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부산행,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최고의 영화
장르 영화로 기대했던 [부산행]을 보고 이렇게 오열하듯 울게 될 줄이야. [부산행]의 매력은 미친 듯 쫓아오는 좀비에 대한 공포에 있는 게 아니었다. 리얼리티. 사실적인 그 분위기. 우리 정부가 보여주었던 재난 상황에서 그 무능력함들이 고스란히 [부산행] 속에서 살아난다. 그리고 그 공포와 현실감은 많은 것을 떠오르게 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라거나, 세월호 속의 어떤 아픔을.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싸구려 가족 영화 아니야? 라는 의심을 할 필요는 없을 거다. 가족이 있기는 하지만 대충 천 만을 놀리는 그런 류의 영화는 아니니까. 좀비들이 달려오는 상황에서 그들이 움직이는 힘은 물론 가족이기는 하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 있지는 않다. 그 사실적인 좀비들. 그 공포. 그 모든 것이 [부산행]에 존재한다. [부산행]은 그저 살고자 하는 욕망만이 가득하다.
너무나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KTX라는 공간을 실제처럼 느끼게 하기에 [부산행]은 더욱 공포스럽다. 과연 우리가 저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뭘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르게 달리는 열차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게다가 정보 마저 통제가 되는 상황이니. 유언비어를 처벌한다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과연 무엇을 믿고 무엇을 알아야 할까?
게다가 좀비 역시 어쩌면 이렇게 무서운지. 무슨 좀비가 그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맹목적인 살육만 하는 [부산행] 속의 좀비들은 다른 영화의 좀비와 결이 다르다. 무슨 좀비가 그렇게 빠르게 달리는 건지. 바로 목을 향해서 달려드는 그들은 쉽게 죽지도 않는다. 죽지도 않는 좀비들을 싸워서 이겨야 하는 마음이 어떤 마음일지. 그리고 거기에 갇혀 있는 공포가 무엇일지 사실적으로 그린다.
그래도 좀비 자체가 무섭긴 하지만 포인트가 아니니 무서운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사람답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니까. 영화에서 사람답지 못한 사람과 끝까지 사람이고자 하는 사람은 명확하게 갈리게 된다. [부산행] 볼까 말까 망설인다면 보시기 바란다. 재밌다.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영화와 수다 http://blog.naver.com/ksjdo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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