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장. 그들의 선택 3
“내일 아침에 보도가 된다고?”
“죄송합니다.”
비서실장의 말에 대통령은 눈을 질끈 감았다. 총리가 온갖 추접한 짓을 할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그가 생각도 하지 못한 짓을 하면서 지저분하게 행동할 줄은 몰랐었다. 대통령은 한숨을 토해냈다.
“지금 당장 생중계 합시다.”
“네?”
“내가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비서실장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오직 그 수만이 그 사람을 제대로 깰 수가 있는 거겠지요.”
“그럼 방송국에.”
“아니요.”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수를 쓴다면 총리가 그 전에 무슨 짓을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지금 바로 할 겁니다.”
“네?”
“페이스북 라이브.”
“대통령님!”
대통령의 말에 비서실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건 어떤 위험한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그 모든 정치적 공격을 어찌 감당하시려고.”
“아비이니까요.”
“대통령님.”
“비서실장도 아이가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의 말에 비서실장은 잠시 멈칫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메이크업이라도.”
“아니요.”
“그럼 무엇을 할까요?”
“밖에 개서 패블릿 PC를 들고 오세요.”
“하지만.”
“그래야 합니다.”
대통령의 얼굴에 어떤 결단이 보였다.
“오직 이 수만이 그 사람을 제대로 괴롭힐 수가 있을 테니까요. 저를 어떻게 생각했을 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적어도 제 아이를 가지고 멍청하게 후회하거나 망설이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니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비서실장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은 방을 나가는 비서실장을 보며 한숨을 토해냈다. 긴장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망설이거나 물러설 이유도 하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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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모두 새로운 섬으로 가시는 것에 찬성을 하시는 거군요.”
지웅의 말에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낮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모두의 생각이 달라진 거였다.
“좋습니다.”
지웅은 박수를 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은 누가 갈지 정하죠. 오늘은 각자 생각이 많으실 텐데 돌아가시죠. 급하게 할 일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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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매니저도 찬성을 했네요?”
“어쩔 수가 있나요.”
“네?”
지아의 물음에 서준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이윤태 저 망할 자식이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재계약을 하지 않겟다고 말을 하는데요.”
“뭐라고요?”
지아가 놀라서 윤태를 보자 윤태는 딴청을 부렸다.
“그건.”
“받아줘요.”
“서 매니저.”
“받아줘요.”
서준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지아를 쳐다봤다.
“알고 있습니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거. 윤태에게 조금 더 편한 시간을 주라고. 그런 식으로 윤태를 망가뜨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한 내가 할 말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니까 이번에도 내 말을 들어줘요. 이윤태 생각보다 괜찮은 놈이거든요.”
“알아요.”
지아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헛기침을 했다. 입을 다물고 한숨을 토해낸 후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이윤태 씨 나랑 서 매니저랑 이야기 좀 할게요.”
“그거야 뭐.”
“부탁이에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던 윤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가 멀어지자 지아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하나하나 서 매니저에게 허락을 구할 만큼 멍청하지 않아요. 전에 이윤태 씨를 밀어냈던 이유는 그 모든 걸 알아서 알아서 그런 거였어요. 내가 이윤태 씨의 미래를 망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니까. 이윤태 씨가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지 내가 아니까요.”
“그러니까.”
“그래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그래야만 하는 거였다. 답답해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부탁을 했으면 해요.”
“네?”
“이윤태 씨를 좋아해요.”
지아의 고백에 잠시 멍하니 있던 서준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처음에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거든요. 무례하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그런데 자꾸만 저 사람이 좋아져요. 이상하죠. 저런 사람을 한 번도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그런데 좋은 사람 같아요. 자꾸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러면 내가 좋아한다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서준은 입을 다물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바닥을 비비며 어색하게 웃더니 헛기침을 하고 지아에게 허리를 숙였다.
“미안합니다.”
“서 매니저님이 왜요?”
“제가 두 사람 사이의 일에 이래저래 나서려고 했었으니까요. 그러면 안 되는 거라는 걸 다 알면서도요.”
“제가 서 매니저님의 입장이라도 그랬을 거예요. 괜찮아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무슨 말인 건지 다 알고 있는 거니까 더 이상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는 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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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랑 무슨 이야기를 했어요?”
