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장. 다정한 연인들 2
“고기가 전혀 잡히지 않아요.”
“그래요?”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입을 내밀었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히 어떤 문제라는 거였다.
“이런 식으로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거 아니에요?”
“사람들이 떠나기로 결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설득을 해서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그런 거죠.”
윤태는 지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지아는 입술을 꾹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꽤나 복잡한 일들이 이어지는 모양새였다.
“원래 계절이 바뀌면 이렇게 되는 거겠죠?”
“그렇겠죠.”
지웅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고 해서 뭐 하나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 없겠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모든 기대를 하고 있었고, 지웅은 알지도 못하는 것을 대답해야 하는 거였다.
“아. 미안해요.”
지아는 입을 막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무장님도 모를 텐데.”
“알아줘서 고마워요.”
지웅의 뒤에 있던 재율은 짧게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텐트로 향했다.
“나 별로 안 좋아하나봐.”
“그럴 리가요.”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텐트로 향했다.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긴장되는 일의 연속이었다.
“괜찮을 거예요.”
지아의 걱정되는 마음을 아는지 윤태가 지아의 어깨를 주무르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씩 웃었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당연하죠.”
지아는 이렇게 대답하며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너 왜 그래?”
“뭐가요?”
“강지아 씨.”
“뭐.”
지웅의 지적에 재율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너무 싫어하는 티 내지 마.”
“싫잖아요.”
“표재율.”
“자기가 뭐라도 된 것처럼.”
재율의 대답에 잠시 멍하니 있던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재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표재율 군. 너무 그러지 마라. 강지아 씨도 나름대로 뭐라도 해보려고 그렇게 하는 건데 말이야.”
“그게 마음에 안 드는 거라고요. 혼자서 그렇게 다 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안 하는 거 같잖아요.”
“아무 것도 안 하잖아?”
지웅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씩 웃었다.
“그렇게 뭔가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건 인정해야 할 거 같은데. 강지아 기자가 없었으면 나 아무 것도 못했을 걸?”
“정말로요?”
“그럼.”
재율의 묘한 표정에 재율은 가볍게 그의 어깨를 쳤다.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마. 애초에 이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 망가지지 않은 것 모두 그 사람 덕이야.”
“그 사람 덕이라니.”
재율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어서 당황한 표정이었다.
“형은 진짜 어떻게 하냐?”
“뭘 어떻게 해?”
“물 싫어하잖아.”
“괜찮아.”
윤태의 걱정스러운 말에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도 못 할까?”
“어.”
“뭐?”
서준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쭉 내밀었다. 바다가 무섭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너랑 강기자는 좋아 보이더라.”
“봤어?”
“야. 해변에서 그러고 있는데 누가 안 보냐?”
“아. 그런가?”
윤태는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도 잘 되어서 다행이네. 나는 강 기자가 계속 뒤로 물러서면서 애매하게 행동할 줄 알았는데.”
“충분히 그랬어.”
“그래?”
서준의 미소에 윤태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가볍게 서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뭐가 고마워?”
“형이 나를 신경 써주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됐다.”
윤태의 말에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었다.
“나는 여기에 안 떨어졌어야 했어.”
“그게 무슨 말이야?”
“할 줄 아는 게 없잖아.”
“에이.”
서준의 말에 윤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말이 어디에 있어?”
“사실이 그렇지.”
“형!”
윤태가 목소리를 높이자 서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의 행동이 마냥 고마운 그였다.
“알고 있어.”
“형이 그렇게 말을 하고 그러면 내가 되게 서운하다. 내가 형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형이 없으면 나야 말로 이 섬에서 생존하지 못했을 거야. 내가 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에서 살아남아.”
“그게 무슨 말이야?”
“진작 죽었을 거야.”
“이윤태.”
“그러니까.”
서준의 목소리가 낮아지자 윤태는 오히려 더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물고 씩 웃었다.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이 섬에서 필요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그런 생각 하지 않아도 괜찮아.”
“괜히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러니까. 그럴 이유가 없는데 말이야. 도대체 왜 괜히 그런 생각을 해.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아요.”
“그거 내가 해준 말 아니야?”
“그런가?”
서준의 지적에 윤태는 혀를 내밀며 씩 웃었다.
“아무튼.”
“그래. 알았다.”
서준은 윤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하고 있어요?”
“뭐야?”
윤태가 텐트로 오자 가만히 있던 지아가 아니라 세연이 오히려 더 반가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두 사람 뭐야?”
“알면서 물어?”
“어머.”
지아의 대답에 세연은 놀라는 시늉을 하면서 입을 가렸다.
“나 아무 것도 모르는데요?”
“맹세연.”
“알았어요.”
지아가 목소리를 낮추자 세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에이. 그래도 이렇게 손님이 왔으면 비워줄 수는 있다고요. 그리고 나도 윤한 씨나 보러 가야지.”
“가라. 뭐.”
세연이 나가고 윤태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지아의 곁에 앉았다.
“왜 왔어요?”
“할 일이 없어서요.”
“나는 할 일이 없을 때 오는 사람이에요?”
“아니.”
윤태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지아는 고개를 저었다.
“너무 그러지 말고요.”
“기자님이 그러면 무섭거든요.”
“그래요?”
지아가 놀란 표정을 짓자 윤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아는 아랫입술을 물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요. 그 동안 우리가 이렇게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었으니까요.”
“그렇죠.”
지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오해 같은 것이 워낙 많았었으니까.
“그래도 맹세연 씨가 눈치가 있네요.”
“쟤가 그런 눈치는 빤해요.”
지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왜 왔어요?”
“그냥 왔어요.”
윤태의 낮은 목소리에 지아는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어렵죠.”
“어려워요.”
“우리 여기에서 나가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요. 그냥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래도 되는 거니ᄁᆞ요.”
“그렇죠.”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평범하다는 거. 그거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좋은 거였다.
“그 평범한 거 쉽지 않으니까.”
“그렇죠.”
윤태는 한숨을 토해내며 지아에게 가볍게 몸을 기댔다.
“강지아 씨.”
“왜요?”
“좋아해요.”
“뭐야?”
지아가 가볍게 몸을 떨자 윤태는 입을 내밀고 어깨를 으쓱했다.
“왜요?”
“그런 고백 되게 닭살 돋거든요.”
“닭살 돋으라고 하는 말이에요.”
“에이.”
지아는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한국에서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것을 이런 곳에서 하고 있다니 낯선 기분이었다.
“이상해.”
“뭐가 이상해요?”
“이상하죠.”
지아의 대답에 윤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지아의 눈을 바라보고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해요.”
“뭐가 미안해요?”
“처음에 못되게 군 거.”
“그거야 당연하지.”
“그래도요.”
“당연하다니까요?”
“아니요.”
윤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아는 그런 윤태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미안해요. 나 한 가지 다짐할 수 있는 건 한국에 돌아가면 절대로 그런 기사 쓰지 않을 거야.”
“정말로요?”
“네. 확실한 거만 쓰려고. 진짜 기자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기레기 소리를 듣는 그런 기자 말고.”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겠죠.”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기자가 되고 싶었다. 처음에는 그런 기자가 될 줄 알았다. 그리고 이제 다시 돌아가면 그렇게 할 거였다. 자신이 바라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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