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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63장. 그들의 선택 2]

권정선재 2017. 3. 31. 23:54

63. 그들의 선택 2

생각보다 사람들이 찬성을 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거죠.”

 

지웅의 걱정스러운 말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새로운 것을 고민한다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들이 어떤 것을 생각을 하지. 그리고 어떤 고민을 할지. 그런 것에 대해서 우리가 다 생각을 하지 않은 거니까요.”

그렇겠네요.”

 

지아는 한숨을 토해내며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다른 사람들이 도대체 뭐라고 생각을 할지 하나하나 다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멍청했지만 그녀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 생각은 바꾸지 않으실 거예요?”

뭘요?”

모든 사람이 다 동의하지 않으면 이곳에 계속 머물 거라는 그 말씀이요. 그거 너무 위험하지 않아요? 결국 다른 사람들이 모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건 너무나도 위험한 거예요.”

그렇죠.”

 

지웅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위험한 것을 해야만 하는 거였다. 그건 너무나도 당연한 거였다.

 

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이 아무도 동의하지 않으면요? 우리는 이 섬을 벗어나지 않으면. 정말 그러면.”

나갈 거예요.”

 

윤태가 곁에서 지아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단지 지금 이 순간이 두려워서. 뭔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는 것이 전부에요. 그러니까 다른 것은 없어요.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정말 그럴까?”

당연하죠.”

 

윤태는 지아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되는 일이었다.

 

 

사무장님은 어떤 생각이세요?”

뭐가요?”

가기를 바라세요?”

잘 모르겠습니다.”

 

윤태의 솔직한 대답에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게 사실일 거였다. 그 누구도 아무 것도 모르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는 그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그게 옳은 거니까요. 이 섬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이 섬에 있는 동안 우리는 달아날 수도 없고 변화할 수도 없죠. 이 섬은 우리를 그냥 이대로 묶어놓고 있는 거니까. 이 섬에서 자유는 없는 거니까요.”

자유.”

 

윤태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게 도대체 뭐라고.”

그게 중요한 거지.”

하지만.”

됐어.”

 

윤태가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하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굳이 윤태를 설득할 이유는 없었다.

 

이건 각자의 입장이 달라서 그런 거니까. 네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이유는 없는 거야. 이건 내 생각이야.”

그렇죠.”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는 거니까.”

 

지웅은 입을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다들 어떤 선택을 할까요?”

모르죠. 다만 그들의 선택이 모두 제대로 된 선택이기를. 한 순간 분노로 인한 게 아니길 바라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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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가길 바라는 거죠?”

.”

 

윤태의 물음에 지아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당연한 거니까.”

그게 왜 당연한 건데요?”

그러니까 그게 유일하게 이 섬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이 드니까. 우리가 이 섬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커다란 배가 지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어. 비행기 하나 제대로 지나가지 않았어.”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이 안락한 섬을 나가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그게 어떤 위험인지 알면서.”

그럼 넌 반대해.”

강지아 씨.”

그걸 강요하지 않아.”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래요?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이 섬을 떠나고 싶다고 하는데. 그런 거라면.”

이윤태 씨 애야?”

?”

 

갑작스럽게 지아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지자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애도 아니고 그런 걸 하나하나 다 말을 해줘야 하는 거야? 이윤태 씨. 이윤태 씨는 이윤태 씨가 바라는 것을 정하면 되는 거야. 내가 하자는 걸 다 해줄 이유는 없어. 그러니까 괜찮아요.”

 

지아는 윤태의 눈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이건 싫어요.”

?”

나는 무조건 강 기자님의 편을 들 거니까. 그러니까 이상한 말은 하지 마요. 내가 강 기자님을 좋아하니까.”

 

윤태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자 지아의 얼굴이 붉어졌다.

 

뭐 하는 거야?”

아무 것도 안 할 건데요.”

?”

 

윤태가 이러고 지나가자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이윤태 씨!”

 

윤태는 씩 웃고 다시 돌아섰다.

 

왜요?”

됐습니다.”

