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사냥, 비싼 재료는 다 모아 놨다.
Good – 연기력 폭발 영화가 궁금한 사람
Bad – 스토리도 완전히 채워지길 바란 사람
평점 - ★★★★ (8점)
‘안성기’가 나오고, ‘조진웅’이 나오고 ‘손헌주’가 나오고, 여기에 ‘한예리’가 더해진다면? 그 영화는 최고의 조합이 아닐까 싶습니다.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몰아치는 [사냥]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스토리가 다소 허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고, 다소 전형적으로 그려내는 그림이 있기는 하지만 이 모든 부분을 채우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오롯이 이 배우들의 힘입니다. 실소가 나오며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까지도 모두 다 채워내는 것이 바로 이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연기를 할 수가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배우들은 엄청난 연기를 선보입니다.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기는 과하지 않게 정말 그 자리에서 제대로 부딪치는 느낌이 드는데요. 특히나 ‘안성기’ 배우의 그 짐승과 같은 눈빛은 왜 그에게 대배우라는 호칭을 붙이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산을 짐승처럼 뛰어다니면서 한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그는 정말 짐승처럼 보였거든요. 그리고 ‘조진웅’의 연기 역시 어마무시하게 터지고요. ‘한예리’는 다소 단순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정말 배우들이 한 편의 영화 안에서 자신들의 연기력을 모두 다 소진합니다.
90분이라는 다소 짧은 시간의 영화이니 만큼 영화 중간에 비는 것 역시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영화는 속도감 있게 나아갑니다. 다만 중간 지점에 살짝 늘어지는 것은 아쉽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확인하는 지점이 대충 영화가 시작을 하고 40분 정도 지난 시간이었거든요. 그 시간 동안 큰 이야기가 없이 관객을 집중 시킨 채로 앞으로만 나아간다는 게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그 힘을 다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사냥이라는 하나의 소재만을 가지고 이런 미친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참 대단하게 보입니다. 갇힌 공간. 그리고 살인. 그 안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심리 같은 것도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거든요 도대체 이런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산에서 우연히 금맥을 발견한 노파, 그리고 그 금을 둘러싸고 자신들이 가지고자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 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냥]은 정말 엄청난 무게를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엄청난 무게는 배우들을 만나서 더욱 어마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채로 스크린에 표현됩니다. 특히나 영화가 진행이 되면서 인물들의 감정이 천천히 변화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놀랍습니다. 다소 뻔한 부분까지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속도를 지닌 채로 달려나갑니다.
‘안성기’는 15년 전 사고로 인해 죄책감을 가진 노인 ‘문기성’을 연기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안성기’ 배우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그는 제대로 노인의 연기를 선보입니다. 그런데 노인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몸을 한 채로 산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양순’을 구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나칠 정도로 선하기만 한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너무 선한 인물이라서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서 이렇게 어설프게 행동하는 것 같은데 그의 선의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꽤나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후반으로 가면 다소 짐승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안성기’이기에 이 모든 연기가 납득이 가는 것 같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단조로운 평범한 캐릭터가 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조진웅’은 돈에 집착하는 쌍둥이 형제 ‘박동근’과 ‘박명근’을 연기했습니다. 두 캐릭터는 초반에는 다소 다른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촬영하는 것이 복잡했는지 함께 출연하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형제의 캐릭터는 비슷해지는데요. 오직 돈을 밝히는 인물이라는 점이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요. 다른 인물들이 심리적 변화를 겪는 것과 다르게 ‘조진웅’의 캐릭터는 점점 더 이성을 찾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상황을 모두 다 수습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애초부터 악마로 그려지는 캐릭터죠. [끝까지 간다]에서 보여주었던 악역의 이미지와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악랄하게 행동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을 전혀 망설이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한예리’는 모자라지만 선한 ‘김양순’을 연기했는데요. 마치 [웰컴 투 동막골]에서 ‘강혜정’이 맡았던 캐릭터 같습니다. 그런 만큼 다소 뻔하게도 보일 수 있는 캐릭터였는데 이것을 뻔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오직 ‘한예리’가 가지고 있는 연기력 덕분입니다. ‘한예리’ 배우는 두 캐릭터의 차이를 만들어내는데요.조금 모자라지만 그와 다르지 않게 신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다소 민폐 캐릭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켜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고 있다는 점 등이 그랬죠.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단조로워지고, 어딘가에서 본 것은 여성 캐릭터가 되는 것 같은데, 이것을 촌스럽지 않게 연기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단조로워지고 역할이 작아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말 좋은 캐릭터였습니다.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이 폭발하는 영화로 영화를 보는 내내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배우들이 이렇게 엄청난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더 놀란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평소에 연기를 그다지 잘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던 젠틀하기만 했던 ‘권율’ 배우의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그 동안 다소 몸을 사리면서 조심스럽게만 연기를 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고 꽤나 적극적으로 연기하더군요. ‘박병은’ 배우는 [암살]에서 보였던 것에 이어서 다시 한 번 악랄한 존재를 연기해고요. 배우들이 90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웁니다. 특히나 그 산 안에서 서서히 심리가 변화하고 편이 바뀌는 것 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돈이라는 것을 한 가운데 두고 모두가 악마가 되어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거든요. 이렇게 섬세하게 인물의 심리가 변할 수 있다니. 마치 [해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아쉬운 모든 부분을 채워주는 배우들의 연기가 있기에 더욱 좋았고요. 이런 류의 영화를 만날 수 없었기에 신선한 영화를 만나는 것도 좋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력 폭발을 만날 수 있는 경험 [사냥]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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