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2 [66장. 떠낼 준비 3]

권정선재 2017. 7. 24. 20:52

66. 떠낼 준비 3

안 됩니다.”

자네의 비리를 내가 다 알고 있어도?”

. 안 됩니다.”

 

여당 원내대표의 말에 대통령의 장인은 미간을 모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기에서 막힐 줄은 몰랐다.

 

어떻게 자네가 나에게 이럴 수가 있나? 내가 자네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했는데 이건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안 그래도 지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무슨 말씀입니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대통령의 장인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걸 가지고 무슨 문제라도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 자네가 더욱 이상하군. 그건 아무 문제가 아니야.”

하지만 그래도 너무 위험합니다.”

 

여당 원내대표는 단호했다. 대통령의 장인은 끙 하는 소리를 내며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비서를 보고 비서가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언론에 공개하세요.”

 

여당 원내대표는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뭐라고?”

그냥 공개하십시오.”

 

여당 원내대표의 단호한 태도에 대통령의 장인은 한숨을 토해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건 자네를 끝을 낼 거야.”

어차피 누가 터뜨려도 터질 겁니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 터지면 그건 묻히게 될 테니까요.”

묻힌다.”

 

대통령의 장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일 거였다. 지금 이런 판국에서는 뭐 하나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로는 힘을 써야 했다. 손녀가 나선다면 도와야 했다.

 

사람들을 구해야 해.”

대통령이 알아서 할 겁니다.”

못 할 거라는 거 모르나?”

 

대통령의 장인의 매서운 눈빛에 여당 원내대표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역시 이미 알고 있었다. 실패할 거였다. 그 누구도 대통령을 돕지 않는데 혼자서 고군분투한다고 달라질 게 아니었다.

 

누구 하나 돕지 않는 상황에 내 손녀가 상황을 반전을 시킬 거야. 그러기 위해서 자네 도움이 필요해.”

부정적일 겁니다.”

그래도 상관이 없어.”

 

대통령의 장인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의 관심만 다시 이곳으로 가지고 오면 되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그 아이가 필요하네.”

손녀도 그냥 필요한 존재십니까?”

손녀에게 내가 필요하지.”

 

여당 원내대표는 침을 삼켰다. 그가 쉽게 끼어들 수 있는 문제의 일이 아니었다. 망설이는 여당 원내대표를 보며 대통령의 장인은 더욱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적이 없는 사람이기에 여당 원내대표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부탁이야.”

그런다고 사람들의 여론이 바뀌겠습니까?”

바뀌겠지.”

아니요.”

 

여당 원내대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고작 이런 일을 가지고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 거였다.

 

역풍이 불면 불었지 좋은 의도로 가지 않을 겁니다. 그 사실을 지금 전혀 생각도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역풍이 불어야지.”

 

대통령의 장인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여당 원내대표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다른 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특히나 따님부터 가만히 계시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건 내가 감당하겠어.”

하지만 어르신.”

부탁이야.”

 

여당 원내대표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상황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뭘 가지고 있는 거죠?”

? 그게 무슨?”

 

태욱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지아는 날을 세운 채 그를 응시했다. 태욱은 입을 내밀고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그쪽들이 굳이 나간다고 하는 것을 보니 뭔가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어서.”

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죠?”

뭐가 있기는 있는 거군.”

 

지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식으로 반문하면 내가 놀라서 뭐라고 할 줄 알아요?”

원래 섬에 가려는 건가?”

뭐가요?”

 

지아는 이리저리 목을 풀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런 지아의 반응에 태욱은 곧바로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적어도 너희들이 뭘 알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뭘 하려고 하는 건지는 알려줘야 할 거 아니야?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너희랑 같이 뭘 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여기에 있는 게 나을지 고민을 하지.”

당신은 이미 같이 가지 않기로 한 거 아닌가요?”

 

지아의 물음에 태욱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지아까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태욱은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왜지?”

당신은 너무 위험한 존재니까요.”

뭐라고?”

 

태욱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지아는 심호흡을 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마주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쪽은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당신이 너무 무섭고 불편해요. 그래서 당신하고 같이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가 왜 이러는 건지 알고 있는 건가요? 이해해요?”

.”

 

태욱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아는 미간을 모았다. 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건지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나에게 이래도 되는 건가?”

뭐라고요?”

그래도 나도 생존자인데 말이야.”

생존자요?”

 

지아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당신 친구를 살인자로 만들었어요. 당신 친구에게도 그런데 우리가 당신의 무엇을 믿어야 하는 거죠?”

