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의 시간[완]

[로맨스 소설] 우리의 시간 [그리고 우리의 사정 2]

권정선재 2016. 11. 9. 17:26

[현재]

우리 더 늦으면 못 나가요.”

그럼 여기에 있죠.”

 

우리가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식은 그녀의 팔을 잡고 다시 자신의 품으로 잡아끌었다.

 

예매했잖아요. 연극이라서 그거 취소도 안 되는데. 지금 안 나가면 진짜로 못 볼 수도 있다니까요?”

아 싫은데.”

 

정식이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자 우리는 가볍게 그의 가슴을 때렸다. 정식은 입을 쭉 내밀고 울상을 지었다.

 

정말 갈 거예요?”

.”

너무해.”

팀장님이야 말로 너무해요.”

 

우리의 대답에 정식은 자리에 앉아서 이불을 모두 걷었다. 나체로 자신을 보는 정식에 우리는 미간을 모았다.

 

뭐 하는 거예요?”

이런 걸 보고도 나가는 거예요?”

미쳤어.”

 

우리는 창문을 보면서 재빨리 정식의 가슴을 때렸다. 정식은 울상을 지으면서 옷을 다시 걸쳤다.

 

정말 너무하네.”

 

우리는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며 머리를 묶었다. 정식은 우리에게 다가와 그녀를 뒤에서 꼭 안았다.

 

좋다.”

얼른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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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진짜 좋다.”

앞으로 자주 나와야겠네요.”

정말이죠?”

정말입니다.”

 

우리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정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정식의 손을 잡았다.

 

좋다.”

겨울에 이렇게 다니니 더 행복하지 않습니까?”

뭐야? 이렇게 느끼한 사람이었어?”

그러게요. 몰랐습니까?”

 

정식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정식은 우리와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었다.

 

좋아합니다.”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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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도 괜찮아요.”

아니요.”

 

정식이 은화의 케이크까지 사려고 하자 우리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정식은 기어코 조각 케이크를 각각의 어머니를 위해서 포장했다.

 

이거 돈 아까워요. 사고 싶으면 팀장님 어머니 거만 사지. 우리 엄마는 그런 거 전혀 안 좋아해요.”

안 그러실 겁니다.”

?”

좋아하실 거라고요.”

 

정식의 확신에 찬 어조에 우리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정식은 우리에게 포장된 것을 건넸다.

 

일단 가지고 가요.”

내가 먹어야겠네.”

드려 보라니까요?”

 

우리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한 번도 은화가 먼저 이런 것을 먹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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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야?”

. 케이크. 갔는데 맛있어서 팀장님이 사자고 하더라고.”

어머. 나 이거 좋아하는데.”

?”

 

우리는 순간 멍해졌다. 은화의 대답에 우리는 당황스러웠다. 은화는 정말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엄마도 이런 거 좋아해?”

그럼.”

 

은화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이 뭔가 큰 잘못을 한 거 같았다.

 

너 왜 그래?”

아니.”

 

우리가 갑자기 눈물을 닦아내자 은화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조실 언니 아들이 너한테 뭐라고 해?”

아니. 뭐라고 안 해.”

그런데 왜 울어?”

이거 케이크 팀장님이 하자고 하는데 내가 엄마는 이런 거 안 좋아할 거라고. 그러니까 이런 거 살 필요가 없다고. 어차피 내가 먹게 될 거라고 했는데. 이게 뭐야. 내가 완전 나쁜 년이잖아. 나 정말 나쁜 사람인 거잖아.”

누가 그래.”

 

은화는 고개를 흔들면서 우리에게 다가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우리 딸 아니면 엄마가 지금처럼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야. 엄마도 알고 있어. 엄마가 네 아버지랑 헤어질 수 있는 용기를 내게 된 것도 모두 딸 때문인데 도대체 왜 그래?”

나는 엄마가 그런 걸 싫어하는 줄 알았어.”

 

우리의 눈물에 은화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랬어.”

엄마.”

엄마도 그랬다니까?”

 

은화는 가만히 우리의 손을 잡아끌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엄마의 엄마가 탕수육은 싫어하는 줄 알았어. 중국 음식이 매일 더부룩하다고 하시니까. 그런데 돌아가시기 전에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탕수육이라고 그러시더라. 엄마의 엄마가 그러더라고.”

엄마.”

너만 그런 거 아니야. 딸들은 다 그래.”

 

은화의 말에 우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은화를 꼭 안았다. 엄마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내가 더 잘 할게.”

너 충분히 잘 하고 있어.”

 

은화는 우리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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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시죠?”

그렇게 놀리니 좋아요?”

조금.”

 

정식의 대답에 우리는 입을 내밀었다. 정식은 신호가 걸린 사이 손을 내밀어 우리의 손을 잡았다.

