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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한 아이스크림

권정선재 2016. 8. 9. 17:42

[맛있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한 아이스크림

 

Good 할리 퀸만 보면 좋아

Bad -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보다 재밌겠지?

평점 - ★★★☆ (7)

 

남들이 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이하 [배대슈])를 욕을 할 때도 저는 그 영화를 열심히 홍보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그게 안 됩니다. 이렇게 아쉬운 영화라니. 이렇게 텅 비어 있는 영화라니 말이죠. 저어도 [배대슈]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를 궁금하게 만들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고대하게라도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들. 그리고 앞으로 저스티스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게 되는 것인지 같은 부분 말이죠. 게다가 말도 안 될 정도의 빌런도 등장시키면서 거대한 파괴도 가능하게 하고 여기에 원더우먼역시 긴장감 넘치게 합류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캐릭터가 민폐만 끼치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어가고 남성을 압도할 정도의 힘을 가진 멋있는 존재라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그렇지 못합니다. 여성의 캐릭터는 지나치게 제한적일뿐더러, 악역입니다. 의지가 약하고 모든 문제를 일으키거나 또는 악하기만 하죠. 영화에서 모든 히어로는 남성이고 여성을 구하는 것도 남성입니다. 나쁜 놈으로 더 나쁜 놈을 구하는 새로운 히어로들의 등장이기는커녕 여자는 남자가 구해야 해! 라는 구시대적 발상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분위기는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초반 캐릭터를 소개하는 부분까지도 괜찮았습니다. 마블처럼 드라마와 영화가 같은 세계관을 공유했더라면 굳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겠지만 영화만의 새로운 선택이니 이 부분은 납득이 갈 거였습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디아블로의 모습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진 그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는 역할이나 느끼는 감성 등도 말이죠. 하지만 영화는 전혀 새롭지 않은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그냥 스타일리쉬할 것 같은 영상을 몇 번 보여준 다음에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그나마 관객들이 웃을 수 있는 부분들도 이미 예고편을 통해서 모두 만난 것이 전부죠. 이 상황에서 새로운 영화를 생각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영화에서는 그 어떤 캐릭터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보이는데 이것도 제대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너무 어둡기까지 하니 뭔가 제대로 된 액션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배대슈]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해야 할까요? 훨씬 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토록 심심할 수 있나 싶었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관객의 기대를 완벽하게 무시하는 영화였습니다.

 

딱히 인물에 대한 평을 남길 것도 없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좋았지만 스토리 안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할리퀸마고 로비가 사랑스러운 것이 전보였다고 할까요? 아무리 조커자레드 레토가 훌륭한 연기를 선보여도 그게 돋보일 겨를이 없습니다. 이토록 심심한 조커가 나올지 몰랐습니다. ‘자레드 레토의 웃음은 너무나도 완벽했습니다. 그는 충분히 소름이 돋았으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역할이었죠. 하지만 영화는 이 모든 캐릭터를 제대로 버무리지 못했습니다. 이 제대로 버무려지지 않은 이야기 안에서 배우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영화는 지나치게 심심한. 심지어 다음 편이 궁금하지도 않은 영화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배대슈] 같은 경우에는 엄청난 떡밥을 풀어놓으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될지 궁금했지만,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그럴 여유 같은 것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영화에서 나오는 악당들이 정말로 나쁜 놈이 맞나? 라는 생각도 자꾸만 들게 했고요. 관객을 한 번에 설득하지 못한 만큼 영화는 너무 심심하게 다가오는 것 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코믹 원작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앞으로의 시리즈도 보겠지만 이런 식의 영화라면 다시 한 번 실망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예고보다도 못했던 [수어사이드 스쿼드]였습니다.

 

2008200920102011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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