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영화와 수다

[영화와 수다] [그물]과 [자백] 쌍둥이 영화

권정선재 2016. 10. 6. 21:48

[영화와 수다] [그물][자백] 쌍둥이 영화

 

전주 영화제에서 [자백]을 보고 너무 놀랐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니. 간첩이 아닌 자를 억지로 붙잡아서 간첩으로 만들려고 하는 그 무서운 현실에 답답했다. 이게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내가 살아오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는 조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이 더 두려웠다. 내가 믿는 민주주의라는 것이. 그리고 자유라는 것이 내가 아는 것과 너무 달라서 무서웠다.

 



 

 

  


  

그런데 [그물]을 보고 다시 놀랐다. 이 영화는 [자백]과 너무 닮았다. [자백]이 실체를 쫓아가는 현실을 지니고 있다면 [그물]은 그 피해자를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주는 영화였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그 잔혹함. 한 인간을 둘러싸고 구경이라도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그 너무나도 사실적인 것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것이다. 그 불편함은 영화를 두렵게 만든다.

 

우리가 아는 현실과 우리가 믿어야 하는 현실, 우리는 국가를 믿어야 하지만 믿을 수 없다. 국가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을 보여줄 따름이다. 정말로 국가가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보여주지 않는다. 물론 누군가는 숨길 것도 있다고 이야기를 할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면 국가에 혼란이 생긴다고. 그런데 그렇게 국민에 대한 자부심이 없는가? 국민을 믿지 못하는가?

 

[그물]이 그나마 [자백]보다 나은 이유는 이원근같은 이가 국정원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협심원? 이라는 조금은 무서운 존재에 그렇게 사람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 누군가를 끝까지 믿어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도 김기덕감독이 어떤 로망을 그리는지도 알 수 있었다. 물론 현실은 [자백] 쪽이니 두 편 모두 보고 현실과 꾸며진 상황을 보는 게 좋겠지.

 

영화는 꽤 속도감이 있고 가장 대중적이고 생각보다 잔인하지도 않으니 큰 걱정하지 않고 봐도 된다. 다만 혀를 끌끌 차는 상황이 다소 나오니 아주머니 관객들이 있다면 조심하시길. 그래도 휴머니즘 같은 부분에 최대한 신경을 쓴 영화다. 다만 초반부와 막판에 다소 안 친한 사이와 보기 민망한 장면이 있으니 이 부분만 주의를 하고 영화를 고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꽤 재미있다.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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