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올레, 이것저것 다 섞인 잡탕 찌개
Good – 킬링타임 영화 찾는 사람
Bad – 이름 있는 세 배우인데 뭐가 있겠지?
평점 - ★★★ (6점)
예고편을 보고 대충 생각을 했던 그런 느낌 그대로 나온 [올레]는 중년의 판타지를 그리고 있는 것 같은 영화입니다. 제주라는 공간에서 뭔가 썸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약간 불편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저씨들의 판타지니까 그것까지는 어떻게 넘겨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너무 무섭습니다. 저렇게 나이가 들더라도 단순하게 행동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죠.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남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그런 멋진 어른이 되는 것은 요원한 일인가요? 결혼을 하지 않은 어른은 원래 다 저렇게 변하게 되는 건가요? 이건 정말 너무한 거 아닌가요? 제주도라는 장소에서 도대체 왜 찍었나 모를 정도로 [올레]는 제주도의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그냥 그 장소의 부정적인? 느낌만을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거기에 가는 젊은 남녀가 모두 짝짓기를 하고자 가는 게 아닐 텐데 말이죠.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단순히 성적인 섬으로만 그리는 건지. 그리고 세 친구의 이야기이다 보니 뭐 하나 제대로 이야기가 되는 것 없이 에피소드가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저씨들의 판타지. 그냥 딱 그 정도의 느낌은 무겁지는 않지만 너무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한 가지 괜찮았던 부분은 에피소드의 나열이 꽤나 촘촘하다는 것, 그래서 지루할 틈은 없다는 것 정도일까요? 하지만 지나치게 가벼운 에피소드가 영화의 전반에 흐릅니다. 메인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없이 서브가 되는 이야기들만 나열이 됩니다. 뭔가 중심이 될 것 같은 ‘신하균’의 이야기도 영화에서는 별로 비중이 없으니까요. 혼자서 바른 생활 다 할 것 같은 친구. 그리고 첫사랑에 미련이 있기는 한데 그냥 여기에서 끝입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가정을 꾸리는 친구. ‘오만석’도 적당히 호감을 갖기는 하지만 거기까지. 선을 넘지 않는 그냥 바른 생활입니다. ‘박희순’이 맡은 캐릭터는 오랜 생활 고시 준비만 하던 캐릭터인데 정말 변태 같은 캐릭터입니다. 나이가 들면 부끄러움은 없어지는 것 같은데, 그 상황에서 철이 들지 않으니 온갖 이상한 말이나 지껄이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거죠. 그냥 성행위를 하기 위해서 몰두하기만 하는 것 같은 캐릭터. 그리고 친구들에게 너무 편하게 대하는 친구입니다. 그래도 친구들이 좋으니까 그냥 두는 거지. 그렇지 않다면 누가 이런 녀석하고 친구를 해줄지 걱정일 정도입니다. 영화는 이런 친구들이 제주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첫사랑 이야기도 풀어내고자 하는데 꽤나 가벼운 에피소드 위주로 이어집니다.
중심적인 이야기가 없이 에피소드만 나열이 되다 보니까 지루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몰입도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캐릭터들은 다채롭게 등장하지만 그저 소모품으로만 등장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뭔가 반전이라고 주는 것 같기는 하지만 여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빤하게 눈치를 챌 것 같은 거짓말을 하는 캐릭터에게 속는 거도 우습고. 게하게하 하면서 뭔가 제주스러운 분위기를 내려고 하는데 그것도 별로 살아나지 않는 것 같고요. 게스트 하우스가 보통 밤에 파티를 하기는 하지만 너무 가볍게만 묘사를 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제주의 장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주 적은 비중이지만 신기하게 다가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까지 그 어디를 가도 상관이 없을 이야기입니다. 서울에 바로 올 수 없는 것을 위해서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거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쉽기만 합니다. 뭔가 조금 더 ‘신하균’ 캐릭터를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그의 목소리를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심되는 스토리가 있었더라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다 큰 어른들이 너무 유치하게 행동하는 것도 조금 달라졌으면 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죠. 가볍게 시간 떼우기는 좋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영화 [올레]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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