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지독한 연애[완]

[로맨스 소설] 지독한 연애 [25장]

권정선재 2016. 11. 7. 13:51

25

네가 왜 여기에 있어?”

그러게.”

 

백현의 차가운 물음에 서운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도대체 왜 여기에서 당신을 기다리다가 그런 식의 질문을 들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곘다.”

가지 마.”

 

서운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백현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서운은 아랫입술을 꼭 물고 그런 백현을 응시했다.

 

이거 놔.”

가지 마.”

당신 지금 추해.”

 

서운의 차가운 말.

 

술은 진탕 취해서 뭐 하자는 거니? 아직도 술 냄새가 코를 찔러. 그러니까 얼른 씻고 출근해. 강 기사가 올 거야.”

그래.”

 

백현은 서운을 붙잡던 손에 힘을 풀었다. 서운은 그런 영재를 한 번 더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갈게.”

 

백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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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다녀오는 길이야?”

네가 알아서 뭐하게?”

한서운!”

 

서운이 자신을 지나서 들어가려 그러자 동우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서운은 차가운 눈으로 동우를 노려봤다.

 

이거 놔.”

놓을 수 없어.”

도대체 네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나에게 이러는 거니? 네가 도대체 뭐라고? 이거 놓지 않을래?”

나는 네 애인이야.”

애인?”

 

서운은 코웃음을 치며 동우를 노려봤다. 그리고 동우를 밀어내고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동우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얘기 좀 해.”

출근해야 해.”

한서운.”

걱정하지 마.”

 

서운은 동우의 눈을 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동우는 침을 꿀꺽 삼키고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며 그녀의 손을 놓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안 잤어.”

 

서운은 밝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한숨을 토해내고 혀로 아랫입술을 적셨다.

 

백현. 그 사람이 그저 술을 많이 마셨기에 어제 밤에 간호를 한 게 전부야. 그러니까 걱정을 하지 마.”

간호?”

그래.”

 

동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서운은 얼굴에서 표정을 지우고 물끄러미 동우를 바라보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꺼져.”

 

동우는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켰다. 서운은 그런 그를 노려본 후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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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왜 그래?”

죄송합니다.”

 

자신의 물음에 사과로 대답하는 영재를 보며 백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보나마나 누가 한 것인지 뻔했다.

 

유나은 어디에 있어?”

죄송합니다.”

젠장.”

 

결국 유나은은 그가 손에 갖고 이쓴 것을 하나하나 부수고 있는 거였다. 그나마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것도 꼴도 보기 싫은 거였다. 하여간 마음에 안 드는 것이 가득한 여자였다.

 

일단 식품 회사로 가지.”

아침에 회의가 있으십니다.”

어차피 사표를 냈어.”

사장님.”

 

영재의 단호한 목소리. 백현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영재가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뭔가 다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마.”

고맙습니다.”

 

백현은 한숨을 토해내며 혀로 이 안쪽을 훑었다. 불쾌했다. 마치 뭐가 가득 끼어있는 기분. 역겨웠다.

 

일단 회사로 가지.”

.”

 

백현은 영재가 열어주는 차에 올라타며 미간을 모았다. 친구. 강 기사가 친구라면 뭔가 달라야 했다.

 

강 기사 과가 뭐라고 했지?”

?”

 

영재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로 뒤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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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라니.”

 

나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결국 백현이 서운을 돌려받지 못하자 다른 수를 쓴 것이었다.

 

건방져.”

 

나은은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 나도 방법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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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

아버지.”

안 돼.”

 

나은의 이야기를 듣던 유 회장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네가 생각을 하기에 그게 말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게냐? 절대로 안 되는 일이다. 한 비서는 이제 내 사람이야. 네 마음대로 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게다.”

아버지 딸 그러다 죽어요.”

 

나은의 미소에 유 회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의 말이 그저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 회장은 심호흡을 했다.

 

도대체 너는 뭘 바라는 거냐?”

백현.”

 

유 회장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가만히 나은을 보더니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봤다.

 

더 이상 너를 내 딸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아버지.”

 

나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감정의 동요에도 불구하고 유 회장은 그저 덤덤할 따름이었다.

