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의 시간[완]

[로맨스 소설] 우리의 시간 [33장.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준비]

권정선재 2016. 10. 13. 01:18

33.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준비

오빠도 저 좀 그렇죠?”

내가 왜?”

 

우리의 물음에 선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그렇잖아요. 재필이랑 헤어진 지 언제라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 오빠가 보기에 안 좋죠?”

인연이라는 게. 오래 만난다고 되는 게 아닌 거 같아.”

 

선재는 엷은 미소를 지은 채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오래 만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인연이 아니라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는 거야. 그리고 오래 만난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때라는 거에 제대로 맞게 된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 거고.”

그래도 너무 짧잖아요.”

뭐래?”

 

선재는 우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저었다.

 

서우리 양. 그런 생각 하지 말지? 네가 그러면 나는 정말 네 말처럼 그렇게 이상하게 보일 거 같으니까.”

오빠. 고마워요.”

 

우리의 대답에 선재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서점을 바라보며 가만히 숨을 크게 쉬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솔직히 임재필 그 자식은 너랑 만나면서 다른 여자들에게 흘리고 다닌 게 있는데. 도대체 네가 왜 미안해 해야 하는 거냐? 그런 거 아니야.”

그래도 미안하죠.”

아니래도.”

 

우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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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주셔도 돼요. 오빠. 저 예전에 오빠가 보던 그 고딩 아니거든요. 이제 저도 돈 잘 벌어요.”

. 대박집 사장님이다.”

 

선재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우리는 입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재는 가볍게 우리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상한 생각하고 가게 안 오면 안 된다.”

. 알겠습니다.”

 

우리는 장난스럽게 경례를 덧붙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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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습니까?”

아니요.”

 

정식이 카페로 뛰어 들어오자 우리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왜 뛰었어요.”

서우리 씨가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뛰지 않고 되겠습니까? 서우리 씨가 기다리고 있을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요.”

책 읽고 있었는데요.”

책도 읽습니까?”

 

정식의 장난스러운 물음에 우리는 입을 내밀었다. 정식은 미소를 지은 채로 우리의 앞에 앉아서 테이블에 엎드렸다.

 

진짜 힘드네요.”

일이 요즘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평범한 직장인이 뭐 방법이 있겠습니까? 회사에서 일을 시키면 그냥 해야지. 그래도 일이 없는 거 보다는 낫죠. 그래도 내가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이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니까요.”

지쳐보여요.”

 

우리는 조심스럽게 정식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정식은 그녀의 손길을 느끼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좋다.”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 무리하지 않을게요.”

 

정식은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로 한참을 그 자세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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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기다린다고 했나?”

 

다음 날도 정식은 우리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만 남긴 채 회사에 남았다. 하지만 선재가 사준 책을 다 읽어도 정식은 오지 않았다.

 

일이 너무 많은가 보네.”

 

우리는 볼을 부풀리고 휴대전화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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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리 씨.”

?”

 

우리는 놀라서 눈을 떴다. 정식이 미안함이 가득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입가를 대충 훔쳤다.

 

언제 오셨어요?”

그렇게 피곤하면 먼저 가죠.”

아니에요.”

 

우리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팀장님하고 같이 가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그냥 잠시 눈을 좀 감고 있으려다가 이렇게 된 거예요. 그런 표정 짓지 마요.”

 

정식이 울상을 짓자 우리는 그의 얼굴에 손을 가져갔다. 정식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다가 잠시 망설이는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주말에 시간 좀 내는 게 이렇게 어렵습니다.”

? 주말에 시간은 왜요?”

그래도 서우리 씨랑 연애라는 걸 하는데. 너무 내가 바쁘기만 한 거 같아서요. 주말이라도 시간을 좀 내고 싶은데 이게 이렇게 힘들어요.”

 

그러니까 지금 정식의 이야기는 정식이 이렇게 무리를 하는 이유가 우리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정식의 말에 우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누가 그러라고 했어요.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서 사람을 미안하게 만들어요. 안 그래도 되는 건데요.”

내가 서우리 씨랑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그럽니다.”

 

정식은 가만히 미소를 지은 채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잔뜩 볼을 부풀린 채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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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연수?”

왜 그렇게 놀라?”

아니.”

 

은화는 헛기침을 하고 우리를 살폈다.

 

왜 조실 언니 아들이 매일 자기가 운전을 한다고 너에게 뭐라고 하디? 그래서 너보고 운전이나 하래?”

