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탠저린, 쿨한 누나들의 하루
감옥에 다녀온 사이 남자친구가 바람이 나서 남자친구와 바람을 핀 상대를 응징하기 위한 하루를 보낸다.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일 것이 트랜스젠더를 중심에 두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펼쳐진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과 바람을 핀 남자친구와 그 상대를 응징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 하루는 정신없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붙잡아두는 독특한 매력을 갖는다.
아이폰을 가지고 찍은 영화이니 만큼 영상은 기존 영화들에 비해서 클로즈업이 많은 건가? 싶지만 오히려 그게 생동감을 선사한다. 기본적인 줄거리 자체가 사람들을 찾으러 다니는 이야기이니 만큼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오히려 그들의 뒤를 따라가면서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 같은 것이 그 생동감과 어울린다.
여기에 생각보다 비트가 강한 음악들이 사용되면서 묘한 통쾌함도 선사한다. 우리도 주인공의 여정에? 같이 하는 느낌을 선사하면서 그녀의 행동에 대해서 동조하고 같이 나서게 된다. 인물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크게 많은 말을 하지 않기에 음악이라는 것을 통해서 이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느낌인데, 실제로 영화에서 다소 빈약하다고 생각을 하던 부분까지도 사라지는 느낌이다.
다만 상황에 던져진 캐릭터들의 이야기이니 만큼 충분한 서사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아쉬울 것 같다. 하나하나 촘촘하게 쌓아가는 감정선 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영화인데. 동시에 여러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에? 하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니까. 하지만 영화 자체가 지루하지 않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의식도 하기 전에 빠르게 다음 상황으로 넘어간다.
마지막까지 관객에게 친절하지 않지만 그 상황을 같이 즐기며 유쾌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영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앤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을 테니까. 이토록 엄청난 흡인력과 속도감을 가진 영화가 많지 않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누가 뭐래도 이 영화 2018년 한국 개봉 영화 중 10편 안에는 꼽힐 수 있을 것 같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 문화 > 영화와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와 수다] 환절기, 이 영화를 지켜주세요. (0) | 2018.03.05 |
---|---|
[영화와 수다] 스포) 월요일이 사라졌다. 모성 못 잃어? (0) | 2018.03.05 |
[영화와 수다] 원더풀 라이프, 잔잔하고 아름답게 (0) | 2018.01.01 |
[영화와 수다] 굿 타임, 흔들리고 복잡하게 그러나 진지하게. (0) | 2018.01.01 |
[영화와 수다] V.I.P – 여성은 언제까지 도구인가? (0) | 2017.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