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69장. 위기 3]

권정선재 2017. 4. 5. 18:30

69. 위기 3

결국 그 일을 저지르셨습니다.”

국민들을 구하는 일이니까요.”

 

대통령의 대답에 총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국민들을 구하는 일이라니요? 대통령님의 아들을 구하는 일이 아닙니까? 그러니 그 많은 돈도 쓰는 것이지요.”

아닙니다.”

 

대통령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총리는 그 모든 것이 그저 돈으로만 보이십니까?”

당연하지요.”

총리.”

당연한 법입니다.”

 

총리는 물끄러미 대통령을 응시했다.

 

지금 본인이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인지 알고 계십니까? 국민들이 이 나라의 높은 이들을 어떻게 볼지 아십니까? 아들을 스스로 드러내다니. 도대체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신 겁니까?”

숨기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뭐라고요?”

제 아들입니다.”

 

대통령의 대답에 총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입을 꾹 다물고 대통령을 노려봤다.

 

임기 내에 어려울 겁니다. 제가 그것을 하지 못하게 할 겁니다. 이 정권이 어떤 정권인데요.”

아 모르셨습니까?”

무엇을요?”

총리에서 이제 물러나셔야 할 겁니다.”

 

총리의 눈썹이 가늘어졌다.

 

그게 무슨?”

아무리 생각을 해도 지금 총리는 저를 도울 분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을 찾고자 했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총리보다는 더 나은 선택을 하겠지요.”

그게 무슨.”

 

총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대통령을 쳐다봤다.

 

내 힘으로 지금 그 자리에 오른 것을 잊었소? 짐승도 그런 식으로 은혜를 갚지 않아. 어떻게 감히!”

그러니 말입니다. 저는 은혜를 갚으려고요. 조금이라도 더 총리가 사람으로 늙으시길. 그러시길 바랍니다.”

그게 무슨?”

 

총리는 주먹을 세게 말아쥐었다.

 

그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대통령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명심하세요. 반드시 그리 할 겁니다.”

 

총리의 모습을 보며 대통령은 낮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기 싫어요.”

 

재율의 말에 지웅은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돌아가면 시달릴 테니까.”

에이. 그래도 돌아가야지.”

 

지웅은 가볍게 재율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해결이 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사람들이 알지 못할 수도 있는 거고.”

아니요.”

 

재율은 미소를 지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기자들이 어떤 존재인지 형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나요? 그런 사람들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지라고요.”

그런 거라면 우리 모두 마찬가지일 거야.”

아니요.”

맞아.”

 

지웅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검지를 들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니까. 우리는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일 가능성이 아주 크지.”

보고 싶은 것.”

그러니 반드시 같이 돌아가야지. 한 사람이라도 더 있다는 거. 그게 서로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고 있으니까.”

 

지웅은 재율의 어깨를 힘을 주어 잡았다. 재율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지웅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올무네.”

그러게요.”

 

새를 잡고 돌아서는 길에 세 사람은 다시 올무를 발견했다. 이번에도 깨끗한 모양새의 올무였다.

 

누가 오는 건가?”

지난 번하고 같은 것일 수도 있죠.”

 

윤태는 곧바로 자리에 앉아서 돌로 찍어서 올무를 끊어냈다. 그리고 그것을 잘 갈무리해서 가방에 넣었다.

 

가지고 가야죠.”

사람들이 불안해 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보여줘야죠.”

 

지아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시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아는 무슨 말을 하려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우리만 뭔가를 알고 있는 것도 말이 안 되니까.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으면 시우 군도 이미 말을 할 거니까.”

그렇죠.”

 

시우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입을 살짝 내밀고 주위를 살폈다. 다른 올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 뭔가 엄청난 것이 보이지 않는데 도대체 왜 이런 올무가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게요. 짐승을 잡기는 쉽지 않을 텐데.”

설마.”

설마 뭐?”

 

윤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이윤태.”

아니. 그냥 우리 때문이 아닐까 싶어서요.”

?”

 

윤태의 말에 지아와 재율의 얼굴이 굳었다.

 

아니 강지아 씨가 계속 그런 짐승이 없는데 올무를 놓는다고 하니까. 혹시라도 뭐 사람이라면 잡힐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말이 안 되잖아요. 올무는 뭐 사람이 쉽게 끊을 수 있는 거니까요.”

아니.”