아니.”

 

은화의 목소리가 점점 빨라지자 우리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정식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그냥 미안해서 그래. 그리고 내가 면허가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데 그걸 써야 하는 거니까요.”

나는 너 운전 안 했으면 좋겠어.”

 

은화는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운전 그게 얼마나 무서워? 요즘에는 본인이 아무리 안전하게 운전을 하더라도 미친 것들이 와서 들이 받으면 답이 없더라. 엄마는 네가 그렇게 위험한 거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지 마. ?”

엄마. 괜찮아요.”

 

우리는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화는 한숨을 토해내고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하긴 네가 언제 내 말을 들었어? 그래도 조실 언니 아들에게는 부탁 하지 마라. 원래 그게 사귀는 사람 싸우는 1순위야.”

저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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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괜히 시간 빼앗는 거 아니지?”

괜찮아.”

 

기연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가볍게 자신의 차를 두드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기본적인 건 알지?”

당연하지.”

 

우리는 힘을 주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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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다 잊었구나?”

그러니까.”

 

하지만 10분도 되지 않아서 모든 실력이 다 드러난 우리였다. 기연은 입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너 애인한테 배우면 진짜 안 되겠다.”

그렇지?”

 

우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혀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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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혼은 좀 어때?”

너도 결혼하고 싶어?”

?”

 

우리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기연은 낮게 웃더니 고개를 흔들고 가만히 빨대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고. 그래도 일단은 좋은 게 더 많아.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도 약속을 잡아야 하는데. 그런 거 없어. 언제나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집에 있다는 거니까.”

그렇구나.”

 

우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식과 함께 산다는 생각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너 정말 좋아하는구나?”

? 아니 그러니까. .”

 

우리는 기연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기연도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야 네 표정이 편해보인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너에게 잘 해주고 있나봐?”

.”

 

우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운 사람이었다. 다른 누구에게도 받은 적 없는 사랑을 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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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리 씨가 왜 거기에 앉습니까?”

제가 운전하려고요.”

 

정식은 미간을 모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서우리 씨가 운전을 할 수 있는 겁니까?”

당연하죠.”

 

우리의 자신만만함에 정식은 여전히 묘한 표정을 지으며 차에 탔다. 그리고 바로 안전벨트를 매더니 손잡이를 꼭 잡았다.

 

저 보험 비싼 거 아닙니다.”

누가 뭐래요?”

 

우리는 입을 쭉 내밀고는 엄지를 들고 씩 웃었다.

 

그럼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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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세 배 걸렸습니다.”

내일은 더 잘 할 거라고요.”

 

우리의 대답에 정식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서우리 씨가 지금 나를 배려해서 이러는 건 알지만 개인적으로 서우리 씨가 그렇게 행동을 하는 게 조금 불안한데요?”

뭐라고요?”

 

우리가 발끈하자 정식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는 입을 쭉 내밀고 그를 노려보다가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버렸다. 정식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 우리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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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이 조금 더 바빠질 겁니다.”

 

정식의 말에 직원들은 모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식은 잠시 그 시선을 즐기다가 씩 웃었다.

 

지난번에 염소망 씨가 낸 기획안이 통과가 되었습니다. 새 브랜드 런칭과 기업 이미지 향상을 위해서 다 노력해야 할 겁니다. 염소망 씨.”

 

정식은 소망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소망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진심을 다해서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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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제 어머니 보는 거 괜찮죠?”

.”

 

우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이라면 괜찮을 거였다. 그러니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 같았다.

 

압박을 주는 거라면.”

그러지 마요.”

 

정식이 무슨 말을 덧붙이려고 하자 우리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팀장님이 괜히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제대로 선택을 한 건가? 그런 고민이 들게 되니까요. 그냥 잘 했다. 이렇게만 해주세요. 그러면 아무런 걱정 없이. 그냥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알겠습니다.”

 

정식은 조심스럽게 우리의 손을 쥐었다.

 

고맙습니다.”

뭐가요?”

그런 결심을 해줘서.”

 

우리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흔들었다. 정식이야 말로 고마웠다. 정식은 손에 힘을 조금 더 세게 쥐었다. 그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우리에게 어떤 믿음 같은 것을 주는 기분이 들었다.

 

좋아해요.”

 

정식은 놀란 듯 우리를 바라봤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허리를 숙였다.

 

좋아합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서로의 모든 것이 따뜻하게 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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