“왜요?”
“아니.”
지아의 반응에 윤태는 어색하게 웃었다.
“감시를 하거나 그런 게 안리ㅏ.”
“그런 뜻이었어요?”
“아니요.”
윤태가 놀라서 손을 흔들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입을 다물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어요.”
“형도 때린 거 아니죠?”
“아마 그럴 걸요?”
“네?”
윤태의 반응에 지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윤태 씨는 때로 되게 바보 같이 행동하는 거 알아요?”
“뭐 인정합니다.”
윤태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짧게 한숨을 토해냈다.
“고마워요.”
“뭐가요?”
“다 고마워요.”
지아의 대답에 윤태는 고개를 저었다. 고맙다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은 지아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었다.
“제가 더 고마워요.”
“이윤태 씨가 나에게 고마울 게 뭐가 있어요? 내가 그 기사를 쓰지 않았더라면 이 섬에도 오지 않았을 거고. 그런 거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테니까 내가 원망스러울 수도 있잖아요.”
“아니요.”
윤태는 힘을 주어 고개를 흔들었다.
“강지아 기자님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런 게 아니었더라면 우리 만나지 않았을 텐데.”
“그게 다행 아닌가?”
“뭐라고요?”
“아무튼.”
지아는 손뼉을 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요.”
“뭐가요?”
“아니.”
무슨 말을 하려던 지아는 입을 지퍼로 잠그는 시늉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윤태는 미간을 찌푸렸다.
“애도 아니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지아는 검지로 자신의 입을 가리켰다. 윤태는 웃음을 터뜨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헛기침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해요.”
지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정말 좋아해요.”
“나도 좋아해요.”
“네?”
지아의 대답에 윤태는 눈이 커다래졌다.
“그러니까.”
“이 말을 듣고 싶은 거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아닌가봐.”
“아니.”
윤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딸꾹질을 시작했다. 지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무슨 초등학생이에요?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 그런 식으로 막 딸꾹질을 하고 그러게. 우스워.”
“그게 아니라. 히끅.”
윤태는 얼굴이 붉어졌다. 이 순간에서 이렇게 딸꾹질이 나온다는 것이 뭔가 묘한 느낌의 상황이었다.
“그게. 그러니까. 히끅.”
“이리와요.”
지아는 그대로 윤태의 목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입술이 떨어지고 딸꾹질이 멈췄다.
“어?”
“이게 직빵이거든요.”
“경험이 많아요?”
“내가 이윤태 씨보다 누나거든요.”
지아의 대답에 윤태는 입을 쭉 내밀면서도 이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아를 꼭 안았다.
“고맙습니다.”
“뭐가 고마워요?”
“대답해줘서.”
“세연이 말을 듣고 이러는 거예요.”
“맹세연 씨요?”
“네. 어차피 섬이니까. 이곳에서 만난 것도 인연인데 뭐 그렇게 망설이고 그러느냐고. 그냥 내가 바라는 거. 그냥 하라고.”
“그렇죠.”
윤태가 손가락을 튕기자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되게 바보 같은 거 알죠?”
“알고 있습니다.”
윤태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제 우리.”
윤태는 지아에게 무슨 대답을 바란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지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딴청을 피웠다.
“강지아 씨.”
“뭐가요?”
“우리 사귀는 거 맞죠?”
“모르죠.”
“네?”
“아니 뭐 좋아한다는 말만 듣고 제대로 사귀자는 말은 듣지 못한 거 같아서. 그거 아닌 거 같아서요.”
“아니.”
윤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다 갑자기 옆으로 달려가서 꽃을 꺾어왔다. 그리고 지아의 앞에 무릎을 꿇고 씩 웃었다.
“강지아 씨. 나랑 사귀어줄래요.”
“뭐 하는 거예요? 일어나요!”
지아가 놀랐지만 윤태는 고개를 저었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그런 윤태를 쳐다봤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고백하는 중입니다.”
“뭐라는 거야?”
“강지아 씨.”
윤태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강지아 씨를 사랑해도 될까요?”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윤태를 쳐다봤다. 그리고 입술을 꼭 다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내 활짝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지아를 품에 꼭 안아서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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