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 멋진 누나들이 나타났다.
단순히 주인공의 성별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다른 의미를 지닌 영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더 놀란 영화가 [고스트 버스터즈]였습니다. 영화는 굉장히 복고적인 느낌을 풍기고 있고 전작과도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전작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고스트 버스터즈]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지 않고 기존의 관습을 비튼 채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들고 온 것인데, 그게 뭔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니 말이죠. 영화는 단순히 네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꾼 것에 그치지 않고 보통 섹시한 아이콘으로 사용 되는 금발의 백인도 남성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이게 주는 웃음 같은 것이 참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영화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모두 남성들입니다. 여성들은 오히려 더 용감하고 주저하지 않죠. 그리고 흔히 사람들이 남성에 비해서 가볍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우정 역시 전혀 가볍지 않습니다. 왜 그 동안 이렇게 멋진 여자들만의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궁금할 정도로 영화는 정말 완벽합니다. 캐릭터 중에서 버려야 하는 캐릭터도 없고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고 있는 멋진 여성들이기 때문이죠.
여성들이 뉴욕을 구한다는 상상에다가 실제로 사람이 사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까지 더해지니 [고스트 버스터즈]가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물론 원작만이 갖고 있는 그런 새로움 같은 것이 더해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가 뉴욕이라는 장소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그 가장 화려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만 하지 않고 어두운 곳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습니다. 도시의 가장 반짝이는 장소부터 가장 어두운 곳까지 말이죠. 그리고 전 편에서는 유령의 등장에 대해서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명확한 악역까지 정해놓으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주는 것 역시 좋았습니다. 뭔가 더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동시에 속편에 대한 계획까지 정해졌다고 하면서도 떡밥만 날리지 않는 것도 좋습니다. 한 편 안에서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가는 거죠. 다만 영화가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만큼 후반부로 가게 되면서 다소 집중력을 잃게 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지지 않으니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거죠. 게다가 유령에 대한 부분도 관객층이 넓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겠지만 귀엽지도 않고 생각보다 무섭게 그려지면서 애매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유령 이야기도 조금 더 풍성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시대에 맞는 이야기, 그리고 여성들의 등장만으로도 [고스트 버스터즈]는 볼 의미가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원작이 주던 어떤 신선한 충격 같은 것을 주지는 못하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무기들이 등장하고 생각보다 커다란 전투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 장면이 다소 평이하게 그려진 것 같습니다. 누나들도 멋진 액션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장면이 너무 적기 때문이죠. 하지만 숨겨진 남성 조력자에 의해서 그녀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 그리고 또다른 누군가의 구원자로 등장하고 악역이 맥락없는 여성이 아니라는 점만으로도 영화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괜찮은 소재와 괜찮은 의미를 부여한 영화가 후반부에 조금 더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몰입도를 높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영화가 마음에 들기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전투 장면에 있어서도 뭔가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 같고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크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와 의미는 가지지만 뭔가 아쉬운 [고스트 버스터즈]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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