 

지아가 돌아서자 윤태는 지아의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그대로 허리를 숙여 지아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지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뭐 하는 거예요?”

좋아해요.”

이윤태 씨!”

강지아 씨 좋아합니다.”

 

윤태는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그리고 다시 지아를 세워줬는데 지아가 그대로 윤태의 정강이를 깠다.

 

!”

다시는 이러지 마요.”

 

멀어지는 지아를 보며 윤태는 울상을 지었다.

 

도대체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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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하러 온 거면 나는 반대야.”

그러려고 온 거 아니에요. 과일 드리려고 온 거예요.”

 

세라는 나라에게 날을 세웠다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나라가 건네는 과일을 받았다. 나라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저는 갈게요.”

저기.”

?”

자기는 찬성이야.”

뭐가요?”

다른 섬에 가는 거.”

. .”

 

나라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섬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 같아서요. 그럴 거라면 새로운 섬으로 가는 게 맞는 거 같아서요.”

하지만.”

모르죠.”

 

세라의 말이 끝이 나기도 전에 나라는 입을 다물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섬에 있을 거라는 것도 아무도 생각을 못 한 거고. 우리가 이렇게 긴 시간을 살아남을 거라는 생각도 아무도 하지 않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이 겨울을 조심스럽게 나아가기 위해서 뭔가 해봐야 해요.”

뭔가라.”

 

세라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러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어렵게?”

. 그럼 저는 갈게요.”

 

나라가 멀어지자 세라는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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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무가 있다는 건 어차피 그 섬에서 이곳으로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니까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어차피 그 사람들은 언젠가 우리와 마주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건 가야 하는 거죠.”

그럴 수도 있네요.”

 

재율의 말에 기쁨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요.”

그렇죠. 그래도 일단 이 섬에서 나가고 싶으니까 뭐라도 해야 하는 건데. 그러기 위해서는 나가야죠.”

그래요.”

 

기쁨의 대답에 재율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

내 생각을 바꾸었네요.”

그 말씀은?”

나도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뭐 나 하나 생각을 바꾼다고 해서 모든 결과가 다 달라지지 않을 테지만요.”

 

재율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쁨의 말이 그래도 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이 섬을 나가는 것도 무서워요.”

?”

그 사람 없이 한국에 돌아가면 원망을 들을 거 같아.”

. 그러니까.”

그런 표정은 됐어요.”

 

재율의 얼굴에 안쓰러운 표정이 떠오르자 기쁨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동정을 받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그냥 진짜로 묘한 기분이라서 그래요. 혼자서 돌아가면 다들 나를 뭐라고 생각을 할까 싶어서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

모르죠.”

진짜로요.”

고마워요.”

 

재율의 말에 기쁨은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얼른 이 섬을 나갔으면 좋겠어요.”

곧 그렇게 되겠죠.”

 

재율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섬에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제가 누구인지 잊게 되는 거 같아요. 내가 뭘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재율의 대답에 기쁨은 가만히 입을 내밀었다. 누구라도 그렇게 느낄 거였다. 그들은 그들이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 천천히 잊어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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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말을 듣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여당 원내 대표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자기만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당이 살아야 자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모르니 말입니다.”

그건 당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총리의 말에 여당 원내 대표는 미간을 모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내일 기사가 날 겁니다.”

기사요?”

숨겨진 대통령의 사생아.”

.”

 

여당 원내 대표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거 하나면 대통령이 혼자서 뭘 하려고 하는 생각은 접게쑥. 우리는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그렇지.”

역시 대단하십니다.”

내가 무얼?”

 

총리는 이리 말하면서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대통령이 너무 허술하게 생각을 해서 그런 것이지. 조금 더 영리한 생각을 하면 그러지 않을 것인데.”

워낙 아둔한 이라 그렇지요.”

그런 이가 대통령이라니.”

요행이었습니다.”

그렇지. 고졸이 대통령을.”

 

총리의 입가에 서늘한 웃음이 걸렸다. 그의 눈은 늙었지만 그 안에는 욕심이 한 가득 담겨 있었다. 총리는 원내 대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이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그가 다 막아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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