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고스트 버스터즈, 남성 우월주의자들은 꺼져
개인적으로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싫어한다. 모든 사람이라면 당연히 페미니스트이고, 일부 남성 우월자의자들이 이상한 거지. 굳이 페미니스트를 단어로 정의해서 공격하는 일부 남성 우월주의자들의 시선에 끌려가는 거 같으니까. [고스트 버스터즈]는 남성의 조력 없이 오롯이 여성의 힘만으로 극을 이끌어가고 뉴욕을 구하는 영웅이 나오는 독특한 영화다.
리부트가 되면서 단순히 성별만 바뀐 것인 데도 이렇게 다채롭게 다가올 줄 몰랐다. 당연히 유령을 보면서 비명을 지르는 것이 여자만일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도 멍청한 남자들을 통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금발의 남자 비서 등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도 제대로 비꼰다. 일단 남자의 도움 없이 뭔가를 한다는 것. 그리고 여성의 멋진 우정 같은 것도 참 매력적이다.
남성 영웅의 시대에 여성들은 조력자이거나, 혹은 민폐만 끼치는 존재였지만 [고스트 버스터즈]는 다르다. 이토록 매력적인 누나들이라니. 게다가 이 누나들은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리더를 정하거나 하는 이상한 짓도 하지 않는다. 그냥 친구들이고 서로 다 같이 이상한? 짓을 한다. 괴짜들이기는 하지만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이 누나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담에 안 반할 수 있겠나?
특히나 그런 어설픈 로맨스가 끼어들 틈이 없다는 것도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보통 남자가 주인공인 영화에서는 여자들이 반해서 막 안아주고 그러는데 그런 게 없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아니 여자들이 무슨 아메바도 아니고 고작 그런 이유로 사랑에 빠질 수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속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누나들 다시 보고 싶으니까.
꽤나 유쾌하고 원작을 잘 살렸으면서 약간 으스스하기까지 한 이 영화처럼 사랑스러운 영화는 오랜만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서 버려야 할 캐릭터도 보이지 않는다. 그 어떤 캐릭터도 극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오롯이 앞을 향해서 나아간다. 물론 여전히 흑인은 웃음을 담당하기는 하지만, 금발의 백인 남자가 더 멍청하게 나오니 인종 차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영화 보는 남자 권 군 ksjdoway@naver.com
영화와 수다 http://blog.naver.com/ksjdo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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