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스포) 멀티플랙스는 [옥자]를 허하라
[옥자]를 두고 멀티플랙스의 변명이 가관이다. 관객을 위한 선택이라고? 그걸 아는 사람들이 그 동안 그런 스크린 독점을 했었나? 영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람들은 한 영화에 절반의 관을 몰아줘서는 안 되는 거였다. 관을 그런 식으로 몰아주면서 [옥자]는 영화 생태계를 위해서 걸 수 없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정작 영화 생태계를 죽이는 것은 누구인가? 아트레온이나 한일극장, 피카디리 같은 지역 극장까지 다 죽이면서 자신의 계약 극장으로 만드는 것이 과연 누구일까?
대기업이 [옥자]를 배급하지 않는 것은 차라리 고마운 일이다. 사람들이 서울극장과 대한극장을 찾기 시작했으니까. 그런 극장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 이들에게 아주 좋은 홍보다. 게다가 서울극장 같은 경우에는 이 상황에 리모델링까지 하면서 이전의 낡은 모습을 버리기에 더욱 호재가 아닐까 싶다. 인생의 첫 영화였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서울 극장에서 봤던 만큼 나에게 특별한 기억을 가진 곳이 이제 더 이상 낡아서 기피하는 곳이 아니라 모두 같이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옥자]가 이렇게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않고 넷플릭스로만 보기에는 너무 좋은 영화라는 점이다. 특히나 옥자 캐릭터는 큰 화면으로 볼수록 더욱 사랑스럽다. 사람을 꼭 닮은 아름다운 눈부터, 하마를 닮은 것 같으면서도 포동포동해서 사랑스러운 존재라니. 특히나 후반부에 ‘미자’와 ‘옥자’가 함께 농장해서 구해온 귀여운 아기 슈퍼 돼지의 존재도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든다. 그런데 이것을 작은 모바일 화면으로만 보게 되면 전혀 느낄 수가 없다고. 물에 빠지는 그 귀여운 존재는 크게 봐야 한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지만 [옥자]의 그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부분은 독창적인 음악과 독특한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기이한 느낌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살아나는데 이게 아주 사랑스럽고 귀엽게 느껴진다. 물론 후반부로 가면 살짝 늘어지는 것처럼 보여져서 답답하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가 어디에 있던가?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면 그걸로 그만이지. 게다가 ‘안서현’ 배우의 열연을 보다 보면 다른 말이 더 필요할까? 후반에 [로스트]에서의 반전처럼 ‘미자’가 영어를 하는 것을 보면서 뭔가 더 있을 것 같기도 한 점이 안 풀리는 건 아쉽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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