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39장. 힘든 날]

권정선재 2017. 12. 22. 10:37

39. 힘든 날

오빠는 사람들이 다르다고 생각해?”

뭐가?”

어울리는 거.”

아정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서정은 미간을 모았다. 아정이 무슨 뜻으로 이런 걸 묻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말이야?”

처음부터 부자인 사람들은 계속 부자인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계속 가난하기만 한. 그런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니.”

서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그냥.”

아정은 애써 웃으며 별 것 아닌 것처럼 넘기려고 했다.

갑자기 그런 말을 어디에서 들어서. 절대로 어울리지 않을. 그런 사람들이라는 말을 말이야.”

이지수야?”

?”

걔 안 되겠네.”

아니.”

서정이 지수에 대해서 날을 세우는 말을 하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지수를 그렇게 생각하게 두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지수라고 말을 하지 않았는데 왜 그래?”

걔가 아니면 지금 네가 나에게 그런 것에 대해서 물을 이유가 전혀 없을 텐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내가 너롤 몰라?”

아니.”

자신을 잘 안다고? 서정의 말에 아정은 고개를 갸웃했다. 서정이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너희가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어린 것들이 벌써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말이야.”

그래?”

그래도 다행이었다. 자신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서. 서정도 자신처럼 사람들 사이에 그런 게 없다고 생각을 해준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이런 아정의 미소에 서정은 입을 쭉 내밀었다.

왜 웃어?”

?”

이상해.”

. 뭐가.”

평소와 같이 아정이 짜증을 내자 서정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한편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어.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런 건 없다는 거야.”

알아.”

아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런 건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오빠는 뭐 다 알고 있을 테지만.”

다 몰라.”

그래도.”

아정의 대답에 서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모았다.

그건.”

됐어.”

서정의 말이 길어질 것 같자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잔소리를 들으려는 건 아니야.”

하여간 건방져.”

뭐래?”

아정이 볼을 부풀리자 서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기지개를 켜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나 학교 간다.”

그래. 알았다.”

서정은 이렇게 간단히 대답을 하면서 입을 내밀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

아니.”

기연까지 같이 불려오자 은선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건 그럴 일이 아니잖아요. 저희가 알아서 다 해결을 하는 건데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건지 이해가 안 가요.”

뭐라고요?”

은선의 말에 교감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봐요. 홍 선생. 그러면 안 되는 거지. 지금 다른 선생들을 생각을 안 하는 거야 뭐야.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지만.”

걔네가 누구인지 몰라?”

은선은 입을 꾹 다물었다. 학교에서 꽤나 중요한 학부모들. 교감은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흔들었다.

은선 선생이 그렇게 젊은 교사로 객기를 부리는 것을 가지고 왜 다른 선생들이 문제가 있어야 하는 거냐는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굣로 잘못된 것을 고치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게 제가 선생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 자기가 장학금을 줄 거야?”

?”

은선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건.”

어차피 자기들은 계약직이잖아. 언젠가 이 학교를 떠날 사람들이 말이야. 그런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되는 거지.”

은선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기연이 우선이었다.

지금 그 말 다시 해주실래요?”

뭐요?”

녹음하게요.”

이봐요.”

다시 하세요.”

기연이 전화기를 꺼내들자 교감은 헛기침을 했다. 기연은 그런 교감을 보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저희는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을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교사란 아이들을 바른 길로 가게 해야 하는 사람들이죠. 그리고 저희는 그 아이들이 정말로 바른 길로 가기 바라는 마음으로 한 거예요.”

아무리 그래도 학부모들이 불편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겁니다. 두 사람을 어떻게 할지는 다시 생각을 하죠.”

은선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거지새끼.”

이렇게 말을 하고 지나가는 애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원희는 힘없이 걸었다. 자신은 혼자였다.

미치겠다.”

가난한 거. 그게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문제였다.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좋은 아침.”

? 좋은 아침.”

지석이 먼저 살갑게 대해주자 원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

?”

왜 인사를 해?”

하면 안 돼?”

?”

지석의 반응에 원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우리 친구잖아. 어제 그렇게 싸웠다고 해서 인사도 안 하고 그냥 가는 거. 그거 이상한 거 같은데.”

아니.”

원희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친구라는 거.

그러니까.”

어제 내가 그런 표정을 지은 거 미안해. 나는 휴대전화 요금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않았어.”

. 그게.”

미안해.”

지석이 다시 사과를 하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지석이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거였고 원희가 사는 세상과 지석이 사는 세상이 다르다는 거였다. 그건 당연했다.

너도 내 옆에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

다른 애들.”

그게 뭐.”

지석은 기지개를 켜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거 하나도 안 무서워.”

?”

나는 원래 애들 다 왕따시키고 있었거든. 그나마 네가 나랑 말이 통할 거 같아서 친구가 된 거야.”

원희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숙이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지석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너 특이해.”

특이한 건 좋은 거야.”

좋은 거야?”

좋은 거지.”

좋은 거구나.”

원희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좋은 거구나.”

다르다는 거니까.”

다른 거.”

지석의 말에 원희는 어색하게 웃었다. 다르고 싶지 않았는데 달라야 한다는 거. 하지만 그건 나쁘지 않았다.

 

.”

이거 뭐야?”

그 동안 네가 내게 준 거.”

?”

지수가 건넨 쇼핑백을 받아든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서정의 물건들이었다. 아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왜 이러는 거야?”

네가 어제 말한 거 아니야? 더 이상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말을 한 거였잖아. 아니야?”

아니야.”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다른 마음이라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이런 식은 아니었다.

그거 내가 너에게 준 거야. 너 아직 오빠 좋아하면서 도대체 왜 이걸 나에게 돌려주는 건데?”

안 좋아하려고.”

?”

네 오빠잖아.”

윤아정.”

그게 내 선택이야.”

선택?”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지수를 응시했다.

이지수. 네가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 너랑 나랑 다툰 것은 사실이지만 이거 너무 유치한 거 아니야?”

나 아직 다 풀린 거 아니었어.”

?”

너에게 다 풀린 거 아니었다고.”

아정은 침을 꿀꺽 삼켰다. 지수는 이 말을 남기고 멀어졌다. 아정은 멍하니 서정의 물건들을 쳐다봤다.

 

냄새 나는 거 같지 않냐?”

거지 냄새.”

성호와 지웅이 이 말을 하고 지나갔다.

미친 놈들.”

지석이 대신 욕을 해주며 원희의 어깨를 두드렸다.

미안해.”

네가 왜 미안해?”

이 학교 수준이 이래서.”

지석의 말에 원희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저 둘은 다시 그에게 손을 대지는 않을 거였다.

나 수학 문제 푸는 것 좀 도와줄래?”

좋지.”

지석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너무 신경은 쓰지 마.”

알아.”

원희의 대답에 지석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혹시라도.”

괜찮아.”

애초에 이런 거 하나 각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니가. 멀리 아정이 보였지만 원희는 먼저 돌아섰다. 지석은 그런 원희를 보고 망설이더니 그대로 원희를 따라 돌아섰다. 당분간은 이게 나을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