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수다] 스포) 월요일이 사라졌다. 모성 못 잃어?
[월요일이 사라졌다]와 관련된 아주 중요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도대체 왜 여성이 등장하는 모든 영화는 다 모성으로 귀결되는가?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성은 부성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이야기를 모두 드러내고 멋있는 모습을 연기할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여성 캐릭터들은 그 놈의 모성. 도대체 그 모성이 아니고서는 여성을 묘사할 방법이 없다는 건가? 왜 그 멋진 액션을 다 보이고 결론을 고작 모성으로 풀어 가냐는 말이다.
영화는 크게 반전을 갖지 않는다. 중반 이후부터 이미 알 수 있다. 그리고 애초에 원제를 본다면, 영화 좀 본다 싶은 관객들은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다 알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월요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정도로 의역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제목은,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모든 것이 월요일의 선택이라는 거. 그의 마음의 변화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짐을 알 수 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를 보고 더욱 속상한 이유는 무려 일곱 쌍둥이를 연기한 ‘누미 라파스’의 연기가 너무 환상적이라 그렇다. 그의 연기가 이렇게 멋지고, 그의 액션이 이렇게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결국 모성애. 여자가 임신을 하지 않으면 그는 여성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건가? 도대체 왜 이 자꾸 아이를 갖게 만들고 그 아이 때문에 자신의 자매들까지 버리게 만드냐는 말이다.
일곱 쌍둥이가 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살아가다가 월요일이 사라지며 그들은 삶의 붕괴를 맞이한다. 그리고 사회는 그들을 죽이려고 하며, 사실은 월요일이 임신해서 그 모든 일을 저질렀다는 게 영화의 결론이다. 임신을 했으니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매들을 죽였다는 건데. 어떤 미친 인간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는가? 아. 임신한 여자라면 가능하다고? 당신 2018년에 사는가?
이토록 여성이 전면에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면서도, 그를 고작 이리 묘사하는 것은 정말 속상하다. 엄청난 액션을 통해서 통쾌함을 선사하고 마지막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미래 통제 사회를 그리다가 결국 여성이라면 무릇 아이를 가져야지. 끄덕끄덕. 이런 할배적 마인드로 끝나는 것을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 환상적이었던, 너무나도 멋있을 뻔 했던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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