 

윤태의 말이 끝이 나기가 무섭게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 섬은 말도 안 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만일 누군가가 이미 이 섬에 있다면. 사람의 흔적을 보고 겁이 나서 그런 것을 할 수도 있지.”

에이.”

에이가 아니야.”

 

지아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일단 이곳을 너무 적은 수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은 위험했다.

 

돌아가죠.”

그러죠.”

 

두 사람의 반응을 보고 윤태는 미간을 모았다.

 

에이. 별 것 아닐 수도 있는데.”

얼른 가요.”

알겠습니다.”

 

지아의 단호한 태도에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뒤를 따랐다.

 

 

 

올무가 또 있었다고요?”

. 이번에도 깨끗해요.”

 

올무를 받아든 지웅의 얼굴이 구겨졌다. 자꾸만 이런 것이 발견이 된다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뭔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네요.”

그리고 이건 그냥 하는 말이에요. 이윤태 씨가 한 말이라서 하는 건데. 이 섬의 우리들을 잡으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어서요.”

? 설마.”

아닙니다.”

 

윤태는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그저 가볍게 한 말을 가지고 지아가 이러는 것이 낯설었다.

 

그냥 해본 말이에요. 우리가 멧돼지 같은 것읇 발견하지 않았으니까. 그냥 그런 상상을 해본 거라고요.”

그러니까.”

 

지아는 윤태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 뭐 있어? 없잖아. 우리는 그나마 이 새 정도를 잡은 거잖아. 그런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당연히 이윤태 씨처럼 생각을 했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이윤태 씨의 말이 옳을 수도 있어.”

아니요.”

 

윤태는 미간을 모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 그것은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었다.

 

말도 안 되는 거죠. 도대체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누가 할 수가 있겠어요? 너무 무섭잖아요.”

그러니까. 그 너무 무서운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거지. 조심한다고 나쁜 건 아니니까.”

.”

 

윤태는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웅은 박수를 치고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고기가 생긴 것이 다행이네요.”

그렇죠. 다들 생선만 먹어서 다들 스트레스가 있었을 텐데. 라면 좀 남지 않았어요? 같이 끓이죠.”

아 그러면 되겠네요.”

제가 할게요.”

 

지웅은 짐을 뒤져서 컵라면 네 개를 꺼내 지아에게 건넸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것들을 받았다.

 

 

 

올무가 또 있었어?”

. 이상하지?”

그러게.”

 

시우의 말에 시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새 올무가 자꾸만 발견이 된다는 것이 거슬리는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섬으로 갈 수가 없는데 다른 섬에서는 이리로 올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

그러니까. 그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또 그렇게 오는 사람이 있는 거 같으니까. 신경이 쓰이는 거지.”

그러게.”

 

시우의 시선이 시인의 텐트 안을 둘러봤다.

 

왜 정리했어?”

시안이가 다시 온데.”

?”

 

시우의 얼굴이 눈에 띄게 밝아지자 시인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시우가 저렇게 반응을 해주니 고마웠다.

 

좋아?”

좋지.”

뭐가 좋아?”

우리는 가족이니까.”

그렇지.”

 

시인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것도 아니고 가족이라면 더 가까워야 하는 거였다.

 

우리는 가족이지.”

그러니까 누나도 시안이 누나한테 너무 그러지 마. 누나가 옳은 거 알아. 하지만 작은 누나가 왜 그러는지. 누나도 알고 있잖아. 작은 누나도 마냥 그것을 듣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을 거야.”

알고 있어.”

 

시인은 무릎을 안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거였다. 쉽지 않을 따름이었다.

 

그냥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그걸 고민하니까.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그러는 거지. 나만 잘 한다고 되는 거 아니잖아. 시안이 걔도 내 말을 제대로 들어야 하는 거야. 걔가 내 말에 사사건건 뭐라고 하지.”

뭐가?”

왔어?”

나 참.”

 

짐을 가지고 오던 시안은 미간을 모았다.

 

하여간 이 두 사람은 나만 없으면 아주 내 이야기를 하느라 신이 났네. 그거 너무하지 않아?”

내가 무슨?”

어머. 시치미야.”

그만.”

 

두 사람의 말이 길어질 것 같자 시우가 두 사람을 중재했다.

 

올가미가 또 나왔어.”

?”

. 그 올가미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인 거 같아. 우리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야 할 거야.”

올가미라.”

 

시안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이 섬이 무조건 안전한 어떤 장소라고 생각을 했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섬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