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제이슨 본, 새롭지는 않지만 익숙하지만 좋은
Good – 쉬지 않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완벽하게 새로움을 바라는 사람
평점 - ★★★★ (8점)
다시 돌아온 [제이슨 본]은 처음 첩보물을 봤을 때의 신선함을 없지만 익숙해서 좋은 영화였습니다. ‘제이슨 본’ 이 자신의 진짜 정체인 ‘데이빗 웹’에 대해서 쫓아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원톱 영화로 이렇게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영화는 우직하게 ‘제이슨 본’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진행하는데요. 이전과 다르게 스스로 내린 미션을 해결해야 하는 ‘본’을 따라가는 것은 흥미로운 편입니다. 특히나 관객은 ‘본’과 마찬가지로 제한적인 정보만을 안 채로 그의 행보를 따라가야만 합니다.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는 것인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싸움 등은 [제이슨 본]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매력입니다. 영화가 진행이 될수록 관객들에게도 하나씩 힌트를 주면서 더 많은 것을 향해서 나아갑니다. 여태까지 [본] 시리즈를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가장 기분 좋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제이슨 본]은 ‘본’이라는 인물의 과거에 대해서 파헤칩니다. 이전보다 거대한 어떤 것과 싸우는 맛은 줄어들었지만 스스로와 싸운다는 점에서 가장 독특했습니다. ‘제이슨 본’이라는 이름과 가장 어울리는 영화였습니다.
[제이슨 본]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영화가 쉬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전의 시리즈에서 숨겨둔 모든 이야기를 해결한다는 점 때문일 겁니다. 새로운 미션이 없는 ‘본’은 쉴 겨를이 없으니까요. 게다가 특별한 조력자가 존재한다거나, 엄청난 기술이 도와주는 것도 아니니, [제이슨 본]이 더욱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오롯이 맨몸으로 모든 것을 소화해야 하고, 모든 것을 마주해야만 하는 것이니까요. 날 것이 주는 생생함보다 더 강한 것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제이슨 본]이 바로 그 지점을 제대로 저격한 거죠. 날 것 그 자체의 재미. 그래서 몸으로 부딪치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이게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히어로처럼 절대로 다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좋습니다.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흔들리기도 하고,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는 그 지점. 바로 인간처럼 보이는 그 저짐이 ‘제이슨 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겁니다. 사실 너무 완벽하기만 한 히어로를 보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거든요. 그럴 거면 진짜 슈퍼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말겠죠. 적당히 한계도 있는 데다가 약점도 있고 흔들리기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그를 지켜보게 만듭니다. 이야기의 쉼표가 없다 보니 집중력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켜보게 만듭니다.
‘맷 데이먼’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왜 죽어야만 했던 것인지 왜 기억을 잃은 것인지를 파헤치는 ‘제이슨 본’을 가장 완벽하게 연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간에 스핀오프처럼 끼어있는 [본 레거시]도 사랑하지만, ‘멧 데이먼’만이 갖고 있는 어떤 매력은 그 누구도 이길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젠 다소 나이가 들어서 이전처럼 세련된 무언가를 할 수는 없지만 그 나이가 들어있는 몸으로 액션을 해나간다는 것이 더 매력적입니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안한 눈빛 같은 것. 그리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향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사실 캐릭터 자체는 그다지 특별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캐릭터로 보이기도 하고 잃어버린 자신의 과거를 찾는 것은 다른 첩보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제이슨 본’이 가장 특별한 이유는 자신의 과거를 제대로 찾기 위해서라는 것.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이라는 것일 겁니다. 특히나 이번 편에서는 스마트폰 같은 것으로 이뤄준 실시간 감시 같은 것과 캐릭터의 조화가 아주 돋보였거든요. 게다가 특별하지 않을 캐릭터를 ‘맷 데이먼’이 연기한 것 역시 ‘제이슨 본’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 일조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아주 특별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 아주 특별하지 않은 것이 매력인 영화입니다. 첩보물을 보면서 답답하거나 그런 순간이 오는 것이 싫은데 [제이슨 본]에서는 그런 것도 없고요. 민폐를 끼치는 인물이 없는 것 역시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쉴 새 없이 달리는 이야기 안에서도 중간중간 유머를 잃지 않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할 수도 있었던 거구나 싶을 정도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기도 하고 예상도 하지 모하던 부분에서 유머가 툭 하고 나오기도 하거든요. 이 유쾌함 같은 것이 모두 [제이슨 본]을 풍성하게 만드는 부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오랜 시간 후에 돌아오는 시리즈인 만큼 기존 시리즈를 잊은 팬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 그 시리즈와 제대로 잇고자 하려는 의지 역시도 좋았습니다. 스토리가 막히지 않은 채 앞을 향해서 나아가는. 그리고 망설이지 않는 모든 부분이 좋았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확인하지 않게 하는 영화가 그리 많지는 않은데 [제이슨 본]은 시간을 보지 않게 만드는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그냥 앞을 향해서만 달리면서 첩보 영화 특유의 쾌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주거든요. 영화를 즐기면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제대로 된 첩보 영화 [제이슨 본]이었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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