 

내가 도대체 언제까지 네 말을 모두 들어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게냐? 나는 이제 너에게 지치고 있어. 태화의 일에 있어서도 너는 내 말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데 도대체 왜 나는 너의 모든 말을 들어줘야 하는 게냐!”

아버지니까요.”

 

나은의 대답. 유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그의 차가운 표정에 나은은 무언가에 상처를 받은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저에게 왜 그러시는 건데요?”

너야 말로 왜 그러는 거냐?”

한서운을 달라고!”

 

나은이 고함을 지르자 유 회장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은아.”

그 계집만 없으면 돼. 그 계집만 죽으면 백현은 나에게 돌아올 거예요. 아버지. 제발. 제발 나에게 줘요.”

싫다.”

 

유 회장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 상황에서 나은에게 서운을 넘겼다가는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네가 그렇게 고집을 부린다면 나는 한 비서를 더 높은 자리에. 아니지. 다시 백 사장에게 줄 수밖에 없어.”

아버지.”

그러니 그만 하거라.”

 

나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어색하게 웃었다.

 

정말 저에게 왜 이러세요?”

유나은.”

저에게 왜 이러시는 거냐고요.”

 

나은이 평소와 다르게 감정을 터뜨린 채로 행동하자 유 회장은 한숨을 토해내며 그녀를 노려봤다.

 

침착해.”

이 상황에 어떻게 침착해요. 도대체 왜 나 빼고 전부 다 그 여자 편인 거야. 한서운이 뭔데? 그 여자가 도대체 뭔데? 한서운이 도대체 뭐라서! 도대체 뭔데? 다들 그 여자를 편을 드는 거야.”

나는 네 편을 드는 거다.”

제 편이요?”

그래. 네가 더 망가지지 말라는 거다.”

 

유 회장의 말에 나은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거짓말.”

 

나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차가운 눈으로 유 회장을 노려봤다.

 

아버지의 모든 걸 망가뜨릴 수 있어요.”

나은아.”

유태화까지도.”

 

유 회장은 침을 삼켰다.

 

한서운 나에게 줘요.”

그럴 수 없다.”

 

나은도 꽤나 단호한 상황이었지만 그 못지 않게 유 회장 역시 단호한 상태였다. 나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도대체 왜 내가 바라는 건 다 될 수가 없는 건데요? 나는 그저 백현. 백현 그 사람 하나 갖고 싶다는 건데. 내가 뭐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뭔가 다른 것을 바라기를 했어? 나는 오직 그 사람 하나. 백현. 그 사람 하나. 겨우 그 사람 하나 가지겠다는 건데 뭐가 그렇게 어려워요.”

사람이라는 게 어려운 거다.”

 

유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나은은 고개를 흔들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결국 아버지도 같아.”

나은아.”

다 내 편이 아니지.”

 

나은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그대로 회장실을 나가버렸따. 유 회장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어리석은 것.”

 

유 회장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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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기사가 비서가 되었다고요?”

.”

 

영재의 대답에 서운은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이게 아마 백현이 할 수 있는. 가장 많은 그녀에 대한 애정에 대한 표현일 거다.“

 

정말.”

왜 그러십니까?”

아니에요.”

 

영재가 자신을 보면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서운은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굳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는 없었다.

 

백 사장님의 사표는 그래서 어떻게 된 거죠?”

저도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일단 유예.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단은 유예하기로 하신 모양입니다.”

유예.”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녀의 모든 것을 걸어서 백현을 그 자리에 올려둔 거였다. 백현이 그 자리를 포기한다면 그녀가 노력한 모든 것이 사라지는 거였다. 절대로 그런 일이 만들어져서는 안 되는 거였다.

 

고마워요.”

?”

다 고마워요.”

 

영재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자 서운은 밝게 웃었다. 그런 서운의 밝은 모습에 영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웃을 수도 있는 분이셨습니까?”

. 그러게요.”

 

서운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운이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자 영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 무섭게 게시라는 게 아니라. 아니 무섭다는 게 아니라.”

나는 강 기사, 아니 강 비서는 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다르네요.”

한 비서님은 다르십니다.”

그래요?”

 

서운은 어색하게 웃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다 멀리서 나은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숨을 들이켰다.

 

지금 내가 유 사장하고 만난 거 절대로 백 사장에게 말하지 마요.”

.”

 

잠시 나은을 보던 영재는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