주인공도 대충 그런 상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기억은 후반으로 가면서 조금씩 변화하거든요. 아무런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만화처럼 읽히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히는 것이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쉽게 읽히는 것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니까요. 다른 장르의 책에 비해서 휴식을 위해서 읽는 것이 아무래도 소설인데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는 바로 이 부분에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하나하나 숨겨둔 패를 까면서 과연 작가가 독자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거든요. 물론 중반에 살짝 늘어지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속도가 확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후반부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또 다른 키워드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반 이후는 주인공의 추억에 대한 것으로 모든 것을 풀어가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모든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소설이 좋은 이유는 바로 추억이라는 것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다 기억하고 있는 자신만의 추억. 소설은 그 모든 것에 대해서 묻습니다. 당신이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당신의 추억도 이런 모습일 수 있다고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는데 뭔가 묘한 느낌이 듭니다. 살짝 불친절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마지막까지 소설을 보게 되는 것은 그 안에서 결국 상처를 치유하는 주인공이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처를 입고 외로운 것 가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그 모든 과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니 말이죠. 편안한 휴식 같은 소설을 원한다면 마음에 들 것 같은 책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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