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방] 라포르
스트립 걸을 상담하는 심리 상담가. 그는 그녀를 상담하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는데요. 꽤나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특히나 심리 상담가가 누군가를 치유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그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를 상담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는 거죠. 물론 [라포르]는 그렇게 친절한 느낌의 책은 아닙니다. 기억을 마구 더듬으면서 여기저기로 나아가는데 그 느낌이 꽤 묘합니다. 특히나 누군가를 치유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결국 자신의 치유를 위해서 움직인다는 것이 독특한 느낌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 마음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꽤나 단조롭게 보이는 책인 것 같은데, 읽다 보면 뭔가 묘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독자가 점을 찍어야 할까 쉽게 파악이 되지 않는 책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이리저리 혼란을 겪으면서 흔들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설이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가장 간단하기도 합니다. 결국 거기에 사람의 심리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죠. 자신의 내면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심리 상담가. 그의 미련 같은 것이 소설의 전반에 고스란히 묻어나서 보여집니다. 누군가의 심리를 보면서 그녀를 자신과 동일시하기까지 하고 그녀를 지키겠다고 하는 순간. 그리고 거기에 엮인 사건 등을 바라보다 보면 저절로 푹 빠지게 됩니다. 애초에 그리 어려운 느낌의 책도 아니지만 사건이 진행이 되면서 점점 더 푹 빠지게 됩니다.
다만 그다지 친절한 느낌의 소설이 아니다 보니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부분이 가볍게 넘어가는 것 같은 부분도 있습니다. 소설은 사건 전체를 한 번에 조망하지 않습니다. 독자는 사건 전체를 보기 보다 주인공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바라보면서 그의 이야기를 따라야 하는 것이 전부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그다지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꽤나 인물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했습니다. 게다가 독자들은 주인공과 같은 한정된 정보만을 갖고 있으니 도대체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쉬이 파악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독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까지 혼돈을 주는 느낌은데 이게 꽤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마지막까지 푹 빠져서 읽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 어려운 문체가 아닌 데다가 빠르게 읽히는 편이니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한 소설이 아닙니다. 게다가 인물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들어가는 만큼 그리 어려운 소설도 아닙니다. 상담을 해나가면서 심리가 변화하는 주인공을 보는 것도 주의해서 볼 부분입니다. 누군가를 상담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심리도 불안한 주인공이 천천히 자신이 흔들리는 부분을 다잡아 가는 것. 그리고 하나의 결심을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까지 보여주니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지거든요. 그리 많지 않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 적은 수의 인물마저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소재이니 더더욱 소설을 쉽게 이해하고 책장이 넘어가게 만듭니다.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독특한 느낌의 소설 [라포르]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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