그래?”

 

태욱은 머리를 헝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서늘한 표정을 지으며 지아에게 한 발 다가섰다.

 

오지 마요?”

가면.”

 

태욱은 다시 다가서고 지아는 뒤로 물러났다.

 

뭐 하는 거예요?”

네가 뭔데 그 모든 걸 정하는 거지?”

뭐라고요?”

너는 아무 것도 아니잖아.”

 

태욱은 다시 한 발 다가오고 지아는 뒤로 한 발 더 물러섰다. 지아는 태욱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우리는 당신과 같이 생존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친구도 버렸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너희들이 무슨 수로 나를 막아서는 거야? 이 섬을 나가면 뭔가 방법이 있는 거잖아.”

 

태욱은 한 발 더 다가오고 지아는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는데 텐트의 벽이 만져졌다.

 

더 갈 곳도 없군.”

그래서요?”

 

지아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고 해서 당신이 나에게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죠?”

미친.”

 

그리고 태욱이 앞으로 더 나서며 손을 드는 순간 지아는 그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태욱이 억 하는 소리를 내는 것과 동시에 발을 걸고 그대로 온 몸에 힘을 다 써서 태욱을 잡아당겼고 순식간에 무게중심을 잃은 태욱은 넘어갔다.

 

, 미친.”

무슨 일입니까?”

이 사람이 나를 위협해서요.”

 

텐트에 뛰어들어온 사람들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지아는 손을 털며 태욱을 노려봤다. 태욱은 비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너도 마찬가지야.”

그게 무슨 말이죠?”

이 섬에 누군가를 남기고 가겠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를 죽이겠다는 거잖아. 그러면서 너만 다르다는 거야?”

 

지아는 침을 삼켰다. 그런 지아가 몸을 가볍게 떨자 윤태는 지아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고 머리에 입을 맞췄다.

 

저런 말 듣지 마요.”

미친 새끼. 그런 식으로 게집이랑 놀아서 좋아?”

. 좋아요.”

 

윤태의 여유로운 대답에 태욱의 얼굴이 구겨졌다. 윤태는 싱글거리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텐트 밖을 가리켰다.

 

그러니 당장 꺼져요.”

 

 

 

미안해요.”

윤태 씨가 왜 미안해요?”

혼자 둬서 미안해요.”

아니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태욱을 자극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태욱의 말도 모두 틀린 것은 아닐 수도 있었다.

 

무서워요.”

뭐가요?”

그 사람의 말처럼 우리가 도대체 무슨 자격을 가지고 사람들을 구분하는 건지 이해를 할까요?”

강지아 씨.”

 

윤태는 지아의 눈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손을 꼭 잡고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마주한 후 꼭 안았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은 하지 마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거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빼고 가는 것도 이상해요.”

아니요.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요.”

 

윤태는 힘을 주어 말하며 씩 웃었다. 그리고 다시 몸을 떨어뜨리고 지아의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지아 씨. 우리는 우리만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이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까지 생각할 이유는 없어요.”

그래도 괜찮은 거죠?”

그럼요.”

고마워요.”

 

지아의 인사에 윤태는 고개를 저었다. 지아는 심호흡을 했다. 오늘 밤이었다. 오늘 밤이라면 모든 것이 끝이었다.

 

무슨 일을 더 하지 않겠죠?”

그럼 우리들이 막아야죠.”

뭐야?”

 

윤태가 팔을 들어서 근육을 만드는 시늉을 하자 지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윤태는 씩 웃으면서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왜요?”

하나도 근육이 아니라서요.”

아닌데? 완전 근육인데.”

 

윤태는 인상을 쓰고 지아의 손을 자신의 팔로 끌었다. 지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친 새끼들.”

 

태욱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

 

분명히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이 있는 거였다. 그러니까 무조건 이 섬을 나서려고 하는 걸 거였다.

 

도대체 뭐지.”

 

태욱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들만 알고 있는 것.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었다. 태욱은 고개를 저었다. 허리가 아까 삐끗했는지 여전히 통증이 있었다. 태욱은 서늘한 눈빛으로 지아 일행이 있는 쪽을 노려봤다.

 

미친 것들.”

 

애초에 저들을 받아준 것은 자신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를 거꾸로 배척하려는 사람들은 저쪽이었다.

 

은혜도 모르고.”

 

태욱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자신이 아니었더라면 그들이 이렇게 주도권을 잡지 않았을 거였다.

 

석구.”

 

태욱의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