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V.I.P – 여성은 언제까지 도구인가?
역겨운 영화였다. 보지 말 걸. 그런 생각이 들었다. [V.I.P]는 여성을 도구로 사용하는 법 중 가장 앞선 영화다. 더욱 아쉬운 것은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모두 괜찮다는 거다. 심지어 ‘이종석’까지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이 영화에서 도대체 왜 여성을 그런 식으로만 다룬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건 남성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너무나도 무섭고 잔인한 영화다.
영화는 ‘이종석’이 맡은 배역을 사람들이 미워하기 바라며 잔인함의 묘사에 최선을 다 한다. 하지만 이게 과연 필요했을까 싶다. 모방범죄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은 범죄에 대해서 굳이 이렇게 세밀하게 묘시를 해야 했을까? 그것도 여배우에게 너무나도 잔인한 행동이 아닐까 싶다. 영화는 그저 ‘이종석’의 표정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충분했을 거다. 그런데 범죄를 이렇게 그리다니.
[V.I.P]의 또 다른 문제는 영화 내내 여성의 역할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여성은 그저 피해자다. 검사, 경찰, 북한경찰, 미국 모두 다 남성이다. 오직 피해자만 여성이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영화란 말인가? 여성을 이런식으로 다루는 것에 대해서 왜 그 누구도 문제를 갖지 않았을까? 그나마 ‘김명민’의 인터뷰를 통해서 볼 때 그는 이런 과도한 시선이 문제라는 것을 지적한 거 같다.
감독은 꽤 영화를 매끄럽게 만들었다. 지루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덜커덕 거리는 부분이 여성관이다. 아무리 영화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묘사는 불필요하다. 무슨 스너프 필름도 아니고 그렇게 모든 것을 다 그려야 하는 것일까? 물론 감독이 뭘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그리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은 좋다. 그 여성을 다루는 부분들만 없었더라면 영화는 분명히 가치가 있었다.
[V.I.P]를 보고 싶은 관객이 있다면 굳이 말리고 싶지 않다면 망설이는 관객이라면 적어도 극장에서는 보지 않기를 바라고 싶다. 이런 류의 영화가 더 이상 관객들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더 이상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 테니까. 적어도 여성을 다루는 이런 시선의 영화는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 어떤 소재의 영화, 그리고 장르라도 여성을 이리 다뤄서는 안 된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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