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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원더풀 라이프, 잔잔하고 아름답게

권정선재 2018. 1. 1. 21:43

[영화와 수다] 원더풀 라이프, 잔잔하고 아름답게

 

[원더풀 라이프] 시사회에 다녀온 후 쓰는 리뷰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갑독의 초기작이 재개봉하다니. 사실 그의 팬이라고 하기에 나는 그의 영화를 그리 많이 보지 않았다. 그렇기에 초기 그의 작품은 낯설면서도 오히려 반가웠다. [원더풀 라이프]는 정제되지 않은, 그러나 오히려 사람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그렇기에 더욱 사람이라는 시선에 어울리고 따스한 느낌으로 그 관계에 다다른다.

 

꽤나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들에게 독특한 캐릭터를 부여하지 않기에 사실 영화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라는 질문을 몇 번이나 하고 나서야 이 영화가 그런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들의 관계 그 자체.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은 튀지 않지만 어울리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은 거기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망자들의 생전에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듣고 그것을 짧은 영화로 만들어 영사회를 갖는다는 것. 정말 독특하면서도 따스하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 있어서 아름다운 순간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힘든 순간도 되돌아보면 누구나 다 아름다운 순간으로 생각할 것이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누군가를 이해하고 자신의 삶도 다시 확인한다.

 

관객은 망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되짚는 것을 보며 자신의 기억을 되짚게 된다.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나는 좋은 사람일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영화를 보면서도 하게 되고, 영화를 보고 나서도 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추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그 순간이 온다면 어떤 추억에 대해서 기억하게 될까? 하면서.

 

삶에 대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요즘 같이 지친 순간에 가장 잘 어울린 영화가 아닐까 싶다.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오히려 그 일상적이 순간이라는 것이 [원더풀 라이프]의 삶을 더욱 원더풀하게 만들어주는 지점이 아닐까? 눈에 있는 그들의 모습 자체가 특별하니까. [원더풀 라이프] 하고 말하게 만드는 영화가 [원더풀 라이프].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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