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고산자 대동여지도, 뭘 말을 하려던 걸까?
기대하지 않은 영화는 웬만해서는 재밌다. 그런데 [고산자 대동여지도] (이하 [고산자])는 기대도 안 했는데 너무 재미가 없었다. 정말 이렇게 재미없을 수가 있을까? 영화 자체가 너무 낡고 전혀 의미를 담고 있지 못한 그런 영화였다. 이런 옛날 같은 영화를 과연 왜 만든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 어색한 모든 것들. 영화의 한 부분도 마음에 들지 않기가 어려운데 참 대단한 영화다.
우선 [고산자]는 뭘 말을 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지도를 만드는 괴짜 ‘김정호’의 이야기를 보고 싶어서 극장에 갔건만 정작 영화에서 ‘김정호’는 제대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저 ‘김정호’를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만 그려지는데, ‘김정호’라는 인물이 너무 멍청하고 한심하다. 이 상황에서 영화는 정쟁도 다루고, 동시에 천주교 박해까지도 다루면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산만한 이야기 못지않게 문제인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미스 캐스팅이다. ‘차승원’ 배우가 이렇게 연기가 안 되는 배우였는지 몰랐다. 뭔가 기이한 연기. 과장되었고 너무나도 어색했다. ‘유준상’ 배우의 흥선군 역시 마찬가지. 뭔가 힘만 주는 너무 안일한 악역이다. 또 ‘김인권’ 배우는 누가 캐스팅한 건지. 그는 연기력과 상관없이 ‘남지현’의 파트너라는 사실만으로도 몰입을 깨뜨렸다.
여기에 최악의 CG는 정말 [고산자]를 망치는 또 한 부분이었다. 우리가 갈 수 없는 시대와 지역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인 만큼 그것에 대한 CG가 제대로 그려졌어야 했다. 하지만 CG는 너무나도 가짜 티가 나며 조악하고 조잡했다. 특히나 독도에 갈 적에 강치 떼. 그 같은 패턴의 반복. 진짜 그건 아니지 않은가?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에다가 썼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또한 낡은 유머까지 곁들여지니 [고산자]는 총체적 난국이다. 관객들 중 누구도 실소도 터뜨리지 않았던 ‘삼시세끼’ 드립에서부터 네비게이션 같은 이야기를 도대체 왜 한 건지. 그리고 시간 여행자도 아니면서 시간은 왜 이렇게 펄쩍펄쩍 뛰는 건지 모르겠다. 사극을 아주 좋아한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피해라. 명절에 가족끼리 볼 때 먼저 보자 하지 마라. 두고두고 회자될 거다.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영화와 수다 http://blog.naver.com/ksjdo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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