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봉이 김선달, 색다를 줄 알았건만.
Good –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
Bad – 진지한 고민의 영화를 찾는 사람
평점 - ★★★☆ (7점)
‘유승호’ 주연이라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코미디라고 해서 봤던 [봉이 김선달]은 정말 전형적인 영화였습니다. ‘강동원’이 나왔던 [전우치]의 ‘전우치’랑도 캐릭터가 비슷한 것 같은데, 큰 기대를 하고 보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보다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유승호’와 그를 잘 맞춰주는 ‘고창석’이 있기에 유쾌하거든요. ‘시우민’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고, 그가 맡은 캐릭터 때문에 극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래도 누구 하나 연기 못 하는 사람 없이 그럭저럭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왕으로 출연하는 ‘연우진’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면서 감독이 캐스팅을 할 때 꽤 신경을 쓴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소 뻔한 캐릭터들의 향연이기는 하지만 쉴 새 없이 이것을 풀어놓으니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도 않고요. 중반까지는 ‘김선달’이 왜 이렇게 유명해진 것인지를 풀어놓는 부분이기에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배우들의 캐릭터가 다소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합이 그리 나쁜 편이 아니라서 그 매력을 통해서 스토리를 이끌어나갑니다.
영화는 중반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데, ‘김선달’의 큰 판은 답답한 거 같으면서도 통쾌합니다. 사실 이 중반부터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나왔더라면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는 ‘김선달’의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이 없다면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 모든 부분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놓다 보니 영화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소 단조로운 영화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그래서 지루하다거나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습니다. 영화는 정확히 어떤 템포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를 펼치는데, 이 아쉬운 부분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모두 다 채우게 됩니다. 다만 제가 본 극장의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음성에 있어서는 약간 울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CG가 너무 어설픈 것 역시 아쉬웠습니다. 이게 얼마에 만들어진 영화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름 방학 시즌의 시작을 여는 영화이니 만큼 조금 더 신경을 쓴 티를 내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거든요. 그래도 가볍게 볼 영화를 찾으시는 분이라면 큰 부담 없이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큰 변주 없이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충실히 해냅니다.
‘유승호’는 천재적인 사기꾼 ‘김선달’을 연기했습니다. ‘김선달’ 역할에서도 ‘유승호’는 그의 아쉬운 부분을 크게 덜어내지는 못합니다. 야간 진지하게 하는 연기. 연기 자체에 굉장히 힘이 들어갔는데, 다소 까불까불한 연기에서도 뭔가 굳어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발음이 또렷하지 않더라도 조금 더 자신을 풀어내서 연기를 한다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이전보다 많이 까불까불해진 느낌, 그리고 자기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찾은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유승호’는 도대체 왜 그렇게 무거운 연기만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지한 연기만을 주로 하는 배우였거든요. 또 생각보다 연기를 잘 하는 젊은 배우이다 보니 극을 중심에서 잘 이끌어가는 것도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원톱이니 만큼 ‘유승호’가 흔들리게 되면 모든 게 다 흔들릴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아쉬움 없이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어나가기는 합니다. 다만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이 되면서부터 다시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조금 더 말랑말랑한, 장난스러운 느낌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현우’처럼 연기해주면 더 사랑스러웠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이 빛을 발하는 역할이라서 매력적이었습니다.
‘고창석’은 ‘김선달’을 곁에서 지키는 ‘보원’을 연기했습니다. 평소에 ‘고창석’이 보이던 그 장난스러운 역할과 비슷한데 생각보다 ‘유승호’와 합이 좋았습니다. 극이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순간마다 말랑말랑하게 극을 다시 가지고 오는 역할인데, 확실히 이런 역할을 잘 해주더라고요. 그렇게 튀지 않는 채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느낌입니다. ‘유승호’를 옆에서 제대로 서포트해주면서 극의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극의 모든 부분에 등장하는 특별한 느낌의 캐릭터였는데요. ‘고창석’ 배우 특유의 귀여움이 묻어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였습니다. 특히나 ‘김선달’과 함께 사기를 치기 위해서 변장을 하는 순간, 그리고 눈물을 참을 때 그의 붉어진 눈 등을 통해서 왜 ‘고창석’이어야만 하는지 증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봉이 김선달]에 ‘고창석’이 맡은 ‘보원’이 없었다면 영화는 갈피를 잡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안정적으로 잡아가면서 극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캐릭터였습니다.
전반적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리 무겁지 않은 템포 안에 사회적인 의미 역시 녹여낸 것이 독특하게 보였습니다. 생각보다 안정적인 연기를 하는 ‘시우민’도 괜찮은 편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배우인 ‘연우진’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정의를 찾기 위한 고발 영화라고만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통쾌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생각보다 무겁게 영화를 만들어내면서 그 안에 위트를 넣은 것이 좋았습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부분이나 과한 대사 같은 것이 빠진다면 더 좋을 것 같기는 한데 결과적으로는 미소를 지은 채로 볼 수 있는 영화였거든요. 다만 후반으로 가면서 살짝 힘이 빠지면서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 것은 아쉽습니다. 마지막까지도 극을 제대로 이끌어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형적인 한국 영화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히어로를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열려있는 스토리를 통해서 앞으로의 무언가를 생각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봉이 김선달]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안리까 싶습니다. 큰 부담 없이 극장에서 피서를 즐기길 바라는 모든 사람을 위한 영화 [봉이 김선달]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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