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35장. 긴장감 2]

권정선재 2017. 5. 29. 16:14

35. 긴장감 2

그 사람들의 무엇을 믿는 거죠?”

 

태욱의 물음에 봄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왜요?”

아니 궁금해서.”

뭐라고요?”

 

봄은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태욱이 왜 이리 갑자기 가까이 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차피 그쪽하고 나하고 별로 어울릴 것도 없어 보이는데. 도대체 왜 이러시는 걸까요? 나는 모르겠네.”

그러게요.”

 

태욱은 턱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쪽이 별로 믿음이 가지 않거든.”

그런데요?”

믿음을 가져야 해.”

뭐라고요?”

이쪽도 편 비슷한 게 있기는 해야 하니까.”

 

봄은 침을 꿀꺽 삼켰다. 태욱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그녀의 머리로는 쉽게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나랑 연합을 하자. 뭐 그런 말이라도 하는 거예요?”

연합 좋네.”

 

태욱은 손가락을 튕기며 씩 웃었다.

 

그래. 그런 거.”

싫어요.”

 

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이런 인간과 어울리지 않더라도 그녀에게는 방법이 생길 거였다.

 

내가 뭐가 아쉬워서요.”

뭐라고?”

그쪽이 아니라도 나도 궁리가 있어요. 그러니까 나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은 하지 마요.”

나 참.”

오지 마요!”

 

태욱이 앞으로 다가오자 봄은 목소리를 키웠다. 태욱은 그 자리에 우뚝 서더니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무작정 그런 식으로 나오면 되게 서운하단 말이야. 내가 뭘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말이야.”

당신이 이미 당신 친구를 살인범으로 만든 것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만 둬요. 당신의 판 안에 들어갔다가는 그 다음의 목표는 내가 될 수 있다는 거. 그 정도도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지.”

 

태욱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뒤로 한 발 물러선 후 크게 심호흡을 하고 손뼉을 쳤다.

 

그래서 내가 너를 좋아해.”

뭐라고요?”

강봄. 너는 아주 멍청하지는 않거든. 그래서 편해. 그 사람들이 뭔가를 숨기는 것은 알잖아.”

 

봄은 눈을 가늘게 떴다. 태욱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을 것이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면 이렇게 태연하게만 굴 수도 없을 것이기에 더욱 불안한 마음이었다.

 

뭘 바라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요?”

.”

 

태욱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입을 다물어.”

그게 무슨?”

내가 뭔가를 할 거거든.”

 

봄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태욱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아서 더욱 두려웠다.

 

 

 

미친 거 아니야?”

그러니까.”

 

진영은 봄의 등을 두드렸다. 이래서 같이 갔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그러지 않아서 이 사달이 난 거였다.

 

어떻게 할 거야?”

?”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거야?”

아니.”

 

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달라질 것은 없었다. 이 무리의 사람들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다들 자기 살 궁리만 하는 거잖아.”

그렇지만.”

나도 그러려고.”

 

봄은 입을 내밀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냥 걱정이 되어서 그래.”

뭐가?”

네가?”

?”

내 옆에 있다가 괜히 내 친구라는 이유로 너에게 뭐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정태욱 그 사람 능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인 거 같거든. 뭐든 다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니까 말이야.”

그렇지.”

 

진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석구를 살인범으로 만든 것을 보면 더한 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조심해야지.”

조심하는 것으로 될까?”

그럼.”

 

진영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봄은 씩 웃었다.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 되는 거였다.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미국령이기는 하지만 더 이상 메시지는 전달이 되지 않고. 아무런 통신도 되지 않는다는 거네요.”

그렇죠.”

 

지웅의 말을 들은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다른 섬에 온다고 해서 답이 없는 것은 답답했다.

 

괜찮아요?”

?”

안색이 안 좋아.”

괜찮아.”

 

윤태의 걱정에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것을 가지고 흔들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였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겁니까?”

모르겠어요.”

 

지아는 솔직하게 답했다.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뭔가를 할 수도. 거꾸로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저쪽에서도 쉽게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니 우리에게 무조건 불안한 상황은 아닌 거 같아요.”

그렇겠죠.”

 

지웅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머리를 굴릴 겁니다.”

저쪽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요.”

그렇죠.”

 

지아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결국 태욱은 어느 쪽이건 확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잡아야 하는 거였다.

 

살고 싶은 거겠죠?”

그러니 그러는 거죠.”

 

너무 위험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 그런다고 하면 무작정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나라 씨는 좀 어때요?”

괜찮습니다.”

다행이에요.”

 

지아의 인사에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야하는 걸까?”

?”

 

지아의 말에 윤태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 사람들에게 가지 않고서는 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없잖아. 그러니까 만나야지.”

위험해요.”

 

윤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 그가 지아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유치하게도 이게 전부였다.

 

아시잖아요. 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요. 그런데 거기를 왜 가는 건데요?”

가야 하니까.”

기자님.”

가야 해.”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데? 문도혁 씨. 정태욱 씨. 그리고 박석구 씨랑 최병태 씨. 또 강봄 씨랑 하진영 씨. 이게 저부야. 그 외에도 다섯 사람이나 더 있는 거잖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한 번에 다 만나는 것은 아니죠. 그 사람들이 누구일 줄 알고요?”

사람.”

 

지아는 밝게 웃으며 가볍게 대답했다.

 

?”

사람이잖아.”

기자님.”

 

지아의 간단한 대답에 윤태는 얼굴이 구겨졌다.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들과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위험해요.”

아니.”

 

지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 위험한 사람은 없었다. 아마 다들 불안해서 이러는 거였다.

 

나를 못 믿어?”

믿지만.”

그러니까.”

 

지아는 씩 웃으면서 눈을 찡긋했다.

 

나만 믿어.”

 

 

 

사람들을 만나게 해달라고요?”

.”

 

지아의 말에 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우연히 바닷가에서 만난 줄 알았는데 자신을 기다린 모양이었다.

 

나를 만날지 어떻게 알았어요?”

이 시간에 늘 산책을 하더라고요.”

본 적 없는데.”

발자국이요.”

?”

발자국.”

 

그제야 봄은 자신의 발을 내려다봤다. 신발 자국. 다른 사람들과 다른 물결무늬가 있었다. 그리고 진영은 별무늬가 있었다.

 

이걸 보고 알았다고요?”

. 간단하죠.”

 

지아의 쉬운 대답에 봄과 진영은 한숨을 토해냈다. 이 상황에서 뭘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요?”

뭘요?”

지금 우리가 빨리 뭉치지 않으면 정태욱. 그 사람이 먼저 모든 그림을 그릴 거예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봄과 지영은 서로의 눈을 마주했다. 긴장되는 상황이었다.

 

 

 

같이 살 마음은 있냐?”

.”

 

부친의 물음에 영부인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이 필요해요.”

필요라.”

 

장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무얼 할까?”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

아무 것도.”

 

영부인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무엇도 바라지 않았다. 그 사람은 행복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저를 두고 부정을 한 사람이에요. 그런 이에게 도대체 무엇을 하시려고요?”

그래도 네 남편이다.”

그러니까요.”

 

영부인은 뺨이 떨리게 웃었다. 장인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딸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그였다.

 

알겠다.”

그럼 저는 가볼게요.”

 

영부인은 눈물을 찍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버지를 한 번 안고 돌아선 후 씩 웃었다. 모든 것은 다 그녀의 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