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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스포) 서울역, 맛집이라며?

권정선재 2016. 8. 17. 18:17

[맛있는 영화] 스포) 서울역, 맛집이라며?

 

Good - ‘연상호면 다 좋아

Bad - [부산행] 정도의 속도를 기대한다면?

평점 - ★★ (4)

 

[부산행]을 보고 프리퀄일 거라고 생각했던 [서울역]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건만, [서울역]은 그 재미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부산행]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영화입니다. ‘심은경이 맡은 캐릭터가 [부산행] 영화에서 가장 먼저 KTX에 탑승하는 여성 좀비일 거라고 생각을 했건만 그 좀비는 [서울역]에서 그냥 끝이 나버리고 마니까요. 그리고 [서울역]에서의 상황이 벌어졌더라면 절대로 [부산행]에서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기차를 타는 것도 불가능했을 겁니다. ‘연상호감독은 그 동안 기발한 시선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사람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재미를 전혀 보장하지 못하는 감독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인간 군상에 대한 숨겨진 무언가를 그려내지도 못할뿐더러, 뭔가 사회적인 의미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죠. 도대체 왜 이렇게 어설픈 영화를 만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부산행]의 빈 부분을 찾기 위해서 이 영화를 보시려는 분이라면 무조건 실망하실 것 같습니다. [서울역][부산행]의 빈 부분을 단 한 부분도 채워주지 못하는 그런 영화이니 말이죠. 흥미로운 한국형 시리즈 영화를 기대하던 사람에게 재대로 뒤통수를 날리는 영화였습니다.

 


 

 

  


    

그나마 연상호감독 특유의 사회성 반영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끝부분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이토록 답답하고 지루하게 영화를 풀어갈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 더욱 당황했습니다. [부산행]은 다소 지루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달리는 어떤 속도감이라도 있었지만, [서울역]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여성 캐릭터에 대해서 이토록 단순하게 그리는 것도 어이가 없습니다. 남성의 구원을 받아야만 살아날 수 있는 존재. 자신 혼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멍청한 존재로 그려놓습니다. 아니 2016년에 나온 영화에서 여성이 이런 식으로 밖에 그려질 수 없다는 게 너무 우습지 않나요? 여성은 주체적이고 남성을 거꾸로 구하는 애니메이션도 나오는 상황에서 말이죠. 게다가 좀비의 생동감 역시 영화에 비해서 너무나도 아쉽게만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쉽다고 말하는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토록 그들의 발성이 뭉개지고 제대로 들리지 않을 줄 몰랐습니다. 또렷히 들리지 않을뿐더러 어떤 생동감 같은 것도 느껴지지 않으니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기대를 하지 않고 봤더라면 다르겠지만 이미 [부산행]을 본 상황에서 이 영화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영화는 9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게 만듭니다.

 

한국적인 어떤 시리즈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던 [서울역]은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는 어떤 표본이 될 것 같습니다. [부산행]의 성공이 아니었더라면 과연 극장에 이렇게 많이 걸릴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자꾸만 드는 영화였는데요. 너무나도 길고, 늘어지는 스토리. 그리고 뭐 하나 또렷하게 행동하는 캐릭터들이 없다는 것이 [서울역]이 가지고 있는 큰 문제점일 겁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건드리려면 제대로 건드려야 하지만 영화는 아무 것도 건들지 못합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성상 더 상상력을 넘어서는 것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도 못하고 말이죠. 오히려 영화의 KTX 안보다도 더 협소한 장소를 만들어내고 어떤 긴박감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게다가 왜 이렇게 애니메이션이 헐겁게 느껴지는지. 후반부로 가면 뭔가 빈 틈이 자꾸만 보이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아무런 매력이 되지 못하니 영화는 더욱 더 아쉽고 산으로만 그는 느낌입니다. 이런 식의 콜라보가 잘 된다면 [신세계] 같은 것도 프리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절대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을 정도로 아쉽고 또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허술하게 만들어 빈틈이 너무나도 많던 기대하던 관객을 배신한 영화 [부산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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