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굿 타임, 흔들리고 복잡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굿 타임] 시사회에 다녀온 후 쓰는 리뷰입니다.
미친 듯 몰아치기만 하는 [굿 타임]은 사실 이게 도대체 뭐야?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영화일 것이다. 사실 그다지 좋은 영화라고 하기는 어령루 것 같다. 관객의 입장에서 이토록 앞으로 달리기만 하면서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영화라니. 게다가 화면은 또 얼마나 흔들리는지. 큰 화면에서 그렇게 흔들리는 것을 보는 경험은 아주 유쾌하지 않다. 멀미가 나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그렇게 흔들리는 화면이 거꾸로 [굿 타임]을 더 좋은 영화, 그러니까 몰입하게 좋은 영화로 만들어준다. [굿 타임]이 다른 영화에 비해서 우위에 있는 지점이 바로 이 사실과 같은 영상에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있는 일인 것처럼, 지금 이 순간에 벌어지는 일인 것처럼 영화를 묘사하는데 이게 바로 [굿 타임]이 관객과 호흡하는 순간이다. 정말로 그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은 느낌.
게다가 ‘로버트 패틴슨’의 엄청난 연기는 [굿 타임]에 다시 한 번 푹 빠지게 만든다. 점점 더 연기에 갈증이 보이고 연기력이 늘어나는 배우였지만 이토록 완벽한 연기를 보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번에 가장 나은 연기를 보인다. 그 동안 반짝이던 외모까지 버리고 연기를 선보이니 당연하겠지만 정말 엄청난 배우. 이 사실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완벽히 배역에 몰입한다.
[굿 타임]이 관객 입장에서 특이했던 이유는 뭐 하나 앞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장 주인공들이 앞으로 뛰어갈지 오른쪽으로 튈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이 상황에서 그들의 선택은 또 다른 수많은 선택지를 낳게 되고 그들의 선택지는 영화의 방향에 대해서 전혀 알 수 없게 만든다. 도대체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거냐고! 라는 질문을 몇 십 번은 던져야 영화가 끝난다.
혼자만 달리는 것 같아 보여서 불편하지만 짜증이 하나도 나지 않는 것은 [굿 타임]이 엄청난 몰입도를 가진 영화이기 때문일 거다. 이제 시간이 좀 지났나 싶은 순간 영화는 끝이 난다. 에?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관객들은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이 미친 경험을 한 것을 즐겁게 느낄 수밖에. 좋은 배우들의 연기와 엄청난 몰입도를 기대한다면 [굿 타임] 어떨까?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문화 > 영화와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와 수다] 탠저린, 쿨한 누나들의 하루 (0) | 2018.01.19 |
---|---|
[영화와 수다] 원더풀 라이프, 잔잔하고 아름답게 (0) | 2018.01.01 |
[영화와 수다] V.I.P – 여성은 언제까지 도구인가? (0) | 2017.08.25 |
[영화와 수다] 내 사랑, 이건 로맨스가 아니야! (0) | 2017.08.23 |
[영화와 수다] 왜 영화 관계자들은 [군함도]를 찬양할까? (0) | 2017.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