 

나도 어머니께서 그런 거 좋아하시는 거 얼마 전에 알았어요.”

팀장님도요?”

그럼요. 나는 게다가 아들인 걸요? 딸보다 더 무심할 수밖에 없잖아요. 뭐 이게 변명은 되지 않겠지만.”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요?”

 

어쩌다가 뭔 남은 걸 포장을 해온 적이 있는데 어머니께서 그걸 드셨나 봐요. 그리고 그거 맛있더라. 그러는데 뭔가로 머리를 쾅 하고 맞은 거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산 거지? 나는 왜 그 동안 당연히 엄마는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한 거지? 이런 생각? 그래서 되게 답답하기도 하고.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러고 나서 밖에서 뭔가를 먹으면 꼭 어머니 것도 삽니다. 뭐 어머니께서 좋아하시지 않는 거라면 제가 먹으면 되는 거죠. 그런데 모르겠어요. 어머니께서는 집에 늘 계시니까. 제가 사오는 거 다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게요.”

 

우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화 역시 늘 집에만 있는 사람이었다. 뭔가를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늘 집에서 기다려주는 사람. 엄마란 늘 그런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고마워요.”

?”

이런 거 알려줘서.”

 

우리의 미소에 정식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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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혼할 마음이 든 거야?”

.”

 

기연은 우리의 대답에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다.”

고마워.”

내가 뭐가 고마워?”

내가 팀장님에 대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네가 조금 더 명확하게 선택을 하게 도와줬잖아.”

그건 내가 한 게 아니야.”

 

기연은 미소를 지은 채로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서우리. 네가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었는데 그 답을 볼 줄 모르고 있던 거야. 그리고 원래 그 문제 안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그 답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없는 거야.”

답을 내가 알고 있었다고?”

그럼.”

 

기연은 배를 어루만지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너는 다 알고 있었어. 내가 지금 이 순간 누구를 선택을 해야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건지 같은 거 말이야.”

아니. 몰랐어.”

 

알았대도.”

 

기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그런 기연의 말에 우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정말 자신이 알고 있는 걸까?

 

서우리. 행복해.”

. 행복할 거야.”

 

우리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가 이렇게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을 한다면 사랑할 수밖에 없을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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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리 이것 좀 해주겠어요.”

. 알겠습니다.”

 

우리의 미소에 정식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하고 돌아섰다. 소망은 곧바로 우리에게 몸을 기울였다.

 

팀장님 저거 뭐야?”

애정 표현?”

느끼해.”

귀엽지 않아?”

?”

 

두 사람이 시끄러워지자 정식은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은 이내 아무 것도 아닌 척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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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리 씨랑 염소망 씨 이제 자리 좀 떨어뜨려야겠어요. 둘 다 이제 그냥 사원도 아니고 대리니까요.”

유치해.”

 

우리의 대답에 정식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는 핸들을 잡고 있는 손에 더 힘을 주고 입을 내밀었다.

 

퇴근이 더 힘드니까 운전도 바꿔준 건데요.”

그럼 내가 둘 다 할게요.”

진짜. 마음에 들었다가 마음에 안 들었다가. 자꾸만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요?”

뭘요?”

결혼이요.”

 

정식이 놀란 눈을 하고서는 자신을 봤지만 우리는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요?”

대답을 해주려고요?”

그럼 하지 마요?”

아니요.”

 

정식이 단호히 고개를 흔들자 우리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정식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서 대답은요?”

궁금해요?”

.”

집에 가서 해줄게요.”

서우리 씨.”

운전 중이잖아요.”

 

우리의 대답에 정식은 볼이 부은 채로 아이처럼 토라졌다. 우리는 그런 정식을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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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 불편한 거죠?”

당연하죠.”

 

자신의 집에 와서 살겠다는 정식의 말에 우리는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숙였다. 우리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팀장님 집에서 살아요.”

?”

결혼해서 거기에서 살자고요.”

서우리 씨.”

 

팀장님도 아는 것처럼 우리 집은 프라이버시라는 게 없어요. 뭐 화장실도 하나고. 그러니까 팀장님 방에 내가 같이 살면 되는 거 아닐까 싶어요. 문이 따로인 것도 알고 있으니까. 안 그래요?”

 

정말 괜찮겠습니까?”

.”

 

우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서 가만히 정식의 손을 잡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팀장님이 뭔가 해줄 거 같아서?”

?”

엄마에게 잘할 거 같아서요.”

당연하죠.”

 

정식이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이자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보통 이런 건 반대의 경우가 많이 하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식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고맙습니다.”

뭐가 고마워요?”

나를 받아줘서요.”

하여간.”

 

정식은 그대로 우리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우리를 내려다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그대로 허리를 숙였다. 뜨거운 키스. 이제 두 사람은 조금 더 하나가 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